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린 이코노미 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상 혼자 사는 미국?

TBS국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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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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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취재] 정혜련, 안미연, 박로진 기자



2022년 8월 16일 발효
인플레이션 감축법, Inflation Reduction Act (IRA)

작년 여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

【 인터뷰 】브래드 글로서먼 / 태평양포럼 선임 고문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시기 제정된 매우 중요한 법입니다. 표면상으로는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제정됐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 법이 중점을 두는 것은 청정에너지 기술과 관련 산업의 인프라 개발과 확충입니다."

정혜련 기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 속 미국 내 물가상승 억제와 청정 에너지 생산 투자를 목표로 한 IRA는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후위기 대응책입니다.

법안은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도 포함하지만, 무엇보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 대응 관련 지출, 전기자동차 산업 활성화를 주축으로 하고 있죠.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혜련 기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 인터뷰 】트로이 스탠가론 /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본질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법입니다. 기후위기 대응 차원 내에서도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물가를 줄이려고 하죠. 예를 들어 (한국의) 한화큐셀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해당 투자로 한화큐셀은 비용 절감을 누릴 수 있게 될텐데요. 경우에 따라선 70%까지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겁니다."

【 현장음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지난 2월 7일)
"인플레션 감축법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유의미한 투자입니다. 공과금을 낮추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정 에너지의 미래로 이끌 것입니다. 우리는 후손들을 위해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정혜련 기자:
미 의회를 통과한지 1년이 지난 현재, IRA는 눈에 띄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미국 내 청정에너지 부문에 전례 없는 수준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투자되는 예산의 절대 액수가 역대급으로 큰데다 명확한 금액 지급 기준까지 가진 IRA에 호응하는 관련 기업은 비단 미국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관련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정부의 보조금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 현장음 】앤드류 포레스트 / 호주 포테스큐메탈 그룹 회장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우리와 같은 투자자들을 끌어 모을 겁니다. 우리는 녹색 에너지와 녹색 수소 산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고, 수만 명의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죠.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입니다."

【 현장음 】미구엘 스티웰 드 안드레이드 / 포르투갈 EDP 사장
"우리는 향후 4년간 250억 유로를 투자할 겁니다. 그 중 약 45%는 미국에 투자됩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영향에 따른 것이죠."

정혜련 기자:
IRA로 미 정부가 얻고자 하는 건 자국 내 재생에너지와 청정산업 기반의 확대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2035년까지 발전부문의 탄소중립,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약속했는데요.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미국에 있어 국외 자원을 끌어오는 건 해당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부분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 산업의 공급망을 자국 내로 들여와 녹색 일자리를 증가시키는 것 또한 IRA의 핵심 목표입니다.

【 현장음 】스베인 토레 홀스더 / 노르웨이 야라 그룹 최고경영자
"현재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진정한 녹색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강력한 인센티브를 내세워 민간부문과 함께 녹색 암모니아 생산, 탄소 포집·저장 등 녹색 전환을 가속화할 녹색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죠. 이와 동시에 유럽에는 (정부와) 산업계 간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정혜련 기자:
'Made In USA'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환급을 비롯해 태양광, 풍력, 탄소 포집과 같은 녹색 기술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은 타국 기업에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친환경 기업이 대거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왔는데요.

이에 많은 나라들이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 현장음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자유무역협정은 유용하지만 규칙이 같을 때 이야기이죠. (프랑스 입장에서는 ‘공평한 경쟁의 장’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고요.) 더 이상 우리는 같은 위치에서 무역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산 우선 구매법, 100% 자국민에 초점이 맞춰진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법 등으로 인해 경쟁에 있어 불공정한 측면이 생겨났기 때문이죠. 먼저 이것들을 해결해야 하지만 시장을 더 개방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 현장음 】울라프 숄츠 / 독일 총리
"제가 볼 때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논의는 우리 유럽인들에게 유럽 내 투자 조건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검토하게 만드는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여기엔 제한된 시간 내 유럽판 보조금법을 보다 더 빠르고 융통성 있게 만들어 투자자들이 조기에 어떤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지 알게 하는 것도 포함되죠."

