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국종 교수 향한 막말 논란으로 본 ‘권역외상센터’ 운영의 문제점!

김두현

tbs3@naver.com

2020-01-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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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준 사무처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코너명 : 3부 [ 인터뷰 제2공장 ]
■ 진행 : 김어준
■ 대담 : 정형준 사무처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김어준 : 최근 크게 보도되고 있는 사태입니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일반적으로는 쉽게 들어 볼 수 없는 권역외상센터라는 게 있습니다, 전국에. 아주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 의료원장 간의 갈등이 보도가 되면서 권역외상센터의 운영의 문제점이 뭐냐, 본질적으로. 일반인 입장에서는 잘 이해하기 쉽지 않은 영역의 문제인데, 이 문제를 짚어 보기 위해서 저희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님 오랜만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형준 : 예, 안녕하세요.

▶ 김어준 : 권역외상센터가 우선 뭐 하는 곳입니까?

▷ 정형준 :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곳인데 외상 하면 저희가 일반적인 부딪힌 이런 것들을 생각하시는데 좀 심한 외상 환자들, 볼트나 이런 것 관통된 사람이라든지, 칼에 맞은 사람이라든지, 한국은 총상은 없지만 끼거나. 작년에 저희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됐던 산재 사고의 대상이 되는 그런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는 저희 드라마나 이런 데서 보셨겠지만 골든타임이라고 시간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주 빠른 시스템으로 병상도 비워져 있고 인력도 대기하고 있어야 치료가 되니까 그걸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권역외상센터입니다.

▶ 김어준 : 일반 응급실 수준이 아니라 즉각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면 금방 사망할 수 있는 아주 심한 외상을 입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주로 치료하는 곳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네요?

▷ 정형준 : 예, 맞습니다.

▶ 김어준 : 그래서 우리가 흔히 볼 수는 없는 산업 재해를 당했다거나 아니면 아주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했다거나 이런 분들이겠네요.

▷ 정형준 : 예, 맞습니다.

▶ 김어준 : 그러면 그냥 상식적으로는 그런 분들도 다 일반 응급실에서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나 보죠, 현실은?

▷ 정형준 : 현실은 응급실은 병상이 다 차 있을 수도 있고요.

▶ 김어준 : 그런 경우가 많죠.

▷ 정형준 : 다른 환자를 막 처치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이분들은 관통상이라든가 아니면 뇌에 큰 출혈이라든가, 다발성 골절이 있어서 지금 1분 1초가 급한데,

▶ 김어준 : 의사 한 사람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거죠.

▷ 정형준 : 그러면 기다릴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대기하고 있는 인력과 대기하고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죠.

▶ 김어준 : 아예.

▷ 정형준 : 예.

▶ 김어준 : 아예 비워 두고 이런 환자들만을 위한 따로 시설을 마련해 둔 것이다. 자, 그건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 의료원장의 갈등을 단순화시키자면 병실이 분명히 남아 있는데, 여기서 병실이 남아 있다는 것은 외상센터 병실이 남아 있다는 게 아니라 외상센터 병실은 찼고, 더 병실이 필요한데 병실 배정을 안 해 준다. 이런 것 같아요.

▷ 정형준 : 그게 이번에 방송에 주로 나오고 있는 주된 갈등의 요인이죠.

▶ 김어준 :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아주대 병원인데, 이 센터에서 병실이 다 차 버렸으면 아주대 병원에서 빈 병실이 있으면 배정하면 될 것 같은데 왜 이게 안 되는 거죠?

▷ 정형준 : 원래 당연히 배정해야 되는 거고요. 여기서 어떤 논리가 필요하지 않은데,

▶ 김어준 : 그렇죠. 환자인데.

▷ 정형준 : 그런데 배정을 안 하려고 했다는 것은 이 외상센터,

▶ 김어준 : 일단 안 하려고 했다는 것은 이국종 교수의 주장이긴 합니다. 그런데?

▷ 정형준 : 그렇다면 아무래도 외상센터에 있는 환자들이 수익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 김어준 : 수익성이 없다는 게 어떤 의미예요?

▷ 정형준 : 그러니까 이제 외상 대상이 되는 환자들이 일단 저소득층 가난한 사람들이 많고요, 상대적으로.

▶ 김어준 : 주로 산업재해에 노출된 분들.

