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폭우에 잠긴 반지하…지상 이전 어디까지 왔나

김호정 기자

tbs5327@tbs.seoul.kr

2023-06-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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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지상에서 한 층 내려간 반지하 방,

홍유석씨와 아들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지방에서 급하게 상경한 홍 씨가 수중에 가진 돈으로 구할 수 있는 방은 많지 않았습니다.

주거복지 단체의 도움을 받아 겨우 방 한 칸을 마련했지만, 지난해 115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반지하방은 여름밤 악몽이 됐습니다.

【 인터뷰 】홍유석(가명) /신림동 주민
"밖에서 물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이 하수구에서 물이 배수구에서 막 펑펑펑펑하고 이렇게 쏟아져 버리더라고요. 한 10~20분 만에 그냥 가슴까지 물이 차 버리더라고..."

홍씨가 살던 건물 지하에는 2가구가 더 있었지만, 지금은 홍씨와 아들만이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홍유석(가명) /신림동 주민
"복구도 막막했고 제가 여기 쳐다도 보기 싫었는데 사실은 수해를 입고 쳐다도 보기 싫었는데 그래도 당장 뭐 수십만 원 월세를 내고 다른 데 가서 옮기고 살아야 되잖아요."

홍씨의 집에서 불과 150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물에 잠긴 반지하방을 빠져나오지 못해 일가족이 숨졌습니다.

그 후 1년이 지났지만 침수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참사 이후 서울시는 20년 안에 반지하 주택을 모두 없애겠다고 선언하고, 지난해 반지하 1,000가구를, 올해는 3,450곳을 매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 매입 진행률은 더딘 상황입니다.

지난해 서울시가 매입한 반지하 주택 등은 72곳, 서울도시주택공사(SH)는 올해 4월에도 매입 공고를 냈지만, 현재까지 접수된 가구는 목표치의 4분의 1 수준에 못미칩니다.

【 인터뷰 】SH공사 관계자
"지금 접수가 일단 돼 있는 단계고요. 접수가 800호가 좀 넘게 되어 있는 접수 단계니까,작년에도 계속 지금 사업이 추진 중이어서요. 무슨 계약이라든지 이런 단계들이 밟혀 있어가지고요."

반지하 주택 가운데 연립, 다세대주택 등은 반지하 가구를 포함해 2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매입 신청이 가능한데다, SH공사의 감정평가 기준에 따르다 보니 주변 시세보다 낮아 집주인들이 매매를 꺼리고 있습니다.

사실상 반지하 주택만을 매입하기 어려운 만큼 현실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터뷰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서울에는 대규모 택지 개발을 통해가지고 공공임대 공급을 할 수가 없고 기존 주택을 매입해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밖에 없는데 이걸 안 하면 그러면 지하에 있는 사람들이 옮겨갈 수 있는 데가 없죠. 그래서 동 단위 매입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순간 이게 지금 관악구 참사 발생한 지역이면 거기라도 매입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수익을 포기하지 않는 집주인과 갈 곳이 마땅찮은 세입자들로 반지하 주택의 임대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신림동 부동산 관계자
"40(만원)내외 30 이하는 없고요. 25(만원)짜리도 있긴 하네요. (사고 이후에 혹시 반지하 매물 같은 게 좀 더 사라지거나...) 그렇진 않아요.임대 수익률이 있는데, 멀쩡하게 임대 놓을 수 있는데 다 수리도 했고..."

올해도 많은 비가 예보되면서 홍씨는 걱정이 앞섭니다.

【 인터뷰 】홍유석(가명) /신림동 주민
"올해도 바뀌고 곧 이제 또 수해가 또 닥칠 거잖아요. 그럼 뭔가 좀 대안을 내놔야 되는데 작년에 제가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얼마나 안타까워요."

TBS 김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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