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카톡 택시 콜 몰아주기…공정위 조사 왜 늦어질까?

이용철 기자

207c@tbs.seoul.kr

2022-04-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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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 현장음 】팩트ON 2020년 6월 22일
“기자의 반경 300m 안에는 다른 택시들도 있었지만 블루 택시가 배정됐는데요. 우리 옆에 지금 일반 택시가 서 있는데 블루 택시 기사한테 배정해줬잖아요.

지난 1일에서 11일까지 카카오 T 앱을 통해 들어온 호출 건수는 일반 개인택시가 2건인 반면 블루 택시는 114건으로 무려 70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TBS 팩트ON 보도 이후 2020년 9월 초 택시 단체 4곳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가맹 택시에 대한 일방적 콜 몰아주기를 비롯해 과도한 수수료 부과와 동의 없는 개인정보 제공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바로잡아 달라는 겁니다.

【 인터뷰 】이양덕 전무 /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처음에는 공정위가 굉장히 강하게 접근하더라고요. 그래서 상당히 (문제) 의식을 가지고 공정위가 접근하니까 좀 어떻게 보면 안심이라기보다는 조금 안도의 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연되고 이러다 보니까 조금 불안한 그런 생각이 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택시 단체의 민원이 잇따르자 경기도도 카카오 T 배차 콜 몰아주기 실태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카카오 블루 택시 운행 이후, 평균 29.9%, 최고 48.7%까지 일반 택시의 콜이 줄었습니다. 배차 몰아주기가 확인되자 경기도는 2020년 11월 콜 배차 몰아주기 조사 촉구 공문을 공정위에 보냈습니다.

【 인터뷰 】강선희 기업거래공정팀장 / 경기도
"한 번 몰아주기 있는지를 한 번 확인해주시라. 그리고 더욱이 시장에서 가맹 기사들뿐만 아니라 비가맹 기사들까지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의 의존도가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호출 시장의 독점적 사업자인 카카오 T가 택시 시장으로 진출해서 그 시장 지배력이 전이되는 건 아닌가 확인을 조사 요청했습니다."

지난해(2021년) 1월에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카카오 모빌리티를 불공정 거래 행위 혐의로 다시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조사는 결국 해를 넘겼고 택시 단체는 공정위로부터 사건 처리 연장 공문만 두 번 받았습니다.

【 인터뷰 】박원섭 회장 / 서울개인택시평의회
"신고를 하고 나니 6개월마다 연장 공문이 오더라고요. 우리는 사실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으로 매일 근무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것을 왜 이렇게 길게 갈까? 언제까지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심을 못 잡고 이렇게 지켜만 보고 있어야 될지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 4일 택시 AI 배차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류긍선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도 지난 7일 가맹 계약 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 논란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 조사가 늦어지는 데다 이렇게 카카오 모빌리티가 자구책까지 내놓자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서치원 변호사
"처분의 힘을 빼는 쪽으로 미리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볼 여지도 있을 것 같고요. 실제로 공정위 처분서를 보면 제일 낮은 게 경고 처분이 되는데. 경고 처분에 주로 많이 등장하는 표현이 이미 문제를 다 스스로 해결했다 혹은 고쳤다, 시정했다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그런데 그게 꼭 이 사건에서 사인이 있었다기보다 그렇게 처리된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을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우리가 해결하는 게 낫겠다고 경영 판단을 했다면 공정위 처분에 힘을 빼는 쪽으로 미리 우리가 좀 문제를 풀어야겠다고 결정을 했을 수도 있겠죠."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 대해 다른 상황 때문에 일부러 조사를 지연하거나 늦추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조사와 관련해서 최대한 빨리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애초 3월 말이면 중간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아니며, 조사 결과 발표 시기를 예상하는 것도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정위의 해명에도 콜 몰아주기라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정확하고 빠른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배진교 국회의원 / 정의당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고 있지 않은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는 알고리즘 일부 공개라든지, 콜 몰아주기에 대한 인정 등 자구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러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 카카오의 책임을 경감시켜주기 위한 것 아니냐고 하는 의구심이 있는 거죠. 콜 몰아주기는 명백히 재벌화되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교란 행위입니다. 이런 시장 교란 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와 결론을 신속하게 내고 있지 않다고 하는 문제에 있어서, 공정위를 질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온라인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한 거래를 막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은 지난해 1월부터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TBS 이용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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