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 세계] 다시 빗장 잠그는 유럽 각국…"장례식에서 어머니 위로도 못해"

손정인 기자

juliesohn81@tbs.seoul.kr

2020-10-15 15:59

69

【 앵커멘트 】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확산세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는 분위기인데요.

오늘의 <ON 세계> 소식, 손정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한 유럽.
지난 봄,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인구 대비 일일 평균 확진자 수를 넘어섰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유럽 28개국의 지난주 일일 평균 확진자 수는 7만8천 명.

인구 100만 명당 152명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미국의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150명을 뛰어넘은 겁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유럽 각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수도 마드리드 일대에 이동 제한령을 내린 스페인에 이어, 접경국인 포르투갈은 비상사태 수위를 높였는데요.

식당과 공공시설에서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했습니다.

국가 보건 비상사태를 재선포한 프랑스는
파리를 포함한 대도시 9개 지역에 통행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최소 한 달간 밤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는 이동이 금지됩니다.

【 인서트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우리의 목표는 가장 위험한 사적인 접촉을 줄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긴장을 풀고 가족 외에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가 바이러스 통제 면에선 가장 잔혹한 행위입니다. 따라서 통행금지는 적절한 조치입니다."

일일 확진자 수,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탈리아는 실내외 파티 금지령을 내렸고, 가족 외에 친척, 친구와 함께 있는 경우에는 집에서도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하도록 했습니다.

지난 6월 말, 때이른 코로나19 종식 축하 파티를 열었던 체코는 지난달 초부터 환자가 다시 급증하더니 통제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는데요.

모든 학교, 술집이 문을 닫으며 다시 7개월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료진들의 감염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자 유럽연합 EU가 내놓은 방안, 코로나19 신호등 도입인데요.

코로나 발병 상황 지도를 매주 공유하며,
공통 검역 조치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미 경제에는 큰 타격을 입은 유럽.
방역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 모양인데요.
하루빨리 청신호가 켜 지길 기대해 봅니다.

==============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은 코로나19.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것도 슬픈데,
제대로 된 이별도 허락되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투병 중인 어머니를 보기 위해 매일 밤 병원 벽을 기어오른 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사는 자하드 알스와이티의 어머니는 지난 7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감염 위험으로 면회가 금지되자 알스와이티는 매일 밤 병원 건물 배수관을 타고 올라가 창문 너머로 어머니가 잠들 때까지 지켜봤다고 합니다.

이미 백혈병을 앓고 있던 어머니,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지는 못했습니다.

그의 지극한 효심은 어머니 사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시신에 하얀 수의를 입혀 매장하는 이슬람 문화권.

하지만 최근 팔레스타인에서는 코로나19로 사망하는 경우, 이 과정을 생략하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매장했다고 하죠.

알스와이티는 어머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병원에서 시신을 훔쳐 직접 매장했는데요.

당국의 코로나19 감염 방지책을 어긴 행동이었지만 그는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영국에서도 한 남성이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어머니를 위로하려다 저지당한 사연이 알려진 적이 있는데요.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입니다.

밀턴케인스에 거주하는 크레이그 빅넬.
지난 2일 치러진 아버지의 장례식 도중,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의자를 옮겼다가
직원의 지적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빅넬은 "식당, 술집에는 갈 수 있으면서 장례식에서 포옹은 못 하는 거냐"며 허탈한 심정을 토로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가 필수인 지금, 마음의 거리마저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손정인이었습니다.


#유럽비상사태 #통행금지 #어머니유언 #장례식_거리두기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제공 tbs3@naver.com copyrightⓒ tb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69 카카오톡 페이스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