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밤에 택시만 잘 잡힌다면…'할증 확대·탄력요금제' 동의하시나요? [기자강림]

정유림 기자

rim12@tbs.seoul.kr

2022-05-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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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구성: 이강훈, 정유림

연출·편집: 나인혜

현장 영상취재: 김용균 고광현

스튜디오 촬영: 윤재우 차지원 손승익

뉴스그래픽: 장예은 김지현

자막: 김진하


 

▶ 진행 : 

이강훈, 정유림 기자


▶ 출연 : 

박종갑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이사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전 한국교통연구원장)



오프닝>
매일 밤 택시 잡기, 전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거리 두기 풀리면서 밤늦게 귀가해 보신 분들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느껴보셨을 거예요. 택시 잡기 정말 힘들다! 그래서 오늘 두 분 모시고 토론을 좀 해보려고 마련했습니다.

먼저 서울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의 박종갑 전무이사님 나오셨습니다. 제 옆에는요, 전(前) 한국교통연구원장이십니다. 홍익대 도시공학과 황기연 교수님 자리하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Q. 먼저 요즘 서울 '심야택시 대란' 직접 겪어보셨는지?

황기연 교수>
홍대는 늦으면 집 못 갑니다. 빨리 도망가야 합니다. 조금 일찍 끝내고 있습니다.

Q. 아무래도 홍대에 계시니까 여쭤보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평소에 엄청 많이 느끼셨을 것 같고요. 박종갑 이사님은 택시업계 대표자 입장으로 나오셨지만, 시민들의 현재 불편 상황은 좀 깊이 아시고 계시지 않습니까?

박종갑 전무이사>
네, 저희들도 조합 자체에서 3일 동안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홍대, 강남, 종로 젊음의 거리 앞에서 특히 밤 12시 넘어서면 굉장히 택시 잡기가 어려워요.

Q. 심야 시간으로 좁혔을 때?

박종갑 전무이사>
그래서 4천 대를 어떻게 늘릴 거냐, 이거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고...

Q. 다만 그래도 조금씩 심야에 이제 좀 나오겠다고 하시는 기사님들이 좀 늘어나고 계신 건 맞는 거죠?

박종갑 전무이사>
그렇죠. 야간조로 그래서 모집을 하고 있고. 그래서 시에서도 심야 할증률을 높이기 위해서, 시간을 당기기 위해서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국토부 기본계획안대로 12시까지는 20%, 12시 넘어서 새벽 4시까지는 30% 정도는 줘야 되지 않느냐...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 지금 말이 나왔으니까 심야 할증 얘기를 깊게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토부 기본계획안 얘기도 나왔는데 거기에 어떻게 기재돼있고 업계의 의견은 어떠신지?

박종갑 전무이사>
2016년도 (기본)계획을 보게 되면 할증 시간을 9시부터 적용하라...경기도 나가는 것도 30%로 할증시간을 조정하도록 하라고 하고 2년마다 택시요금을 조정하라는 게 권고사항으로 돼 있어요.

Q. 2년마다...지금 그렇게 하고 있죠?

박종갑 전무이사>
“(택시 요금 조정) 절대 안 하죠”

Q. 보통 몇 년마다 하고 있죠?

박종갑 전무이사>
지금 지난번에 6년, 5년 반 만에 올렸고요. 최근에 2019년 2월에 올렸는데 어떻게 보면 지금 한 3년이 넘었죠.

Q. 사회적 분위기가 지금 택시 요금 인상을 엄청 누르는 분위기죠? 전체적으로는...

박종갑 전무이사>
영업도 못 하도록 했으니까 이런 것을 조정할 만한 그런 특별한 그런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거죠. 저는 그렇게 봅니다.

Q. 수요가 줄었으니 공급도 줄어들게 된건데...그럼 이제 심야택시에 운행하시는 기사님들 또는 운행 대수는 그럼 얼마나 줄었을까?

박종갑 전무이사>
기사들이 1만6천 명, 만 몇천 명이 떠났다고 그래요. 배달, 퀵서비스, 노동 현장 이런 데로 전부 다 빠져나간 거죠, 여기는 돈벌이가 안 되니까.

