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터뷰] "엘리트 정책 속 폭행 논란 되풀이.. 선수 출신 정치인들도 정책의 수혜자"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

tbsevening@naver.com

2020-07-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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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인용 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0. 7. 13. (월)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스포츠심리학 교수


- 철인3종협회, 폭행사건 알면서도 가해 혐의자 포상금 논의... 올림픽 출전이 우선
- 대한체육회, 개선 의지 있는 지 의문... 회장 등 책임자들, 직을 내놔야
- 엘리트 중심주의 속에서 어린 선수들 희생... 국민적 의지 보여줄 때
- 국회 상임위 질의 지켜보며 절망감 들어... 구조적 문제보다 당사자 호통만
- 체육인 출신 의원들, 엘리트 시스템에서 성장... 구조적 문제 해결하기 어려워


▶ 김지윤 :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국 스포츠계의 민낯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철인3종협회가 최숙현 선수의 피해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 혐의자로 지목된 경주시청의 장 모 선수의 포상금 지급을 논의했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출전이 유력했던 장 모 선수를 위해 협회가 최숙현 선수에 대한 가해혐의를 알면서도 모른 척 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계속 잡음이 나오고 있는 한국 체육계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스포츠심리학 교수 연결해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용철 : 네. 안녕하세요.

▶ 김지윤 : 네. 교수님께서도 뉴스 들으셨을 것 같은데요. 이 대한철인3종협회가 이 최숙현 선수 사건을 보고를 받고, 그리고 뭐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장 모 선수에 대한 포상금 지급을 논의를 했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포상금 지급, 이게 어떤 포상금인지,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좀 말씀해 주시겠어요?

▷ 정용철 : 네. 그 철인3종경기가 사실 올림픽 출전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올림픽 출전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협회로서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포상금을 인센티브 차원에서 제시를 한 것 같고요. 그런데 그 시점이 지난 2월 14일에 결정이 됐는데요. 그때 지금 돌아서 보면 그 당시에 최숙현 선수의 어떤 그런 고발 내용들이 협회에 전달된 걸로 알고 있고요. 그래서 그 아는 상황에도 지금 거의 그 올림픽을 앞두고 거기에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가해자인 장 모 선수에게 이런 포상금을 통해서 올림픽 출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했다라는 게 지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이게 찾아보니까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한테는 천만 원 그리고 지도자한테는 500만 원, 이렇게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렇게 얘기가 나와 있던데 그러니까 이미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을 하고 포상금 지급, 이 이야기를 나눴다는 거잖아요?

▷ 정용철 : 네. 그렇죠. 이런 일이 터지지 않았고, 또 코로나 때문에 올림픽이 연기되지 않았다면 지금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그 선수와 그 감독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던 거죠.

▶ 김지윤 : 그렇군요. 자, 지금 이제 숨어 지내던 가해 혐의자 중에 한 명이었죠. 팀닥터라고 불렀던 운동처방사 안 모 씨에 대해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얘기가 지금 방금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의사 면허나 이런 전문의 자격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팀닥터로 행세를 하면서 있을 수가 있었는지 굉장히 궁금한데, 이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닌 거죠, 설마?

▷ 정용철 : 한 번 확인을 해봐야 되겠는데요. 제가 볼 때는 팀닥터로 알려진 이유는 감독이 팀닥터로 불렀기 때문에 팀닥터로 다 알고 있었고, 또 개인적으로 다 각출해서 돈을 내라고 하니까 안 낼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시간이 계속 길어지면서 선수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계속 이분에게 돈을 지급하고 있었고요. 사실은 이걸 관리감독 해야 될 협회나 체육회에서 이걸 제대로 못했다라는,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어떤 반증이기도 한 거죠.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사실 그 얘기가 있어요. 이게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 굉장히 가해 혐의자들이라든지 이런 사람들한테 공분하고 있지만 사실은 한국 체육계는 뭐 가혹행위 같은 게 워낙에 많지 않았나. 저도 들은 건 굉장히 많거든요.

▷ 정용철 : 네. 그게 가장 사실은 가슴 아픈 부분인데요. 작년에 그렇게 떠들썩하게 큰 사고가 있어서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계 한 번 크게 변혁해보자고 또 모든 사람들이 공분을 일으켰던 적이 있는데요. 그게 1년 반이 지나지 않아서 또 오히려 더 심각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어난 거예요. 그래서 이런 사건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는 게 맞고요. 앞으로 이거에 대한 어떤 전향적인 그리고 전격적인 엘리트 스포츠의 변화 없이는 제2, 제3의 최숙현 선수 같은 케이스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죠.

▶ 김지윤 : 그렇군요. 얼마나 심각한가요?