정혜련 기자: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내세운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정책은 반도체와 배터리의 세계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자국에서 생산한 소재와 부품 사용을 조건으로 한 '미국산 우대', '자국우선주의' 조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동맹국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혜련 기자:
미국의 자국우선주의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인터뷰 】브래드 글로서먼 / 태평양포럼 선임 고문
"이같은 지정학적 경쟁 속 가장 큰 우려는 중국인데요. 결국 미국의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에 있어서도 이런 기술에 대한 접근 또는 확산을 통제하려는 미국의 규정이 어떤 영향을 가져오게 될 것인지, 그들은 또 어느 편에 서야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 인터뷰 】태미 오버비 / 前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
"일반적이지 않게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매우 빠르게 제정됐습니다. 보통 규모가 큰 에너지 법안의 경우, 제정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18개월이 채 되지 않아 제정됐습니다. 발효되기 6-8주전 동안은 완전히 비밀리에 진행됐고요."

정혜련 기자:
바이든 정부는 왜 그렇게 서둘러 법안을 내놓았던 걸까요?

발전부문의 탄소중립은 에너지 안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2024년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기요금 인하로 표심을 얻기 위한 중요한 정치적인 이유이기도 하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태미 오버비 / 前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
"바이든 정부는 4년동안 가능한 많은 것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은 큰 목표들을 갖고 있죠."

【 인터뷰 】트로이 스탠가론 /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미국은) 중국산 핵심광물을 공급망에서 배제시키려는 목표가 있습니다. 핵심광물의 채광이나 재활용에 있어 중국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전 세계 리튬의 절반은 호주에서 채굴되지만 60% 이상이 중국에서 가공됩니다. 처리부문에 있어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이들 광물은 미래 경제와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핵심광물이죠."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실천 가능한 기후위기 대응면에선 부족해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혜련 기자: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항상 강조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즉시' 효과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일텐데요.

하지만 IRA엔 친환경 산업을 키우려는 계획뿐, 탄소 소비 감축 계획이 정작 빠져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은 단기적으론 중국 견제에 유용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동맹과 우방국에 피해를 주고, 전 세계적으로 자유무역과 시장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데요. 그 과정에서 대응 역량이 부족한 나라들은 더 큰 타격을 받게 되겠죠.

더군다나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0%를 함께 책임지고 있는 국가들인만큼 경쟁만이 아닌 양국 간의 협력 또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공급망은 유례없는 위기를 겪었고, 커지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 속 자원이 강력한 무기가 되어버린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지난 30년간 이어온 세계화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듯한데요.

갈라지고 지역 블록화되는 시대, 세계 경제의 성장과 기후위기 해결을 우리는 어떻게 이뤄나가게 될까요?

【 인터뷰 】태미 오버비 / 前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
"미국으로 인해 (세계 무역 기구가) 마비됐지만 그냥 멈춰있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이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그 결과로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된 것에는 더 큰 책임이 있죠. 이는 어느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 인터뷰 】브래드 글로서먼 / 태평양포럼 선임 고문
"먼저 이들 산업의 중요성은 물론, 리더십이나 리더 위치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만 합니다. 수익창출 면에서뿐만 아니라 더 큰 미래 지정학적 다툼에 있어서도 말이죠."

[인터뷰]


△ 트로이 스탠가론 (Troy Stangarone)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
-조지 메이슨대 소속 한국 대통령 자문위원
-미 외교협회(CFR) 연구원
-로버트 토리첼리 전 상원의원 외교통상 자문
 
△ 태미 오버비 (Tami Overby)
-알브라이트 스톤브릿지그룹(ASG) 수석 고문
-前 미국상공회의소 (USCC) 아시아 담당 부회장
-前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
-前 맥라티 어소시에이츠 선임 고문

△ 브래드 글로서먼 (Brad Glosserman)
-태평양포럼(Pacific Forum) 前 국장, 現 선임 고문
-일본 다마대 룰형성전략연구소CRS 부소장, 교수
-<피크 재팬> 저자

   ▶ https://youtu.be/RHejLNR1iz4?si=8-6Lo6_C2xZTaOz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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