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세계 특별대담] “MZ표심? Fast, Fair, Fun” 대만 디지털장관 오드리 탕의 비결

최형주 기자

hjchoi20@tbs.seoul.kr

2022-01-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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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한 달 남짓 남은 대선에서 최대 '캐스팅보터'로 부상한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야 정치권은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미 MZ세대가 정권을 바꾸고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나라가 있는데요.

바로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에서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대만입니다.

이 배경에는 외신들이 주목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대만의 혁신의 아이콘이 된 디지털 장관 오드리 탕의 청년 참여와 사회적 혁신 노하우를 [ON 세계] 최형주 기자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 기자 】
이코노미스트는 2006년 처음 '민주주의 지수' 보고서를 낸 이래로, 올해 민주주의 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후퇴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20계단이나 순위를 뛰어오르며 세계 11위로, 아시아 국가 중 선두를 차지한 나라가 있는데요.

바로 '아시아 민주주의의 등대'라고 평가받고 있는 대만입니다.

민주주의 발전을 이끈 건, 다름 아닌 디지털 혁신이 가져온 젊은 층의 정치 참여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한 상징적인 인물이 있었는데요.

정치나 공직 경험이 전무했지만, 2016년 '화이트 해커' 출신으로 디지털 장관으로 발탁된 '오드리 탕'.

혁신의 비결이 무엇인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오드리 탕 (Audrey Tang)
대만 디지털 장관 
<사진=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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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 오드리 탕 (Audrey Tang, 탕펑)
-1981년생 타이베이 출생
-14세 중학교 중퇴
-16세 스타트업 창업
-19세 美 실리콘밸리 스카우트
애플의 컨설턴트
-2016년 대만 최연소 디지털 장관
-2019년 美포린폴리시'세계의 사상가 100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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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2020 민주주의 지수에서 대만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고, 세계에서 11위가 된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인터뷰 】오드리 탕 / 대만 디지털 장관
"핵심은 시민에 대한 신뢰입니다. 시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혁신하는 겁니다. 그 예로 대만이 마스크 배분, 역학조사, 백신 접종 등 모든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들은 많은 시민 전문가들과 같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시민들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고 정부가 시행하는 역조달입니다."

대만 정부 웹사이트 화면입니다.

이해하기 힘든 정부예산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시민들 누구나 알아보기 쉽게 그래픽화했습니다.

각종 정책과 법안 자료도 투명하게 공개했는데, 이렇게 해서 시민들의 정치 참여 폭이 점점 넓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직접 정치 참여 문턱도 크게 낮췄습니다.

한국의 국민청원은 30일 동안 20만 이상 서명이 모여야 정부가 답을 하는데요.

대만은 제시된 의견 중 5천 명이 넘는 시민만 동의하면, 정식 프로젝트로 의무적으로 선정되고 정부 관계자와 시민들이 참여해 직접 정책을 조율하고 실행합니다.

【 인터뷰 】오드리 탕 / 대만 디지털 장관
"온라인 국민청원 '조인'에 이미 많은 18세 미만 학생들도 토론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청원 중에 17살 학생이 발제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규제는 실제로 실행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대만 둘 다 장유유서 문화가 있지만, 20살이 안 된 청년도 내각 조언자가 되고 운영위원이라는 직함을 갖고 동등한 동료로 참여합니다."

시민들이 자신이 올린 의견이 실제 정책에 적용되면서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

이런 전환의 시점은 2014년 '해바라기 운동'으로 불리는 학생 사회운동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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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운동 (Sunflower Movement)
2014년 3월 대만 대학생들과 시민운동가들이 집권 국민당의 일방적 '양안서비스무역협정'에 항의하며 국회를 점거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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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자본이 옮겨가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청년들의 저임금, 빈부 격차, 실업 문제 등으로 보수적인 대만의 정치판에는 변화와 개혁 요구가 휘몰아쳤습니다.

급기야 대만 청년들은 "정부의 역할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자"며 직접 행동에 나서게 됩니다.

'해바라기 운동' 중심에서 정부의 정보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시빅해커로 활동한 오드리 탕은 사회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만의 최연소 장관으로 발탁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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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해커 (Civic Hacker)
사회문제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는 시민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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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탕 (Audrey Tang) 대만 디지털 장관이 최형주기자와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TBS>

세대 간의 갈등 해소와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대만의 모든 장관은 35세 이하 청년 '역멘토' 2명을 임명하도록 하는 제도도 이때 생겨납니다.

【 인터뷰 】오드리 탕 / 대만 디지털 장관
"2014년부터 제가 33살일 때 저 또한 역멘토였습니다. 2016년부터 내각에는 약 35명의 35세 미만 구성원으로 만들어진 청년자문위원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역멘토들은 지방정부 또는 저를 통해서 이슈가 되는 관계자들과 회의를 개최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단순히 해결하기보다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부분에 함께 방안을 만들어 가며 청년자문위원들의 아이디어가 24시간 안에 혹은 몇 주 만에 전국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합니다."

한 달 남은 우리나라 대선.

후보들은 최대 화두가 된 청년 부동층을 위한 공약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데요.

세대 간 상호이해와 존중이 개혁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탕 장관은 조언합니다.

【 인터뷰 】오드리 탕 / 대만 디지털 장관
"시민들에게 배워야 합니다. 역멘토십은 젊은 층이 조언자이자 선생이라는 겁니다. 유교사상의 근본은 효제충신예의염치이죠. 젊은 사람들이 스승이 될 수 있고, 동료가 되고 사회의 기둥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디지털 민주주의) 혁신은 신속하고, 공정하고 재밌어야 합니다. 소수자를 소외시키는 부당한 방법으로 기술의 속도에 맞춰가는 것이 아닙니다. 재밌는 캠페인은 이슈가 되지만 평등성이 없다면 실패합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최형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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