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강한 비 또 온다"…'서울 반지하·빗물받이' 침수대비 얼마나?

최가영 기자

going1225@tbs.seoul.kr

2024-07-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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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이번 주 계속된 폭우로 중부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컸습니다.

지난 장마철 서울에서도 반지하 주택이 잠기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올해도 많은 비가 예보된 가운데 침수 대비는 잘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최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2년 전 장마철 내린 폭우에 서울 관악구 일대 반지하가 잠겨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향후 20년 안에 서울 시내 반지하 20만여 호를 없앤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 서울시의 반지하 매입률은 1.2% 수준.

여전히 반지하 임대 문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관악구 신림동 A 부동산 중개인
"(계속 입주하시는 분들이 있긴 해요?) 그렇죠. 뭐 위험한 줄 알면서도 돈 없으면 어떡해. 싼 데로 들어가야지."

이런 상황에 서울시는 임시방편으로 반지하 가구에 빗물을 막아줄 물막이판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서울 전역 물막이판 설치율 평균은 61%.

자치구별 물막이판 설치율도 제각각입니다.

물막이판이 설치되긴 했지만 사실상 지면 아래로 설치된 곳도 있고, 반지하가 침수될 경우 탈출을 방해하는 고정형 방범창을 개폐형으로 바꾸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침수 방지 시설이 되려 침수 이력 낙인을 만들고 집값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에 임대인들이 시설 설치 신청을 하지 않은 겁니다.

【 인터뷰 】 반지하 주택 임대인
"그거 해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요. 그래서 보기도 싫고 우리 집 (침수됐었다고) 광고하는 거고 월세도 못 받아먹고. 나는 신청 안 했어요. 신청하면 해주더라고."

임대인이 직접 물막이판이나 개폐형 방범창 등의 지원을 신청하지 않으면 설치를 강제할 수 없는 신청주의도 문제로 꼽힙니다.

【 ☎ 인터뷰 】김학수 / 국립재난안전연구원(도시홍수 실험팀)
"(침수 방지 시설이) 지하에 있는 그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침수를 지연시켜주는 역할도 동시에 하는 겁니다. (시설 설치가) 권고는 되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게 지침상에서 반드시 그렇게 해야 된다고 명시하고 있지는 않아요."

시설물 설치에 앞서 취약가구 대피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먼저란 지적도 나옵니다.

【 ☎ 인터뷰 】문현철 /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
"보다 먼저 해야 되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 됐을 때는 통행금지하거나 대피 명령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라고 하는 법에 의해서 다 이렇게 정해져 있는 것들만 제대로 시행을 해도 사람이 한 명도 안 죽을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폭우 시 취약가구의 대피를 돕는 '동행파트너' 제도를 확대해 운영할 방침입니다.

여름철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일대.

2022년 8월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자동차 높이까지 도로가 완전히 잠겼습니다.

【 인터뷰 】강천형 / 서울 송파구
"침수된 사례가 있다 보니까 출근할 때 '나 침수돼서 지각하면 어떡해? 다치면 어떡해?'"

당시 도로 침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건 관리가 안 된 빗물받이였습니다.

담배꽁초나 여러 쓰레기로 막혀 배수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TBS가 둘러본 서울 곳곳 빗물받이는 여전히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막혀있었습니다.

또 빗물받이에서 올라오는 악취를 막기 위해 인근 상가나 주택에서 빗물받이를 고무판으로 덮어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빗물받이 관리 전담 인력을 100명으로 늘리고 쓰레기를 버리지 말란 의미의 노란 띠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TBS가 만난 시민 10명 중 9명은 노란띠의 의미를 알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강천형 / 서울 송파구
"그냥 올라가지 말라고 그런 건가?"

【 인터뷰 】이승환 / 서울 강남구
"뭔가 담배꽁초 따로 버릴 수 있게끔 차라리 그런 쓰레기통 같은 거라도 준비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집중호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TBS 최가영입니다.



취재 최가영
촬영 김용균 고광현
편집 김희애
CG 그래픽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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