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100억 투입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 주민들 의견은?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4-09-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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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서울시가 세운상가 일대 공중보행로 철거 계획을 밝힌 가운데, 주민들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합니다.

빨리 철거해달라는 요청이 있는 반면, 활용하려는 노력 없이 섣부르게 철거를 결정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보도에 조주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세운상가 보존과 활성화를 위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1,109억 원을 투입해 만들었던 종로구 세운상가의 공중보행로.

2·3층 건물 옆에 떠있는 이 길은 사람들만 다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개통한 지 2년 만에 사라지게 됐습니다.

서울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삼풍상가와 PJ호텔 사이 약 250m 구간의 보행교를 철거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에서 청계·대림상가, 삼풍상가·PJ호텔, 인현·진양상가까지 약 1km 구간에 걸쳐 있는데, 이 중 일부를 먼저 철거할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 인근 상인들과 근처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 현장음 】박정민 / 서울 중구
"천억 이상이 들어간 결과물을 갖다가 '어떻게 하면 이거 잘 보존하고 활성화할 수 있을까' 그 생각보다는 '이걸 철거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깔린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시설에 대한 관리가 전혀 안 돼요. 누수가 되고 비둘기가 똥을 싸고."

애초에 철거할 생각으로 진행하다 보니 관리를 안 하고, 그러다 보니 흉물이 돼 철거할 수밖에 없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며 세금과 시간이 낭비됐고 꼬집습니다.

반면 해당 공중보행로를 이용하는 시민이 적고, 공중보행로가 오히려 지상의 보행·가로 환경을 저해해 철거에 찬성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공중보행로의 하루 평균 보행량은 1,757건으로, 계획 당시 예측치의 6.7%에 불과합니다.

또 공중보행로가 햇빛을 가려 어둡고, 보행로를 받치고 있는 기둥 때문에 지상 보도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도 지속적으로 발생했습니다.

【 현장음 】김권순 / 청계상가 개발대책위원회
"그냥 방치돼 있죠. 1층 상가는 지금 주간에도 아주 어두컴컴해요."

철거 자체에는 동의하더라도, 일부 구간만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도 합니다.

【 현장음 】김범영 / 서울 영등포구
"어차피 삼풍상가하고 지금 PJ호텔 건물은 철거해야 할 건데, 그러면 건물 철거할 때 같이 공중 보행로도 철거하면 될 텐데 굳이 건물은 남겨두고 공중 보행로를 먼저 철거하는 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잘되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와 PJ호텔 등 건물 7동을 모두 허물고 공원화할 계획인데, 나머지 구간의 구체적인 철거 일정은 나오지 않았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곳을 한꺼번에 공원화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여건이라며, 이번에 삼풍상가와 PJ호텔 구간 공중보행로를 철거해 통행 불편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현장음 】진명국 / 서울시 도시재창조과 세운지구활성화팀장
"지상부를 이용하는 1만 2천 명의 시민분들이 지금 불편을 겪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점을 조기에 해소가 가능하다면 철거하는 것도 좋지 않나…."

또 해당 구간 공중보행교가 철거되더라도 나머지 구간들과 단절되지 않고 지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동선이 연결되도록 설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는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중보행로 일부 구간 철거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TBS 조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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