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네수엘라, 포퓰리즘 정책 때문에 경제 파탄? 근본 원인 따로 있다!

최양지

tbs3@naver.com

2018-11-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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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를 계산하려고 줄 선 베네수엘라 사람들<사진=연합뉴스>
야채를 계산하려고 줄 선 베네수엘라 사람들<사진=연합뉴스>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4부

[인터뷰 제4공장]

베네수엘라, 포퓰리즘 정책 때문에 경제 파탄? 근본 원인 따로 있다!

- 정이나 교수 (전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김어준 : 베네수엘라, IMF가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1천만 퍼센트. 들어 본 적도 없는 물가상승률인데 올해는 백만 퍼센트 오를 거라고 예측했었는데 이미 지난 여름깨에 50만 퍼센트올랐고 이 베네수엘라가 최근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됩니다.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처럼될 수 있다. 보수 정치권과 보수 매체에서 가끔 그런 이야기 하죠. 이 모든 게 퍼주기 때문이다, 말들 많습니다. 베네수엘라 경제난의 근본적인 원인 얘기해 보겠습니다. 전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이런 분야가 있었군요. 중남미지역원의 정이나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이나 :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중남미 공부를 왜 하셨어요?



정이나 : 스페인어를 공부하다가 하다 보니 중남미 사회·과학 쪽으로 건너가게 되었네요.



김어준 : 워낙 우리가 남미 쪽하고는, 그쪽 공부하는 사람도 적고 그래서 여쭤봤습니다. 우선 제가 모신 이유가 얼마 전에 연합, 기간 통신사죠. 연합에서 기사를 읽다가 '최저임금 3천 퍼센트 인상' 이라고 제목을 뽑으면서 중남미 베네수엘라 이야기하면서 최저임금이 3천 퍼센트 인상해서 더욱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식의 문장이 툭 지나가요. 그러니까 우리가 한참 최저임금 얘기가 국내에서도 많았던 때고 그래서 아마 그 대목을 제목으로 뽑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외신을 아무리 찾아도 최저임금이 3천 퍼센트가 오른 건 맞는데 정반대의 맥락으로 사용하더라고요. 최저임금이 3천 퍼센트가 올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서.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완전 정반대의, 그러니까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어서. 최저임금이 3천 퍼센트가 올라도 물가상승률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물가상승률이 높다, 이런 차원의 3천 퍼센트가 거론되는데 우리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식으로 만들어진 뉴스가 국내에서 유통 되더라고요. 그런 거 보셨죠?



정이나 : 많이 봤습니다.



김어준 : 완전히 억지 뉴스구나. 그래서 베네수엘라 상황을 짚어 봐야 되겠다. 정치권에서 베네수엘라 계속 거론하니까요. 보수 야당에서. 그래서 베네수엘라 경제난이 있는 건 사실이고.



정이나 : 네, 사실입니다.



김어준 : 그리고 올해 백만 퍼센트 올라가는 것도 기정사실처럼 보이죠?



정이나 : 더 올라갈 수도 있겠죠. 가 보면 알겠지만 아마도.



김어준 : 백만 퍼센트라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거든요.



정이나 : 저 또한 상상이 잘 되지 않는 수치입니다.



김어준 : 물가상승률은 몇 %, 이렇게 얘기하지. 백만 퍼센트면 이건 돈이 휴지가 됐다는 거 아닙니까?



정이나 : 맞습니다.



김어준 : 그래서 베네수엘라가 왜 이렇게 된 건지에 대한 이야기. 특히 베네수엘라 이야기 하면 미국 이야기하고 석유 이야기를 꼭 해야 되지 않습니까? 거기서부터 시작해 보죠. 베네수엘라가 우리 언론에 많이 등장했던 것은 차베스 대통령 때였습니다. 차베스 대통령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죠.



정이나 : 충분히.



김어준 : 차베스 대통령 이전에는 어땠는데 차베스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어땠는지 설명해 주세요.



정이나 : 우선 큰 틀에서 보자면 차베스 대통령 이후의 경제위기라든가 지금의 경제 파탄을 차베스 정권 이후로 탓을 돌리고 그 중심에는 포퓰리즘, 퍼주기, 이러한 것들로 프레임을 잡는데 사실 그 전제는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이전에 아주 잘 살았다, 평화롭고. 국민들 간에 해피하고 평화롭게 잘 살았으나 차베스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여 경제위기를 가져왔다.



