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싸_이드] 주사 한 방에 20㎏ 감량? 가능합니까?

이은성 기자

lstar00@tbs.seoul.kr

2023-03-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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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보다 무섭다? 21세기 신종 전염병

21세기 신종 전염병. 코로나19?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래서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비만’에 관한 얘기입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만19세 이상 성인 비만 유병률은 2011년 31.4% 2021년 37.1%로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특히 성인 남성의 경우 35.1%에서 46.3%로 증가했고, 중고등학교 남학생의 비만율은 2배 넘게 늘었습니다.

흔히 비만을 ‘살이 많이 찐 상태’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각종 합병증을 불러일으키는 ‘암보다 더 무서운 질병’입니다.

【인터뷰】 김상현 고도비만수술센터장/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
“제2형 당뇨라든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절 질환이라든지 수면 무호흡증, 여성 같은 경우는 다낭성 난소 이런 것들이 다 비만으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 BMI가 25를 넘으면 비만 1단계로 봅니다.

30 이상 35 미만은 2단계인 고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초고도 비만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BMI가 5씩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29%씩 커집니다.

▶ 고도 비만 환자를 비난하지 말라

비만 단계에 진입했다면, 특히 고도 비만이라면 더 이상 당신의 노력이나 의지만을 탓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유현 전문의/가정의학과
“세계비만협회 회장님께서 저번에 강의하실 때 했던 말이 '내 호르몬이 변하는 걸 스스로 조절하라는 거는 생리주기를 네 맘대로 한번 조절해 봐라.' 이 얘기랑 똑같다고 하셨거든요. ”

운동과 식이요법 외에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하게 검증된 방법은 ‘비만 대사 수술’로 비만 치료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위의 크기를 줄이는 위 절제술과 음식물의 소화 경로를 바꾸는 위 우회술 2가지가 대표적입니다.

【인터뷰】 김상현 고도비만수술센터장/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
“수술하고 1년째까지 본인 체중의 약 30% 정도 빠졌다가 수술하고 20년이 지나도 본인 몸무게의 20~25% 정도 유지된다고 발표하고 있거든요. 그만큼 장기전에 있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있기 때문에….”

하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보통은 ‘식욕 억제제’와 ‘지방 흡수 억제제’ 등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2014년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비만 치료제가 등장합니다.

바로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최초의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유사체 비만 신약 ‘삭센다’입니다.

▶ 당뇨병 치료제의 변신은 무죄?

음식물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는 장 호르몬인 GLP-1이 분비됩니다.

【인터뷰】 조영민 교수/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고 위장 운동을 좀 천천히 하게 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GLP-1 유사체는) 혈당을 개선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식욕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는 약제들이죠.”

‘삭센다’는 ‘배부르다 뇌를 속이는 호르몬’, GLP-1 호르몬을 모방한 GLP-1 유사체, 리라글루티드 성분의 비만 치료제입니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로 개발했는데 부작용으로 체중 감소 효과가 발견되면서 비만 치료 목적으로 출시된 것입니다.

‘삭센다’는 인슐린 펜 형식으로 매일 자기 복부 피하지방에 직접 주사해야 하는데 56주간의 임상시험 결과 체중이 평균 8% 줄었습니다.

국내에서 지난 2018년 출시하자마자 ‘강남 주사’ ‘살 빠지는 주사’로 유명해졌습니다.

대부분 향정신성 약물인 기존의 경구용 제제보다 효과는 좋고 부작용은 덜 합니다.

【인터뷰】 조영민 교수/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기존에 식욕을 억제하는 약제들이 대부분 중추신경에 적용하는 약이었기 때문에 불안해진다든지 우울해지고 자살 충동이 생긴다든지 이런 부작용들이 있었어요. 다만, (삭센다도) 식욕을 억제하는 약이다 보니까 식욕 억제가 조금만 선을 넘으면 특히 갑자기 이 약의 용량을 많이 올리게 될 때 메스껍고 토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유현 전문의/가정의학과 (‘삭센다’ 사용자)
“삭센다로는 10㎏ 정도를 뺐던 것 같아요. 12개월 정도 동안. 그렇게 했을 때 효과를 가장 많이 느낀 부분은 끊고 나서(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약을 끊고 나니까 건강하지 않은 식단으로 돌아가더라고요. 구역질 나는 거 설사 하는 건 이런 건 다 초반에만 느끼고….”

최근에는 ‘삭센다’보다 편리하면서 효과는 더 좋은 ‘위고비’가 등장했습니다.

역시 당뇨약인 ‘오젬픽’의 비만 치료제 버전으로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GLP-1 유사체입니다.

1주일에 한 번만 맞고도 평균 15%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위고비’는 요즘 미국의 부자와 유명인 절반이 하고 있다는 비밀 아닌 비밀, 마법의 다이어트 비법이 됐습니다.

특히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와 유명 셀럽 킴 카다시안의 다이어트 비결로 알려지면서 물량 부족으로 지속적인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당뇨약 버전 ‘오젬픽’ 수요도 함께 늘면서 정작 당뇨병 환자가 약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오젬픽’은 올해(2023년) 안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비만 치료 주사의 최강자!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는 임상시험에서 최대 24㎏, 체중의 22% 감량이라는 놀라운 효과를 자랑합니다.

【인터뷰】 김유현 전문의/가정의학과
“지금까지 수술 이외의 방법을 통해서 치료를 받으면 보통 한계가 10%였어요. ‘수술적 방법만이 20%를 뚫을 수 있다, 두 자리로 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약들은 20%를 뚫었습니다.”

‘마운자로’는 GLP-1뿐만 아니라 소화관 호르몬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에도 이중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체중 감량 효과가 증가합니다.

‘마운자로’는 미국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2027년 말 임상시험이 완료됩니다.

▶ 비만 정복의 고지가 눈 앞에?

【인터뷰】김현빈(19)/대학생
“진짜로 맞으면 살이 빠지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그런 주사가 있는 거예요?”
【인터뷰】손도현(21)/대학생
“가격이 어느 정도 선에서 되어 있나요?”
【인터뷰】전인화(22)/대학생
“몸에 좋을 것 같지 않아서 사용하기는 좀 꺼려집니다.”

그렇다면,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는 ‘기적의 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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