자와 펜으로 그린 세상...장애 넘어 예술로 소통

김지희

tbs3@naver.com

2017-08-0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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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세 때 자폐성장애 진단을 받은 한부열 작가는 보고 느낀 것들을 직선과 곡선으로 표현해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입니다.

특히 즉석에서 순식간에 그려내는 '라이브 드로잉'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재능기부를 통해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등 예술에 있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기자]
손으로 눈을 가리고 돌아선 모습, 그 주변으로 곧게 그어진 선 뒤에 숨어있는 얼굴들은 '숨바꼭질'을 표현했고,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블록'은 정육면체 상자에 그려진 숫자와 각기 다른 얼굴들로 채워졌습니다.

직선과 곡선, 다채로운 색상과 무늬들로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 그림들은 자폐성장애 청년화가, 한부열 작가의 작품들입니다.

<임경신 / 한부열 작가 어머니>
"정신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미술 범위가 비장애인들하고는 많이 다른 것을 보여주거든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장애인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지난 2013년부터 전시를 열기 시작한 한 작가는 30cm 자와 네임펜으로 그림을 그려 세상과 소통합니다.

특히 전시장에서 즉석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라이브 드로잉'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관람하고 직접 그림을 따라 그리는 재능기부 프로젝트로 이어집니다.

아이들은 크레파스나 물감 대신 자와 연필로 그림을 그리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 대신 예술을 마주합니다.

<박소연 / 초등학교 4학년>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한데 자로 그리니까 힘들기도 하면서 좋았어요."

전시장에서 라이브 드로잉을 통해 그려진 그림들은 즉석 경매를 통해 판매되고, 수익금은 서울시 중구를 비롯한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전시와 재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부까지 연결됩니다.

<이혜경 의원 /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폐성 작가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늘 변화하지만 주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한부열 작가의 'OURSTORY' 전시는 오는 9월 14일(수)까지 광화문 신한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30cm 자와 네임펜, 채색도구를 가지고 방문하면 한부열 작가의 기법을 따라 그림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tbs 김지희(kimjh@tbstv.or.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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