김어준 : 그렇게 풀어서 얘기하죠.



정이나 : 네, 그렇게 풀어서 이야기를 하죠. 그건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고요, 베네수엘라 역사를 역으로 왜곡하는 보도입니다. 사실 차베스 베네수엘라를 집권하게 되는 것이 1999년인데요, 이 당시에는 이미 베네수엘라의 사회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소득 격차의 양극화가 아니라 극단적인 사회적 양극화가 이루어진 베네수엘라 사회였습니다.



김어준 : 제가 알고 있는 게 맞나 봐 주십시오. 차베스 이전에 그때 빈곤층, 그러니까 먹고살 수 없는 층이 국민의 절반 이상이었고.



정이나 : 7~80% 로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김어준 : 말하자면 우리가 먹고살 수 없다, 절대 빈곤이다, 당장 끼니가 없다 하는 층이 7~80%였고. 반대로 엄청난 부를 쌓은 층, 기득권층이 있고 그들은 대부분 석유와 연관된.



정이나 : 그렇죠. 베네수엘라 주요 수입원이 석유이기 때문에 석유 외에는 사실 어떤 경제적 혹은 산업 구조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석유가 아니고서는 그들의 수입원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죠.



김어준 : 그 석유의 대부분은 미국으로 갔고요.



정이나 :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주 적은 분량이 소수 기득권층 베네수엘라에게 남았고요. 그것을 적은 수의 계층들이 자신들끼리 안배해 가면서.



김어준 : 그러니까요. 석유하고 관련해서 그 부를 국내에서 특권층이 먹고.



정이나 : 아주 소수. 그것도 아주 적은 양을.



김어준 : 그리고 대부분은 미국이 다 가지고 갔고.



정이나 : 그렇게 됩니다.



김어준 : 그래서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았죠.



정이나 : 그렇죠.



김어준 : 제가 알고 있는 건 그런 거였고. 군부정권도 등장했다가 계속 미국하고 밀착해 왔고 사이좋게 지내다가 차베스가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차베스가 반미의 선봉장이 되죠. 대외적으로는 그렇게 보이는. 그러면서 차베스가 펼쳤던 정책이 소위 말해서 복지정책을 강하게 펴는 거 아닙니까?



정이나 : 네, 그렇습니다. 당시에 국가로부터 완전히 배제된 계층이 7~80% 라고 해도 사실 크게 과장된 수치는 아닌 거라고 보이고요. 그런 계층에 대해서 사회통합적인 정책을 하는 과정에서 보건, 의료, 신용보조라든가 이런 것들의 일부분에 아주 기본적인 정책을 사회복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죠? '미션'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요. 그러한 정책을 실제로 차베스가 집권하고 펴기 시작할 때부터 포퓰리즘이니, 퍼준다는 식의 그런 왜곡된 언론들의 보도가 많았었죠.



김어준 : 많았어요, 굉장히.



정이나 : 1999년 2000년대 이후로 지금까지.



김어준 : 굉장히 많았고. 그런데 실제로는 차베스는 그렇게 빠져나가는 국부에 해당되는 석유를 국유화를 해 버리죠. 거꾸로.



정이나 : 그렇죠. 우리를 위해 쓰겠다, 국민들을 위해 쓰겠다는 자신의 방향을 제시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그대로 실행에 옮겼고요.



김어준 : 그래서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그때부터 아주 불량국가 취급을 했죠.



정이나 : 독재국가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정치적 현란한 미사여구를 통해 이렇게....



김어준 : 그 미국의 시각을 우리가 고스란히 수입해서 차베스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평가했는데 실제로 차베스가 한 일은 석유, 그러니까 자기들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자원인, 그리고 세계 매장량이 가장 많다고 하는 석유를 미국이 고스란히 가져가는 상황에서 거꾸로 석유를 국유화해 버리고 그리고 거기서 생기는 부를 복지를 통해서 가장 빈곤한층한테 되돌려주기 시작한 거 아닙니까?



