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논란의 서울 영테크, 이용해보니…

서효선 기자

hyoseon@tbs.seoul.kr

2022-02-0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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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서울시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재테크 상담 서비스 '영테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대면 상담은 시작이 미뤄진 데다 비대면 상담을 이용해 본 청년들 사이에서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효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청년 공약 가운데 하나였던 영테크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청년들에게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 예산은 절반가량 삭감됐고, 그 여파로 올 1월 시작 예정이던 대면 상담은 3월로 미뤄졌습니다.

지금은 카카오톡이나 전화로만 상담이 가능한 영테크, 취재를 위해 직접 이용해봤습니다.

시작부터 난감했던 건 상담 내용을 알아서 메모하거나 녹음하라는 안내였습니다.

【 현장음 】 영테크 상담사
"상담 내용을 저희가 끝나고 나서 구체적으로 자료를 제공해드리는 거나 이런 건 아니어서 메모하시거나 녹취하시고 같이 하시면 될 것 같고요."

사설 컨설팅처럼 별도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지 않다 보니 1시간 내내 ETF(Exchange Traded Fund), TDF(Target dated fund) 등 금융 용어를 직접 기록하며 상담의 흐름을 따라가야 했습니다.

이용자의 금융 지식이나 직장 생활 기간 등을 반영하지 않아 상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강성훈 / 30대 직장인
"개개인의 금융 지식의 인지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바로 알아듣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그것을 못하는 분도 분명히 있지 않습니까."

【 인터뷰 】 김진희 / 20대 직장인
"상담을 받기 전에 제가 상담사님한테 저의 정보를 조금 더 알려줄 수 있는 체크리스트라던가 그런 툴이 제공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어떤 계획, 생애 주기에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상담사님께서 잘 모르니까."

[서울 영테크 포스터<사진=서울시>]  

영테크는 '무료'라는 장점이 있지만, 민간 업체에서 제공하는 상담처럼 개인의 투자 성향을 분석하거나 이를 토대로 금융 상품을 직접 추천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인 투자 방법을 조언해주길 기대했던 이용자들은 상담 깊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겁니다.

【 인터뷰 】 30대 직장인
"컨설팅이라고 하는 게 정확하게 어떤 가이드라인을 갈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듣는 거잖아요. 근데 구체적으로 '그래서 무엇으로 해야 한다'라는 명확한 선택지가 안 주어진 상태에서 그냥 컨설팅이 종료가 되면 조금 혼란스럽긴 하죠."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금융권과 MOU를 추진해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개인의 투자 성향을 분석하는 투자 적합성 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김한얼 부지점장 / 푸르덴셜생명 정담지점
"상담의뢰자, 즉 소비자들의 투자 적합성 조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게 먼저 선행이 되어야지 이분들의 투자 패턴, 성향, 나아가서는 어떻게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신청 과정을 개선해야 하는 것도 과제로 남았습니다.

신청 당일 발급한 경우만 인정되는 초본, 상담 예약까지 기본 2~3일은 걸리는 시간, 그 시간 동안 아무런 안내 없이 기다려야 하는 깜깜이 진행.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자산을 조회할 수 있는 시대에 직접 자산 정보를 작성하는 게 번거롭게 느껴져 상담을 이용해보기도 전에 돌아서기도 합니다.

상담 첫 달, 영테크를 이용해 본 청년들은 대부분 일각에서 제기하는 투기 조장 우려에는 크게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당초 서울시의 목표대로 1만 명의 서울 청년들에게 실효성 있는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선 조금 더 청년들에게 맞춘 세심한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TBS 서효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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