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민심듣귀] 법 해석 제각각 '식사동 셔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2-03-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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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식사동
식사섬이라 불리는 동네


"식사동에 산다고 하면 '너네 거기 식사섬이잖아' 사람들이 놀리는 식으로 말하거든요. 대중교통이 안 좋으니까"

식사동에서 가까운 역은 경의중앙선이 다니는 풍산역과 백마역, 지하철 3호선이 오가는 원당역입니다.

이들 역까지 거리는 대략 3~4km

주민들은 주로 마을버스를 이용해 역까지 가는데,

"여기에 마을버스는 많아요. 많은데 제대로 된 노선은 하나도 없습니다. 백마역 가는데 동국대병원 들렀다가 풍동 돌아서 가고 원당역 가는 버스는 30~40분"

서울을 오갈 때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서울까지) 자가용으로 가면 가까운데 대중교통을 타려고 하면 도대체 여기 왜 이러나 싶죠."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은 10여 년 전부터 쌓여왔습니다.

설영득 / 식사동 주민
"(10여 년 전) 입주 홍보할 때 경전철을 놔준다고 했었고 근데 다른 동네에서 반대해서 무산이 돼 버렸거든요."

김형일 / 식사동 주민
"그 뒤로는 신분당선을 연장한다고, 근데 하나도 진척이 안 된 거죠. 3년 전에 주민들이 20여 차례 시위를 했거든요. 바로 오는 전철을 해달라고 안 된 거죠."

현재 트램이 약속돼 있지만 몇 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

결국 식사동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지하철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각 단지마다 동의서 뿌리고 시작해서 회원들이 낸 돈으로 운영되고 있는 거예요. 식사지구 아파트 단지에서 바로 대곡역으로 가는데 (출퇴근 시간에) 거의 10분 단위로 정시 출발해서"



돌아서 가는 마을버스보다 시간이 덜 걸립니다.

"출퇴근 시간 편도 30분, 왕복 1시간씩 절약되니까"

주민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 / 식사동 주민
"정시성 확보, 시간표가 있어서 그 시간에만 맞춰 나오면 기다릴 필요가 없는 거죠. 또 노선이 빙빙 도는 노선이 없으니까 타고 있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죠."

박관영 / 식사동 주민
"아파트 주민만 타도록 QR 코드가 발급돼서 찍고"

그런데

이양천 / 대덕운수 전무이사
"셔틀버스가 운영되는 건 불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식사동 마을버스 회사 3곳이 셔틀버스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셔틀버스 운행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는 겁니다.

현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는
허가받지 않은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 운송을 금지하고 있는데

마을버스와 주민 측의 법 해석이 다릅니다.


▶ 셔틀버스는 불법?



이양천 / 대덕운수 전무이사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서 여기 단지, 저기 단지 다 모아서 하면 그게 영리 행위지. 불법이라고 판단합니다."

김형일 / 식사동 주민
"단체 회원들끼리 운영비를 내서 타면 유상 운송이 아니라는 게 대법원 판례입니다. 국토부에도 질의했고"


주민들이 말한 2002년 대법원 판례입니다.

이양천 / 대덕운수 전무이사
"유권 해석은 각자 편한 대로 해석할 수 있다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죠."

박관영 / 식사동 주민
"마을버스 측의 주장은 무조건 이유 없이 막으려는 걸로 밖에 안 보여요."

▶  셔틀버스로 마을버스 손해?


마을버스 측은 셔틀버스 운행으로 고객을 잃었고 앞으로 더 큰 손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진 / 식사동 주민
"마을버스 회사가 손해라고 할 정도로 저희 출퇴근 이용자가 그렇게 많지도 않아요."

김형일 / 식사동 주민
"하루 평균 300~400명이 타는 것 같아요."

박관영 / 식사동 주민
"우리로 인한 손해가 발생했다는 자료도 제시하지 않고 막연하게 장래 손해가 걱정된다는 말은 맞지 않고요."

이양천 / 대덕운수 전무이사
"(셔틀버스가 운행돼서 승객이 더 줄었다, 근거가 있나요?) 물론 있죠. 다만 공개하기 옳은 것인가는…사법기관에 제출한 자료가 있어서 그쪽에서 충분히 논의될 거라고"

▶ 식사동 주민 vs 마을버스, 엇갈린 입장


이양천 / 대덕운수 전무이사
"아파트 단지마다 전부 직통 셔틀버스 갖고 운영한다고 하면 대중교통이 뭔 필요 있냐"

박관영 / 식사동 주민
"대중교통이 잘 돼 있으면 어느 주민이 많은 돈 들여서 이 셔틀을 운행하겠어요."

이양천 / 대덕운수 전무이사
"(주민들이) 원하는 노선으로 갔을 때 수익이 어떻게 될지도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100% 적자 보조가 아니기 때문에 적자 보조를 받는 회사들도 선뜻 운행하겠다고 하는 게 녹록지 않죠."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사이
해당 지자체인 고양시는 어떤 입장일까?

고양시 관계자
"(셔틀버스) 운영 주체, 이용객의 범위, 자동차의 소유관계 등 이런 구체적인 사실을 조사하기 위해서 지난해 12월 1일 수사 의뢰를 했어요. 자기들이 주민만 이용한다고 하시는데 이용객의 범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어서"

위법 여부를 명확히 하겠다는 고양시,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김형일 / 식사동 주민
"고양시하고 저희가 싸울 일은 아니잖아요."

김진 / 식사동 주민
"식사동에서 이걸 만들었을 때 합법이냐 불법이냐 따질 게 아니라 우리한테 '그동안 불편했어요?' 물어보는 게 먼저 아니에요. 수사 의뢰하기 전에…올바른 행정청이면 순서를 그렇게 하시는 게 맞죠."

고양시 관계자
"3~4차례 면담도 했고 저희 의사를 밝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주민 개개인에게 맞출 수는 없어서"

식사동 셔틀버스를 둘러싼 다툼,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기획 이민정
촬영 윤재우, 류지현, 허경민
편집 이아름
 CG  박은혜, 김지현, 장예은
음악 조연수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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