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0년 넘게 넣었는데…" 택시기사 퇴직금 운영사 파산 위기

김승환 기자

orgio-orgio@tbs.seoul.kr

2023-09-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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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서울지역 개인택시기사들이 1인당 1500여 만 원에 달하는 금전적 피해를 볼 상황에 처했습니다.

기사들에게 퇴직금과도 같았던 복지금을 운영하던 단체가 파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인데요.

정식 퇴직금이 아니다 보니, 보상받을 길도 막막합니다.

김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택시 기사 이 모 씨는 최근 퇴직금처럼 생각해온 복지금을 포기했습니다.

복지금은 택시 기사를 그만둘 때 다른 기사들이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주는 형식으로, 개인택시조합이 계약까지 진행하면서 제도화됐습니다.

【 인터뷰 】이 모 씨 / 택시 기사
"개인택시를 그만두면 목돈을 좀 마련해 주자는 취지로 나가는 사람한테 전별금을 좀 주자해서 만들어진 거죠. 과거에는 조합에 가입하면 의무가입이 됐었어요. 퇴직금 같은 그런 개념이었죠."

이 씨가 33년 일해 적립한 복지금은 총 3천만 원, 하지만 중도 탈퇴하게 되면서 그동안 납입한 1800만 원만 돌려 받았습니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탈퇴를 결정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원금조차 못 받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이 모 씨 / 택시 기사
"이직 위로금이 연체돼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줘야 하는데 못 줄 돈이. 그런데 그게 매월 늘어난다는 거죠. 아무렇지 않다고 하는데 실제 속내를 보니까 많이 상해있는 거예요. 복지회 자체가 부실하고 그래서 탈퇴를 하게 된 거죠."

실제로 복지금 운영현황을 들여다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미 이직한 사람에게 줘야 할 돈만 240억 원 넘게 밀려 있습니다.

여기에 아직 영업 중인 택시기사 4만여 명 몫으로 적립된 금액이 6천억 원.

원금만 해도 4천억 원인데 잔고는 고작 5억 원뿐입니다.

투자로 원금을 불리는 형식인 퇴직금이나 연금과는 달리 지급금을 그때그때 모아서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그동안 쌓인 게 없는 것입니다.

더욱이, 택시를 그만두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신규 기사 유입은 줄면서 적자 규모가 더 빠르게 불어났습니다.

【 인터뷰 】이모 씨 / 택시 기사
"국민연금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들어오는 사람은 안 들어오고 나갈 사람은 많고. 1, 2년 후에는 파산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기사 1인당 평균 1500만 원.

많게는 최고 4천만 원까지 적립돼 있지만, 정식 퇴직금이 아니다 보니 법적 보호를 받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최근엔 복지금 운영 단체와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의 법인이 분리돼 있어 복지금 지급에 대해 조합 측 책임은 없다는 법원 판결까지 나온 상황.

결국 복지금 운영사가 파산한다면 기사들은 손 벌릴 곳이 마땅치 않게 됩니다.

조합 측은 해결 방안을 마련중이라면서도 책임에 대한 대답은 회피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차순선 /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TF팀에서 재산을 정리해서 밀린 사람을 정리해 주는 게 맞냐, 운영 제도를 바꿔서 해결하는 게 맞냐 연구를 하고 있어요. 47년 전에 만들어질 때 제도가 잘못 만들어진 거거든. 지금 와서 수면에 올라오는 것뿐이야."

개인택시기사들의 복지금에 이미 위험 신호가 포착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조합도, 또 돈이 묶인 기사들마저 파산할까 우려해 쉬쉬하며 문제를 방치하는 상황.

그 사이 이를 모르는 신규 택시 기사들의 가입은 계속되고 있어, 추가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TBS 김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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