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유아_인싸] 사무실에 출근만 하면 아픈 '과학적' 이유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2-03-28 08:30

366


저는 지금 사무실의 온갖 유해 물질, 그 한가운데에 나와 있습니다.

"나 컨디션이 안 좋아. 그거 다 출근해서 그래"

이 말에 대한 과학적 근거, 찾아드립니다.

생활 속 궁금증을 과학으로 풀어드리는 You are in science, 유아인싸입니다.


▶ 프린터 – 유해 물질을 인쇄 중입니다.

먼저 사무실 유해 물질의 대표 주자, 프린터입니다.

사무실에선 대부분 레이저 프린터를 사용합니다.

레이저를 종이에 비추면 정전기가 발생하고, 가루 형태의 잉크, 토너가 종이에 달라붙고, 이 달라붙은 토너를 뜨거운 열로 굳히는 원리입니다.

문제는 이 가루 잉크, 토너인데요, 미세먼지보다 작고, 잘 보이지도 않는 분말로, 흡입하면 심폐 기관에 매우 좋지 않습니다.

박은정 교수 /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당연히 유해 물질일 수 있죠. 왜냐하면 거기에 일차적으로는 카본 블랙이 기본적으로 다 들어가요. 카본 블랙은 발암물질이거든요. 그 외에 안료로 쓰이는 나노 물질들도 많이 들어가고…."

카본 블랙은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 국제 암 연구 기관, IARC에서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돼 있고, 많은 연구는 프린터에서 방출되는 각종 나노 물질들이 호흡기, 면역, 심혈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앞서 정전기를 이용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과정에서 오존, 질소산화물 같은 유해 물질이 생성됩니다.

인쇄를 많이 했을 때 약간 매캐하면서 비릿한 냄새 맡아보셨죠? 바로 오존 냄새입니다.

김윤신 석좌교수 / 건국대학교 환경공학과
"비린내가 날 정도면 농도가 높은 거죠.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도가 나오면 우리 호흡기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흡기를 통해 몸속에 들어온 고농도 오존은 기도, 폐포 등의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 컴퓨터 본체 - 세상 모든 먼지, 내 안으로 오라

뭔가 목이 까끌까끌합니다.

물티슈를 한 장 뽑아 들고 컴퓨터 모니터 뒷면까지 열심히 닦아보는데…. 먼지가 이제 더 없는 것 같은가요?

사실 우리의 눈을 피한 먼지 끝판왕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컴퓨터 본체 속!

최종식 대표이사 / 컴퓨터 청소업체 '컴크린365'
"이 정도 쌓입니다. 1년에. 밖에서 보는 건 일부분이고요, 안에 정말 많은 거죠."

먼지는 정전기 때문에 대체로 방열판이나 쿨러에 쌓이는데요, 그러다 보니 발열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제 컴퓨터에서 뜨겁고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바람이 나오게 되는 거죠.


▶ 책상 위 디퓨저 - 무슨 향인가요? 아픈 향이요.

사무실 내 자리에 앉았을 때, 내가 좋아하는 향이 나를 반겨주면 기분은 한결 좋아집니다.

그래서 책상 위에 디퓨저를 두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작은 글씨로 쓰여있는 그 성분표. 자세히 보신 적 있으신가요?

실제로 제 동료 기자들 자리에 있던 디퓨저들, 한번 가져와서 성분을 살펴봤습니다.

다이프로필렌 글리콜 메틸 에테르는 눈과 피부, 호흡 기관에 자극을 일으키고, 리모넨은 공기 중 오존과 만나면 포름알데히드라는 발암물질로 변합니다.

헥실신남알은 유럽화학물질청이 경고 물질로 분류한 것이고, 벤질살리실레이트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며,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알레르기 주의 성분입니다.

박은정 교수 /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어떤 경우에는 성분이 10가지가 넘는 디퓨저들도 있어요. 그러면 하나하나에 대해서, 그다음에 둘 섞었을 때 또 다르거든요. 상가 독성이라고, 상호작용이라고 얘기를 해요.”

이렇게 각 성분을 검색이라도 해볼 수 있으면 나은데, 전체 성분을 공개하지 않은 디퓨저, 다이프로필렌글리콜 '등'. 이렇게 표기한 디퓨저도 많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 알 수도 없죠.


▶ 카펫 바닥 – 밟으면 먼지 팡!

바닥에 카펫 타일을 깐 사무실이 꽤 많습니다.

밟았을 때 폭신폭신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고, 또 소리를 흡수해 조용한 업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카펫에 이물질이 묻으면 쉽게 지우기 어렵고 먼지를 완벽히 제거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그리고 사무실 카펫은 오래 사용했다고 해도 교체하기 쉽지 않습니다.

카펫 물청소를 한 후에 나온 물을 보면, 상당히 검은 물 아래쪽에 먼지가 잔뜩 가라앉아있습니다.

청소하지 않았다면, 모두 우리가 들이마셨을 먼지입니다.

▶ 그래서 답은 퇴근인가요?

우리 직장인들이 집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무실.

모든 오염 물질은 농도가 낮은 경우라도 오랜 시간에 걸쳐 노출되면 만성적인 나쁜 영향을 줍니다.

한번 잘 못 쏟아서 바로 닦아낸 유해 물질보다 아주 미세하지만 꾸준하게 우리 호흡기로 들어온 유해 물질이 더 해로울 수 있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조금이라도 나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팁! 정리해봤습니다.
 

취재·구성 조주연
영상 취재 차지원 류지현 허경민
영상 편집 이아름
CG 김은혜
뉴스그래픽 김지현 장예은

#사무실 #출근 #유해물질 #프린터 #디퓨저 #먼지 #퇴근 #유아인싸 #인싸이언스 #조주연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제공 tbs3@naver.com copyrightⓒ tb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366 카카오톡 페이스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