▷ 정형준 : 그리고 대형 병원들이 돈을 버는 주된 기전이 특실이나 1인실 같은 걸 돌리는 방법이나 아니면 로봇 수술이나 이런 비급여 시술을 하는 방식인데 외상 환자한테는 그것이 해당이 안 되고, 마지막으로 이 외상 환자한테는 품이 많이 듭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소독을 한 번 하러 가도 외상 환자 극단적인 경우는 의사 한 명이 세네 시간 동안 소독을 해야 전신을 다 할 수 있는 이런 환자들이 여기에 있는데 이분들이 병실을 하나 차지하게 되면 간호사, 의사, 의료 지원 인력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게 되니까 수익이 안 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 김어준 : 경제성이 떨어지는 거죠.

▷ 정형준 : 예, 맞습니다.

▶ 김어준 : 환자한테 경제성을 들이대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도 어쨌든 병원을 운영하는 운영자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돈이 안 된다. 그러니까 설사 병실이 남더라도 흔쾌히 내주지 않게 된다, 이런 거네요, 한마디로 말하면.

▷ 정형준 :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죠.

▶ 김어준 : 그런데 병실은 필요하니까 요청하게 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너만 잘났냐, 병원도 먹고 살아야 하는 조직인데, 이런 정도의 갈등이라고 쉽게 이해하면 되겠네요?

▷ 정형준 : 예, 그리고 조금 더 설명을 드리면 아주대 같은 경우에 권역센터가 병상이 100개인데 이 100 병상을 다 채웠다는 것 자체가 이 센터가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 김어준 : 1위라면서요, 평가에서 항상.

▷ 정형준 : 그래서 거의 선도하는 기관이고, 이국종 교수께서 어떤 포맷을,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곳인데 다 채우고 사실은 본원에 있는, 본원이 거의 한 1,100 병상 되는데 그중에 병상을 대여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엄청 잘 돌아가고 있는 권역센터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했을 때는,

▶ 김어준 : 다른 곳은 말할 필요도 없겠네요.

▷ 정형준 : 다른 곳은 말할 필요가 없는 거죠.

▶ 김어준 : 그런데 그렇게 돈이 안 되더라도 꼭 필요한 곳이니까 그래서 정부에서도 예산을 지원하는 거 아닙니까?

▷ 정형준 : 그 건물도 300억가량을 사실은 정부 지원금으로 지은 것이고요, 외상센터는. 그리고 매년 권역별, 아주대 센터만 해도 60억에서 70억씩 지원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산이 안 맞는 거예요?

▷ 정형준 : 적자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의료원이 가지고 가는 일반 병상의 수익률하고 외상센터는 아마 거의 수지타산만 맞추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 김어준 : 그 이상을 넘어가는 것은 요구하지 마라, 이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 정형준 : 네, 그렇죠. 이 병상을 운영하면 운영할수록 병원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런데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이국종 교수가 의사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하는 거 아닙니까?

▷ 정형준 : 잘하고 계시는 거죠.

▶ 김어준 : 그렇죠. 그리고 그렇게 잘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환자들이 다 몰리는 것이고.

▷ 정형준 : 예, 맞습니다. 그리고 다른 곳이 그만큼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 김어준 : 그런데 이렇게 어쨌든 수익성의 문제도 운영하는 민간 병원의 입장에서는 중요하니까 그래서 정부에서 지원을 하는 건데, 이걸로 충분치 않다면 구조적인 문제가 되는 거 아니에요?

▷ 정형준 : 예, 구조적인 문제가 있죠.

▶ 김어준 : 이걸 해결하려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돈을 더 많이 지원해야 되는 겁니까?

▷ 정형준 : 애초에 처음에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인데요. 지금이라도 좀 돌려 놔야 되는데, 이 권역외상센터가 늘어나게 된 게 이것도 이국종 교수님의 덕입니다. 그분이 옛날에 아덴만의 석혜균 선장님 치료하면서 사실 이슈가 됐었습니다.

▶ 김어준 : 그렇죠. 크게 됐죠.

▷ 정형준 : 당시에 이명박 정부 때 이 센터들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사실은 이것을 정부가 돈을 들여서 센터를 공공이나 국립병원에 주로 많이 지었으면 됐는데 돈을 많이 들이기 싫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민간병원에 다 위탁을 줬습니다. 그게 시작입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이게 공공성이 강한 영역인데 이걸 정부가 예산을 들여서 센터를 지었으면, 처음부터. 혹은 국립병원에 했었으면 모르겠는데 빨리, 그리고 모양을 갖추려고 하다 보니까 민간병원에 맡겨 버린 거군요.