▷ 정용철 : 지금 아마 체육계 외부, 윗분들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옛날처럼 그러냐라고 얘기하시는데요. 실제로 선수들 만나보고 얘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과거보다 더 교묘하게 그러니까 이게 안 되는 걸 다 아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성적을 내고 메달을 따면 용서가 되는 어떤 이런 문화가 있는 한에는 엘리트 스포츠에서는 계속 이런 것들을 조장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분위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좀 안타깝죠.

▶ 김지윤 : 그렇군요. 지금 뭐 많이 변했다고 얘기는 하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여전히 굉장히 또 어떻게 보면 들키지 않기 위해서 더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 정용철 : 그렇죠.

▶ 김지윤 : 그렇군요. 사실 이제 교수님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전에 심석희 선수 사건 때도 있었고요. 그리고 그와 관련해서 다른 유도계라든지 이런 데서도 여러 가지 굉장히 불미스러운 일들, 사건들이 드러난 적이 있는데 그때뿐이었단 말이에요, 진짜 안타까운 게.

▷ 정용철 : 네.

▶ 김지윤 : 네. 그럼 이렇게 보면 체육계가 이걸 그러니까 해결할 의지가 있는 건지, 이 부분도 좀 의심스럽기도 해요.

▷ 정용철 : 의지는 그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있다고 말은 하죠. 그런데 말을 하는 거를 믿으려면 거기에 따른 액션이 있어야 되고 행동이 있어야 되는데, 그 행동에 있어서 사실 작년에도 CCTV 만들고 비상벨 만든다는 얘기 했고요. 올해도 또 고개 숙이고 사죄한 후에 또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사실 그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고요. 이런 책임지는 자세가 없는 한 어쨌든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라는 어떤 그런 굉장히 비관적인 예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지윤 : 대한체육회 오늘로 창립 100주년이래요, 교수님.

▷ 정용철 : 네.

▶ 김지윤 : 대한체육회 책임도 분명히 좀 이야기가 있어야 될 것 같은데요.

▷ 정용철 : 이 엘리트 스포츠를 받치고 있는 가장 큰 단체가 대한체육회고요. 이 대한체육회에서 사실은 작년에도 가장 수장을 맡고 있는 회장님이 이런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시면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고 저희가 얘기를 했었는데요. 이 일이 직을, 직을 내놓을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다. 이런 일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한 일이다라는 걸 알릴 수 있는 메시지고, 다음 오는 수장은 아마 이 일에 목숨을 걸고 아마 멈추게 하려고 노력을 할 거예요. 그런데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요. 올해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사죄하고, 또 다시 반성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떤 책임 있는 사람의 어떤 직을 거는 어떤 이런 결단이 없이는 여전히 똑같은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지윤 : 직을 거는 결단이 있어야 된다. 그런데 아무도 그걸 걸려고 하지 않는 거잖아요, 지금.

▷ 정용철 : 그렇죠.

▶ 김지윤 : 엘리트 스포츠, 엘리트 스포츠 이야기를 많이 하셨고 우리가 거기 좀 익숙해 있긴 한데 어떤 문제점이 있는 건지,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 정용철 : 일단 엘리트라고 하는 그 스포츠 양성 시스템이 굉장히 폐쇄적으로 운영이 되어있기 때문에 일단 우리나라에서 운동을 시작한다라는 건 굉장히 좁은 제한된 진로를 향해 간다라는 걸 뜻하고요. 거기서 성공을 하더라도 사실 굉장히 진로가 굉장히 좁고, 그리고 성공할 확률이 굉장히 낮은 일종의 도박 같은 거죠. 그래서 이런 환경에서 운동을 한 선수들이 결국은 사회에 나중에 정상적으로 사회에 활동할 수 있는 능력들이 굉장히 어려운 그런 상황들이 되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고쳐지지 않으면 사실 엘리트 스포츠가 사실 지금까지 한두 번 이런 일이 있던 거도 아니고 굉장히 수많은 어린 선수들이 계속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데 언제까지 우리가 이렇게 계속 방치하고 있을지 좀 반성을 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지윤 : 네. 그런데 또 메달 따면 또 좋아하잖아요. 영웅 되고 하니까.

▷ 정용철 : 그렇죠.

