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리모델링 말고 재건축? '갈팡질팡' 고민 빠진 1기 신도시 아파트 [여긴 왜!]

이강훈 기자

ygh83@tbs.seoul.kr

2023-08-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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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오래된 아파트를 새 것으로 탈바꿈하는 방법, 크게 재건축과 리모델링, 두 가지가 있죠.

수도권 5개 '1기 신도시' 가운데 평촌과 산본은 높은 용적률 사정상 재건축 보다 리모델링이 적합하단 인식이 일반적인데요.

그런데 요즘 곳곳의 단지에서 '리모델링 반대'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이강훈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강훈의 '여긴 왜!' 


오늘은 경기도 군포시 산본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합니다. 


단지 입구에 웬 현수막이 여러 개 걸려 있습니다. 리모델링 사업을 두고 서로 다른 주민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데요. 


무슨 상황인 걸까요?"

앞서 리모델링조합이 꾸려진 단지를 열거하며 '우리 단지도 적극 추진해야한다'고 독려하는 현수막.

그 옆엔 '리모델링이 웬말이냐'는 반대 구호가 붙었습니다.

리모델링 추진 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의 분담금을 내야할 것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입니다.

【 인터뷰 】 산본신도시 A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원장
"분담금 때문에 많이 좀 망설이시더라고요. 다른 단지에 비해 (추진에)좀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산본역 인근의 다른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 안전진단과 교통영향평가 통과 소식이 걸렸는데, 마치 시선을 빼앗듯 큼직한 글씨의 현수막이 '재건축준비위 구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안양시 평촌신도시의 한 단지에는 "리모델링 반대 서명이 55%를 돌파했다"면서 사업을 추진해온 입주자대표위를 강하게 비판하는 현수막도 걸렸습니다.

리모델링 보다 재건축이 더 사업적 실익이 클거라 판단한 주민들이 적극 행동에 나선 겁니다.

판단의 주 배경은 정부·여당이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책으로 지난 3월 국회에 발의한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재건축 시 용적률 상한을 최대 500%로 높여주겠다는 방침에,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눈과 귀가 쏠렸습니다.

이후 정부가 리모델링 단지에겐 세대수를 최대 21% 늘릴 수 있도록 특례를 주는 방안을 내놨지만, 이렇다 할 당근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경기도 B아파트 리모델링조합장
"신축 세대 비율을 21%까지 늘리더라도 실제로 도움이 안 돼요. 주택법상 전용면적의 40%를 늘리는 한도에서 하도록 돼있는데 그 기준 자체를 변경시키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요. 수직증축을 가능하게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니 결국은 리모델링이 상당히 소외 받고 있고, 정책적으로 지원을 못 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산본신도시에선 이미 꾸려진 리모델링추진위원회를 해체하고, 재건축 추진으로 확실히 가닥을 잡은 단지 사례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산본신도시 세종주공6단지 재건축추진위원장
"현재 용적률이 226%인 상태로는 현행 재건축법으로는 수익률은 좀 안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러 좋은 여건과 조건으로 용적률 혜택을 받을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리모델링 보다는 재건축이 훨씬 더 효율적,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분담금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1기 신도시 특별법' 처리 속도.

구체적 방침이 안갯속이다보니 리모델링과 재건축 모두 탄력을 잃고 잠시 관망세에 빠진 분위기입니다.

【 인터뷰 】 경기도 노후신도시정비과 리모델링지원팀 관계자
"그림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서 자기 단지가 어떤 조건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 알기 어렵고요. 용적률 상한을 높여준다고 해도 사업성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어서 주민들도 대기하고 있는 분위기예요. 뭔가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게 없습니다. 답보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국공동주택리모델링연합회 이봉철 회장은 TBS와의 통화에서 "1기 신도시에서 이미 리모델링조합이 설립된 단지는 대부분 흔들림 없이 추진할 분위기"라면서 "다만, 리모델링특별법이 빨리 입법화돼 현실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관건은 '갈팡질팡' 고민에 빠진 걸음마 단계 단지들이 향후 리모델링과 재건축, 어디로 향할지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강훈의 여긴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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