▷ 정형준 : 그래서 돈을 처음에는 이렇게 많이 주지 않았고요. 그래서 2017년에도 한번 이국종 교수께서 나와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 예산이 많이 늘어난 게 2017년 이후입니다. 그전에는 돈도 많이 안 주고 그냥 민간병원에 있는 자원들을 돌려서 이용하라고 해서 문제가 많이 생겼었습니다. 실제로 작동이 안 되고요.

▶ 김어준 : 센터가 있긴 하나 제대로 안 됐었는데, 그게 예산이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시작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민간병원이 가지고 있는 속성 때문에 이게 이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거군요.

▷ 정형준 : 예. 그래서 애초에 처음부터 예를 들면 분당서울대가 경기 남부에 있는데 분당서울대 같은 데서 이국종 교수님 모시고 가서 사실은 센터를 짓고 하는 게 맞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 김어준 : 출발이 그랬다. 그러면 이걸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예를 들어서 그렇게 민간병원에서 잘하길 기대하며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아예 국립병원 같은 곳으로 다 재배치해야 되는 겁니까?

▷ 정형준 : 현재하고 있는 곳들은 당연히 지금 역할을 하고 계시니까 하는데, 지금도 이것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많이 있습니다. 서울 같은 경우에는 지금 권역외상센터가 아예 없고, 국립중앙의료원이 지금 이전하면서,

▶ 김어준 : 아, 서울에는 없어요?

▷ 정형준 : 예, 이전하면서 하겠다고 말을 하고 있는데 아직 이전이 잘 안 되고 있는데 그전에 그전 정부에서 예산을 하도 책정하지 않아서 이게 진행이 안 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빨리 하면서 동시에 앞으로 어떤 시스템을 갖추는 부분은 공공병원이나 국립병원 중심으로 가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어준 : 돈의 문제는 복지부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 정형준 : 돈을 많이 안 주게 된 게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짤 때 이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삭감을 해 왔습니다.

▶ 김어준 : 국가는 경제성만 따져서는 안 되잖아요.

▷ 정형준 : 그래서 이국종 교수께서 2017년에 귀순 병사 왔을 때도 언론에 이야기를 한 다음에 국회에 가서 한 번 더 어필을 해서 예산을 늘리고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을 하면서 사실은 이국종 교수가 유명해지신 거잖아요.

▶ 김어준 : 기재부도 여기 논의 테이블에 들어와야 되고.

▷ 정형준 : 예, 맞습니다. 재정 확충을 해 주셔야 되고.

▶ 김어준 : 돈도 들여야 되고, 그리고 국립병원에 재배치도 해야 되고, 그리고 그 중간에는 어쨌든 이런 예산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네요. 완전히 재배치가 되기 전에는.

▷ 정형준 : 그러니까 이 부분은 돈이 아예 안 되는 부분이고 착한 적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는 걸 우리 사회가 인정을 하고.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돈을 많이 투자를 해야 되고요, 그 투자가 민간 쪽으로 가게 되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으니까 공공병원이나 국립병원에 새로 돈을 들여서 센터를 설립하고 하면 지속 가능성이 있다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 김어준 :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금 아주대만 다그쳐서 될 일이 아니다.

▷ 정형준 : 예, 맞습니다. 아주대 병원에 지금 제가 들어 보니까 전남 지역이나 이렇게 완전히 먼 곳에서도 헬기 타고 온다는데 사실은 전남이나 전북에도 이 정도 규모의 센터들이 있어야 되는 것이죠.

▶ 김어준 : 그렇죠. 이런 산재가 아주대 인근에서만 일어납니까? 전국에서 다 불시에 일어나는 일이고.

▷ 정형준 : 예, 맞습니다.

▶ 김어준 : 그런 분들이 이런 시설이 없으면 일반 대학병원이라 하더라도 가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 아닙니까?

▷ 정형준 : 예.

▶ 김어준 : 꼭 해야 되겠는데요, 이거.

▷ 정형준 : 그리고 끝으로 대학병원급 이런 큰 병원에 사실 주게 된 이유가 인력이 수준이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외상 수술만 가능한 게 아니라 뇌과적인 부분이나 호흡기, 신장, 다 따라서 가기 때문에요. 그러니까 병원이 어느 정도 규모가 돼야 되고, 그 병원에서 이런 식으로 단절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시스템도 같이 들어가야 된다고.

▶ 김어준 : 자, 어떤 일인지는 이해했고요. 이건 올해 내내 계속 이야기를 해봐 봐야 되겠네요. 사무처장님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나오셔야 될 것 같아요.

▷ 정형준 : 아, 예. 저야 이런 이야기라면 언제든 나올 수 있습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또 모시겠습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이었습니다.

▷ 정형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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