황기연 교수>
지금 말씀하신 대로 엄청나게 공급이 줄었어요. 공급이 줄었는데 이제 사람들은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럼 그 줄어든 공급을 적어도 회복은 시켜야 하는데, 그러면 돌아올 수 있는 근거를 줘야 되잖아요.

이강훈 기자>
다시 이제 돌아오시도록 해야 되는데 저도 사실은 엊그제 귀갓길에 일부러 택시를 좀 이용하면서 기사님들께 좀 여쭤봤어요. ‘어떤 대책이 있으면 좀 돌아오실까요?’라고 물었더니 두 가지를 해 주면 된다! (기사들이) 돌아오실 거라고 이렇게 명확히 말씀을 주시는 기사님도 계셨어요.

황기연 교수>
3부제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것이 도입될 당시에는 어떻게 보면 우리가 혼잡하고 그만큼 택시의 역할도 굉장히 컸을 때, 택시가 더 혼잡을 더 유발시킬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할 때 우리가 3부제를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획일적으로 개인택시 3부제가 아니라 어떤 사업자 나름대로의 자율적 판단을 허용하는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이강훈 기자>
일단은 기존 적용되고 있었던 할증요금 수준을 일단 유지하는 선에서 지금 시간만 늘리는 걸 얘기하고 있어요. 근데 이에 대해서 정 기자도 저도, 현장에서 시민들의 얘기를 좀 들어봤잖아요.
제가 볼 때는 일단 시민 입장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 '할증 시간이 늘어나, 그러면 요금이 늘겠네?' 일단 직관적으로 그렇게 이해를 하면서 '어, 별로인데?!' 이런 생각이 드는 경우도 꽤 많은데! 또 일부는 그렇게 해서라도 빨리 택시를 타는 데 도움이 된다면 ‘'래 이해할 수 있어!' 이런 목소리도 있기도 해요. 교수님 입장에서는 전문가로서 시민으로서 어떻게 보시는지?

황기연 교수>
우리가 심야에 많은 수요, 어떻게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가 국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서울은 24시간 돌아가야 되는 도시가 돼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경제활동을 하더라도 ‘귀가용 대중교통’ 확보, 도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당연하고...“요금이 좀 비싸진다"고 하면 요금의 어떤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 귀가 시간을 조정할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획일적으로 똑같은 할증요금을 받고 있거든요.

선행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조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찍 나가는 게 좋겠다 그러면 수요가 분산이 되면서 저는 그 요금으로 인한 이런 피크 현상, 어떤 첨두 현상은 많이 줄어들 거라고 봐요. 국토부에서 요금의 어떤 다양성을 좀 더 시간대별로 차등화 줘라 저는 방향은 아주 맞다고 봐요.

정유림 기자>
저는 홍대 거리에 나가봤었거든요. 지난 금요일 밤에 홍대 거리에 나가서 시민들의 의견을 물었는데 젊은층이신 시민분들께서는 압도적으로 그런 의견을 말씀하셨어요. '택시는 대중교통인데 그걸 왜 이렇게 올려요' 이렇게 반응을 하시는 거예요.

황기연 교수>
대중교통이라 함은, 지하철 같은 경우에는 운영적자가 나면 서울시에서 보전을 해주거든요. 그다음에 버스 같은 경우는 우리가 '준공영제'라고 해요. '준공영제'도 영업의 어떤 모든 부분을 명확하게 공개하면 정부가 운영적자를 보전하게 돼 있어요. 택시는 운영적자에 대해서 보전하지 않습니다.

그럼 택시가 대중교통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러면 택시는 민간 사업자에 의한 민간 공급이기 때문에 요금은 민간 사업자의 여러 가지 영업적인 판단, '어떻게 하면 사람이 더 많이 탈 수 있고, 더 편리하게 탈 수 있지?' 이러한 판단에 따라 요금은 조정이 가능해야 한다...