▶ 김지윤 : 그러니까 이걸 뿌리를 뽑기도 되게 힘들고, 이미 너무 고착화가 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 정용철 : 네. 그런 면에서 사실 메달 따고, 금메달 땄을 때 박수 치던 어떤 국민들도 일종의 그 결과만 보지 마시고 그 메달을 따기까지의 그냥 땀과 노력을 보는 게 아니라 훈련 과정에서 벌어진 반인권적인 그런 행태들에 대해서 사실 문제제기를 하고 이런 금메달, 이런 메달이 필요없다라는 어떤 국민적인 의지를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자, 사실 심석희 선수 사건이 있고 그때 한참 문제가 됐을 때 정치권에서도 목소리가 좀 나오기는 했었어요. 그런데 뭐가 이루어진 건 별로 없어 보이긴 하는데요.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만약에 뭐 이걸 좀 그래도 정치권에서도 나서서 이런 관행 같은 것, 정말 나쁜 관행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 정용철 : 사실 지난 월요일 날 상임위에서 가해자들 불러서 이제 질문을 하는 위원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좀 약간 절망감을 느꼈는데요. 왜냐하면 거기서 소리 치고 분풀이 할 게 아니고요. 이 사람들은 분명히 가해자지만 이 가해자를 만들 수밖에 없던 굉장히 구조적인 문제를 직시를 하고 그 부분을 지적하고 바꾸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냥 호통 치고 이 사람들, 가해자를 괴물로 만들어서 제거하는 방식으로는 엘리트 스포츠의 문제는 여전히 계속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런데 그 와중에 또 가해자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냐 해서 비판 받았던 의원도 있었어요.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 정용철 : 그 부분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요. 사실은 그 전문체육인 출신의 의원들이 있고, 이분들의 어떤 기본적인 생각이 엘리트 체육이나 이런 부분은 자기들 영역이죠. 그리고 어떤 국민들이나 다른 비체육인이 건드리면 안 되는 영역이고, 이런 문제가 생긴 건 굉장히 안타깝지만 내가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분들이 다 그 엘리트 시스템에서 길러지고 자라난 그런 분들이어서요, 이분들이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걸 고쳐나가긴 굉장히 어려운 거죠.

▶ 김지윤 : 본인들이 그런 시스템에서 훈련을 받고 거기서 자랐기 때문에 직접 고치기는 굉장히 힘들다라는 말씀,

▷ 정용철 : 거기에 또 수혜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런 분들이 그걸 수술 칼을 들고 도려내는 일을 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 김지윤 : 그렇군요. 자,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을 한다고 합니다. 이게 선수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교수님은 이 스포츠윤리센터 출범하면 뭐가 달라질 거라고 보시는지,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용철 : 사실은 작년에 조재범 사건 이후에 문체부에서 스포츠혁신위라는 기구를 만들어서 1년 동안 한 7차례에 걸친 공고문을 제안을 했어요. 그중에 가장 첫 번째 했던 게 전문성과 독립성, 신뢰성을 가진 독립기관을 만들어라, 이런 제안을 해서 저희는 스포츠인권센터를 제안을 했었는데요. 그게 중간에 입법 과정에서 이름도 좀 바뀌고 기능들이 좀 축소된 면이 있어요. 그래서 제대로 잘 만들어서 작동을 한다면야 좋겠지만 지금 혁신위 활동 끝나고 지금까지 진행된 인권센터의 구조나 이런 것들을 보면 사실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을까 하는 좀 이런 의구심과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

▶ 김지윤 : 그런데 조사만 가능하다라고 제가 들었거든요. 그러면 조사만 하고 끝나면 사실 아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 정용철 : 그렇죠. 오히려 어떤 장기적인 안목에서 어떤 스포츠 안에서 벌어지는 반인권적인 상황을 걷어낼 수 있는 어떤 그런 정책적인 비전까지 만들어내는 굉장히 포괄적인 힘을 가진 그런 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지윤 : 포괄적인 힘을 가진 기관이 필요하다.

▷ 정용철 : 네.

▶ 김지윤 : 뭔가 좀 강한 어떤 컨트롤타워가 좀 있어야 된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요, 맞습니까?

▷ 정용철 : 네. 맞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제가 교수님하고 이야기를 하고 하다가 잘못된, 제가 잘못한 점을 발견했어요. 네. 조재범 사건입니다.

▷ 정용철 : 압니다.

▶ 김지윤 : 죄송합니다.

▷ 정용철 : 바로 지적을 하려다가 하도 여러 번 얘기 들어서.

▶ 김지윤 : 네. 기억을 못해 가지고 저도 사실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저의 그 감수성이 굉장히 낮다라는 생각을 지금 했습니다. 조재범 사건이었습니다. 네. 교수님, 어쨌든 앞으로도 진행이 될 것 같고요. 솔직히 중요한 건 우리가 계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용철 : 네. 맞습니다.

▶ 김지윤 : 네. 우리 교수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계속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시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용철 : 네. 감사합니다.

▶ 김지윤 : 네. 지금까지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스포츠심리학 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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