정이나 : 맞습니다. 정확합니다.



김어준 : 그게 맞는 거죠.



정이나 : 그렇습니다.



김어준 : 그게 맞는 겁니다. 그래서 경제가 망가진 게 아니라 실제로 그래서 절대빈곤층이 줄어들었지 않습니까?



정이나 : 그뿐만 아니라 거의 한 20년 가까이 되겠죠. 빈민가의 사람들, 제가 거기서 현지 조사를 하면서 보는 사람들의 차이라든가 사람의 역량이 발전되는 게 보이죠. 과거에 국가로부터 완전히 소외됐던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관심을 받는 것이잖아요. 그러면서 보건이든 의료가 되었든, 보건, 의료, 교육, 여러 가지 면에서 기술 학교도 만들어서 기회를 주고. 그럼 당연히 빈민가 계층의 사람들에게는 큰 기회이기도 하죠.



김어준 : 그래서 차베스가 집권을 네 번 연속을 했던 가요? 세 번 연속을 했던가요 그랬죠?



정이나 : 99년부터 2014년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김어준 : 그걸 독재라고 미국에서는 했었는데 실제 선거는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정이나 : 선거는 아주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로 이루어졌고요, 많은 국제기관들이 실제로 선거가 이루어지면 참여를 통해서 모니터링을 하잖아요. 그 어떠한 결격 사유라든가 크게 문제 삼을 일이 없는데도 결과를 부정하는 방식이 그 인물에 대한 왜곡된....



김어준 : 실제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아서 계속 당선이 됐는데.



정이나 : 그럼요.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김어준 : 인기가 대단히 높았다고.



정이나 : 그리고 개인적 카리스마도 상당했을 뿐만 아니라 차베스가 추구하고 자하는 방향 자체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분노했던 지점, 우리 석유인데 실제로는 자기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소수 기득권과 외국으로 유출되는 걸 계속 역사적으로 뻔히 보아왔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차베스가 그러지 않고 실제로 그걸 수행에 옮기니까 다행히 자연스러운 결과였죠. 그런데 역으로 포퓰리즘이라는 게 개인의 그런 카리스마를 통해서 무매한 대중들을 선동한다, 이런 식으로도 국내에서는 많이 보도되었고요. 그런데 그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김어준 : 실제 삶의 질이 향상이 됐고 국민들한테 인기도 좋았고. 그런데 그렇다면 지금 갑자기, 지금 현재 마드로입니까? 마드로 대통령 집권 이후로 갑자기 경제가 어려워진 근본적인 이유가 뭡니까?



정이나 :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겠는데 아주 단순한 객관적 수치를 보면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석유 중심의 수입 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유가 하락이 미치는 영향도 사실 적지 않다고 보입니다.



김어준 : 미국이 석유 수입량을 확 줄이지 않았습니까?



정이나 : 뿐만 아니라 2015년 이후에 오바마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는 자국의,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심각하고 아주 특별한 위협이다 라고 간주하면서 적극적인 경제 봉쇄 및 금융 제재가....



김어준 : 차베스 사망 이후에 베네수엘라 길들이기에 들어가면서 경제 제재를 가해 버렸고.



정이나 : 금융 제재를 포함하여. 그리고 미국 관련 다국적 기업에게도 일정 부분의 압력을 가해서 이렇게 국제적 동맹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베네수엘라를 고립시키는 그러한 것들이 실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거에 대한 보도는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김어준 :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이참에 길들이기 위해서 경제 제재하고 금융 제재하고 석유 수입량 줄여 버리고 그게 실제 베네수엘라 경제에 미치는 어마어마한 영향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하고. 그게 있는데. 그게 구조적으로 굉장히 크겠네요.



정이나 : 네.



김어준 : 그게 셰일오일이라고 하던가요?



정이나 : 다양한 기업들이 다 얽혀있습니다. 미국과 연결된.



김어준 : 이런 시각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런 해석이 존재하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이런 구조하에 이런 어려움이 닥쳤다고 말을 해 줘야 하는데 말해 주는 곳이 한 곳도 없어서 한번 짚어봤습니다. 오늘로 부족한 것 같은데. 한 번 더 모셔야 될 것 같은데.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이나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이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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