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그 많던 알래스카 대게는 어디로 갔을까? [인싸_리서치]

이은성 기자

lstar00@tbs.seoul.kr

2023-10-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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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에서 2021년 사이 미국 알래스카 베링해에서 대게 100억 마리가 사라졌습니다.

그 원인은 놀랍게도 바로 지구 가열(지구온난화)로 인한 ‘아사(餓死)’.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연구팀이 알래스카 대게는 남획이 아닌 기후변화로 인해 굶어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대게의 실종을 알래스카를 둘러싼 베링해 동부의 해수 온도 상승과 연관지었는데요.

냉수성 어종인 대게는 2도 이하의 차가운 물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2018년 바다의 폭염인 ‘해양 열파’로 해수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대게의 칼로리 소모량이 급증했습니다.

실제 2017년에 비해 2018년에 대게가 소모한 에너지는 4배가량 증가한 반면 해양 열파로 인한 먹이 사슬 파괴로 대게의 먹이는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필요한 에너지는 많아졌는데 먹어야 할 만큼 먹지 못한 대게들이 굶어 죽었다는 얘기입니다.

대게 수 급감으로 결국 지난해(2022년)부터는 베링해에서 대게잡이가 중단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연구팀은 “알래스카 대게에게 벌어진 일은 기후위기가 급속히 가속화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현재 데이터로 봤을 때 ‘대게 아사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최근 이탈리아 연안에서 조개와 홍합을 마구 잡아먹어 골칫거리가 된 ‘푸른 꽃게’도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 파괴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지구의 해수면 온도는 6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고, 북극의 평균 기온은 지구보다 최대 4배 가까이 오르며 경고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사라지고 있는 알래스카 대게, 다음은 누구 차례일까요?

[인싸_리서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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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이은성
편집 김은진
그래픽 김지현
자막 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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