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 세계] 국내외 영화산업 붕괴 직전…"계속 일할 수 있었으면"

정혜련 기자

hchung02@tbs.seoul.kr

2020-10-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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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 영화산업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할리우드 대작 개봉 일정이 연기되고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어지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극장들이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잠정 폐쇄한 영화관도 늘고 있습니다.

영화계가 이처럼 어려운 상황인데,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정혜련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 기자 】
전 세계의 영화산업, 팬데믹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습니다.

세계 2위 영화관 체인인 씨네월드가 미국과 영국 내 극장 운영을 중단한 건데요.

'코로나'의 악몽을 피해갈 수 없었던 겁니다.

씨네월드가 운영 중인 미국 내 536개 리걸 시네마와 영국 내 씨네월드 127개는 폐쇄 절차에 들어갔는데요.

씨네월드 그룹은 피치 못할 결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서트 】무키 그리딩거 / 씨네월드 최고경영자
"우리는 대안이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에요. 특히 직원들을 생각하면 말이죠.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문을 닫는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북미 최대 극장 체인 AMC는 영화 관람객 수가 작년과 비교해 85% 급감했다면서, 올 연말이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 자산이 바닥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상황이 이렇자 '99달러 상영관 대여 서비스'까지 시작하며 관객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99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만 원만 내면 하나의 상영관을 통째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죠.

코로나 여파는 헐리우드 영화 개봉 일정에도 차질을 빚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007 제임스 본드, 원더우먼, 쥬라기월드, 배트맨까지 이른바 헐리우드 대작 영화들이 줄줄이 연기 됐습니다.

【 인터뷰 】제이슨 베셔베이스 / 숭실사이버대학 교수
"미국 대작 영화가 개봉되지 않아 그 결과 영국에도 개봉되는 대작 영화가 없습니다. 영국의 극장 상영관들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필요로 합니다. 극장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영화 '원더우먼 1984'의 연출을 맡은 패티 젱킨스 감독은 영원히 영화관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한 영화산업의 타격, 우리나라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국내 영화관 1위 업체인 CGV, 최근 갑작스럽게 관람료 인상을 발표했죠.

또 향후 3년 동안 상영관의 30%를 줄이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코로나가 휩쓸고 간 영화 촬영장의 모습은 어떨까요?

【 인터뷰 】이원석 / 영화감독
"지금 제일 걱정되는 건 코로나 때문에 촬영을 순조롭게 못 하는 게 가장 큰 문제거든요. 일단 현장에 50명 이상 있으면 안 되니까. 세트장에서 번호표 달고 들어가고. 감독 입장에서는 생각했던 장면을 구현을 못 하는 게 가장 큰 문제고 스텝들의 안전 이게 더 중요하니까. 계속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가운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늘 개막했습니다.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던 화려한 레드카펫 행사도, 개막식과 폐막식도 코로나19 여파로 생략되는데요.

예년에 비해 대폭 축소 진행되지만, '국제적인 영화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영화계 거장들의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 인서트 】알베르토 바르베라 /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가 필요합니다. 팬데믹이 지나면 우리가 사랑하는 익숙한 모습을 되찾을 것을 압니다."

【 인서트 】고레에다 히로카즈 / 영화감독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라 생각하지만 결코 이렇게 단절된 상태로 끝날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연결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함께 힘냅시다."

【 인서트 】봉준호 / 영화감독
"부디 내년에는 이렇게 영상으로 뿐만 아니라 해운대 바닷가에서 마음 편하게 악수를 나누며 또 극장마다 같이 함께 어깨를 맞대면서 영화도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제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금년에도 또 변함없이 관광객들과 만나게 된 이 부산영화제가 더욱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한 해인 것 같습니다."

끝없는 상상력을 스크린 위에 펼쳐 우리 삶에 위로와 기쁨이 되어주던 영화.

그 즐거움을 다 잊어버리기 전에, 코로나19 시대에도 종식을 알리는 엔딩크레딧이 오르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정혜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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