Q. '탄력요금제'를 도입한다고 하면 시민 입장에서는 단순 '요금 인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렇지 않나요?

황기연 교수>
탄력이라는 것은 수요가 많을 때는 요금을 올려야 되는 거고, 수요가 적을 때는 요금을 내려야죠. (내릴 수도 있다?) 당연하죠. 왜냐하면 탄력이니까! 그러면 택시도 이제 오전에 첨두시간이 지나고 사람 다 퇴근하고 출근하고 난 다음에 이제 놀거든요. 그럴 때는 요금을 오히려 낮춰서 더 많은 사람들이 택시에 의존하게 할 수도 있고요.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가 성숙한 나라에요.

이 요금이라는 것들이 반응할 수 있게 해줘야지만 시장은 어떻게 보면 자원 배분이 최적화되고 시장이 갖고 있는 그런 효율을 우리가 극대화할 수 있거든요.

Q. 만약 할증을 한다면 수위는 어느 정도까지 해보면 적절할까요?

황기연 교수>
예를 들어 평균적으로 택시 요금을 봤더니 6,000원 정도 된다. 그러면 제 생각에는 평균요금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상한제를 정하고, 기본요금이 3,800원이라면 그것의 반 정도 되면 한 2천 원 정도? 그래서 마이너스 2천~5천 원 수준에서 우리가 시간대별로 차등화하면서 할 수 있게...

박종갑 전무이사>
한 2천~3천 원 정도. 기본요금에서 더해서 그 정도 선으로 적정하다 이렇게 보고 있고. 지금 대리운전 한 번 불러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피크시간대는 이만 원 갖고 오만 원 달래요. 대리운전 한번 해보세요.

정유림 기자>
저도 길거리에 오래 서 있으면 진짜 '따블' '따따블' 외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에요. 근데 지나가는 택시가 없어요. 지나가는 택시가 없으니까 부르지도 못하는 거예요. 너무 답답하죠.

박종갑 전무이사>
택시는 있어요. (카카오)블랙이라고요. 부르면 금방 옵니다.

이강훈 기자>
블랙 요금은 일반의 최대 4배까지…

박종갑 전무이사>
4배 정도 되죠.

황기연 교수>
미국의 우버가 예전에 할증을 할 때는 5배까지 할증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우버가 리프트라는 회사한테 정말 넉다운이 될 정도로 크게 타격을 받은 이유가 리프트가 딱 두 배로 고정을 했거든요. 하지만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만약 큰 운동 경기가 끝났다고 쳐요. 사람 몇만 명이 동시에 몰려나오고 있어요. 택시 기다리려면 수도 없이 기다려야 해요.

그럴 때 어떤 사람은 내일 아침에 출근해야 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안 해도 되는 사람이 있고 (사정이) 다 달라요.

시장은 이 제각각의 수요를 반영시켜 줄 수 있어야 해요. 그것은 결국 요금이라는 것이 그 부분을 결정해 주는 거예요. 그런 부분은 우리 한번 심각하게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강훈 기자>
시민들의 입장에서 이해를 시키는 것도 하나의 어떤 산이에요. 넘어야 할 산인 건데요.

저희가 인터뷰한 바로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래, 일면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집에 빨리 가는 게 중요하니까 요금이 올라가는 유연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고요. 어떤 시민들은 여전히 택시 요금이 부담이다, 오르는 것은 반대라는 얘기를 했어요.

황기연 교수>
다 다른 시민들에게 다 다른 처방을 우리가 줄 수 있어야지 택시가 진정으로 사람들에게 와닿는 택시라고 생각해요.

박종갑 전무이사>
택시 사업자들이 지금 집에 가져갈 수 있는 수입이 월 200만 원 미만으로 봐야 하거든요.

이강훈 기자>
지금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3부제를 해제한다든가 아니면 우리가 지금 논의 중인 할증 연장 등을 했을 때 과연 그러면 심야에 나오실 수 있는 기사님들이 얼마나 되실지, 고령층이 워낙 많으시니까 이게 되게 중요한 포인트 같아요.

