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심듣귀] "저 관심 좀" 광복절 앞두고도 창고에 쌓인 태극기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1-08-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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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에는 늘 '태극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일상에서
'태극기'는 조금씩 잊혀져갔죠.

태극기 제작업체
(경기도 하남시)

사람들의 관심이 예전만 못한 태극기를,
30년 넘게 생산해 온 업체입니다.

기계로 뚝딱하면 다 만들어질 것 같지만
자르고, 박고, 튼튼한 깃대를 만들어, 함에 넣기까지

사람 손이 많이 갑니다.

【 인터뷰 】정구택 / 태극기 제작업체 대표
"수작업이 많죠. 자동화되기가 어려운 품목 중에 하나죠. 처음엔 어려운 점이 많았죠. 실수해서 오염도 많이 됐고 재단도 잘못해서 불량률도 많았고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긴 거죠."



꾸준히 하다 보니 나름의 기술력이 생겼고,

"태극기가 우리나라 국기니까 자부심을 갖고 했죠."

여러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88올림픽부터 대구U대회, 아시아경기대회, 평창동계올림픽, 광주수영대회 등에 태극기, 만국기, 참가국 국기 다 제작해서 납품했습니다. 선수단 잘했을 때는 뿌듯하고 많이 응원도 하게 되고…"

태극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줄었어도
믿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자부하며
잘 버텼었는데,

"작년부터 재고가 많이 쌓여있어요. 코로나도 있고 해서 각 관청에서도 홍보를 많이 안 하더라고요. 코로나 방역 때문에…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텐데…(몇 장 정도 이렇게 쌓여있는 거예요?) 2만에서 2만 5천 장 정도"

올해 광복절엔 좀 팔릴까 했지만,
한숨만 늘었습니다.

"(매출이) 거의 한 10분의 1로 줄어든 것 같아요. 거의 적자라고 봐야죠. 고비를 넘겨야죠. 그게 바람이죠. 지금"



태극기 판매업체
(서울 종로구)

태극기가 한창 잘 팔리던 시절,

2002년 월드컵 때 태극기를 팔기 시작해,
20년이 흘렀습니다.

【 인터뷰 】이래원 / 태극기 판매업체 대표
"1년 중에 태극기가 제일 많이 나가는 경우가 3·1절이고 그다음 두 번째가 광복절인데 지금 어디 전화가 옵니까, 사람이 옵니까. 안 오잖아요. 주로 가정에 다는 이 크기의 태극기가 가장 많이 팔려야 하는데 이렇게 잠자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작년에도 어려웠고 올해는 더 타격이 심하죠. 그래도 광복절 있으니까 한번 팔아볼까 했는데…(계약이 맺어진 게 있나요?) 1건 있어요. 1건"

태극기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앞이 캄캄합니다.

"창고 한번 보시죠."
"(다 태극기예요?) 다 태극기"
"(이게 언제부터 창고에 있는 거예요?) 작년 3·1절에 나가려고 했는데 안 나가고 이렇게 있는 거예요."

"(여기도 가득가득 쌓여있네요) 이걸 어떻게 정리할까. 정리를 하면 이 태극기는 쓰레기장으로 갑니까, (사업을) 접지도 못하고…오래되니까 먼지만 이렇게 쌓이네요."

지금의 위기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2002년도에는 그때 중국산이 물밀듯이 와서 가격이 팍 떨어지면서 그 이후로 태극기 사업이 계속 사양길로 와서…"

그 사이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지고,

"태극기 부대라고 오해를 받는다고 국민들이 태극기 다는 걸 꺼려 해요. 태극기를 사가도 안 보이게 해달라고 하면서 검정 봉지에 담아달라고 해요. 태극기가 무슨 죄가 있냐 이 말이죠."



코로나로 행사가 줄면서,
이제는 가게만 지키는 처지가 됐습니다.

"태극기에 대해 희미해지니까 안타깝죠."

여러분에게
'태극기'는 어떤 존재입니까?

"태극기는 국가의 상징이고 우리의 심장이잖아요. 정권하고는 관계가 없잖아요. 무관심하면 안 되죠."

"광복절이 다가오는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태극기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태극기, 우리나라 국기입니다"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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