박종갑 전무이사>
근본적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당한 시간도 필요하고요, 그래서 우선 택시 대란을 조금 해결하기 위해 현재 심야 기준 4천 대 정도 부족한 부분을 그것으로 채우도록 하고요.

앞서 개인택시 부제 해제로 지금 2천 대 가까이 이미 늘어났잖아요. 그 정도면 어느 정도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겠느냐, 지금 우선 불을 꺼야 하니까요.

황기연 교수>
현재와 같은 이런 조치들은 현재의 어떤 문제를 푸는 데는 괜찮지만 잠깐 돌아왔던 택시 기사분들은 또 떠날 수 있고요.

정말 제대로 된 민간 기업으로 젊은이들이 들어와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어떤 교통수단으로 바꿀 것인지 그런 부분까지 우리가 생각을 해야죠.

정부가 코로나 때문에 (대책을) 발표 안 했다면 이제 발표하고 탄력요금제 같은 것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줘야죠.

박종갑 전무이사>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이것을 해결해야 되는 거지...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택시를 심야에 타기 어려우니 서울시장이 특별수송대책 차원으로 밤10시부터 할증하겠다고 하면 누가 반대할까요. 근데 전혀 하려고 생각을 안 하고 있어요.

Q. 한 가지 드리고 싶은 질문이 있는데요. 사실 시민 입장에서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택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불만들이 어느 정도는 있어요. 좀 억울한 부분도 있으실 것 같기도 한데 어떤 입장이신지 궁금해요. 종종 언론에서 얘기하는 ‘골라 태우기’ 문제에 많은 지적도 있었고요.

박종갑 전무이사>
그렇죠. 잘못된 부분이 많이 있죠. 그건 인정합니다. 그래서 저희 개인택시조합에서도 영화를 제작했어요. 4천만 원을 들여서. 교육용으로요.

첫 번째, 손님한테 말 걸지 말아라...

황기연 교수>
말 시키면 어떻게 해요?

이강훈 기자>
손님한테 말씀들을 친절하게 해 주시면 되는 거 아니예요? 말을 걸지 말라고 하시니….

박종갑 전무이사>
아니, 말을 하고 있는데 끼어들지 말아라. 말을 걸지 말라는 게 아니고요. 택시는 기본적으로 ‘어서 오십시오’ ‘어디로 모실까요’ 이렇게 하고 안내한 뒤 ‘안녕히 가십시오’ ‘좋은 하루 되세요’ 이거면 끝나는 거거든요.

그런데 젊은 승객들이 탔는데 음악을 '동백아가씨'를 본인이 좋다고 틀어놓는다든지 조금 냄새 나는 차도 있고요. 냄새 나는 차는 제거가 많이 됐어요. 우리 조합에서 기사님께 5만 원씩 지원해주고 5만 원씩 내게 해서 세차도 다 해줘요. 매년 해줘요. 서비스는 최소한 이렇게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촬영을 했어요. 서울 사당동에 교육원이 있는데 지금 교육이 비대면이에요. 


장거리 손님만 태우려고 하는 영업도 있긴 한데 그런 부분도 개선하기 위해...

Q.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정말 시민들을 위한 건데요. 홍대, 이태원, 종각, 강남역 같은 데서 밤에 택시 너무 안 잡힐 때 여기로 가서 잡으면 좀 잘 잡힌다, 혹시 이런 꿀팁 같은 거 없으세요?

박종갑 전무이사>
그런 건 없어요. (웃음)

이강훈 기자>
마무리 할 시간이 돼서 교수님께 마지막 의견을 여쭤볼게요.

황기연 교수>
우리 시민들은 다양한 사람들이고 효용 가치와 선호도 모두 다른 민족입니다.

정말 살기 좋은 도시는 다양한 시민들 각자의 취향과 수요를 정말 세밀하게 하나하나 맞춰줄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고급 도시, 선진도시가 되는 거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강훈 기자>
오늘 심야 택시 대란을 통해 택시 산업 전반을 다시 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들, 아까 말씀하신 국토교통부, 또 새 정부도 출범했잖아요. 새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유림 기자>
좀 재정비를 해서요.

이강훈 기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고요. 수고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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