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세계] 미 대선-'대놓고 지지하고 투표 독려'하는 선거 활용 마케팅

안미연 기자

meeyeon.ahn@seoul.go.kr

2020-10-1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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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한편으로는 기업들의 마케팅 경연장이기도 한데요.

기업뿐 아니라 스타를 비롯한 유명인과 언론사들도 투표를 독려하고 특정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하기도 합니다.

우리와 다른 미 대선 캠페인, 오늘은 선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과 그 효과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 기자 】
▶ 안미연 기자 :
"투표하면 아파트와 자동차를 드립니다."

지난 여름, 러시아 정부가 개헌안 국민투표를 할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종신집권을 위해 내놓은 투표 독려책입니다.

고가 경품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도 투표를 독려하는 다양한 마케팅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정혜련 기자와 함께 살펴보는 미 대선 캠페인.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재미도 있고 투표율도 높이는 선거 마케팅을 소개해 드립니다.

▶ 안미연 기자 :
'커피 컵 모의 투표'
유명 편의점 업체가 대선 때마다 진행한 마케팅 전략인데요. 커피를 살 때 빨간색, 파란색 두 가지 색 컵 중에 투표할 후보의 컵을 고르도록 한 거죠.

▷ 정혜련 기자 :
이 업체는 미국 전역에 팔린 컵의 개수를 색깔별로 집계해 후보 득표율을 추정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탓으로 생략했지만 그동안 다섯 번이나 진행했고, 그 중에선 예측 결과가 실제 대선 결과와 딱 맞아 떨어진 경우도 있었는데요.

▶ 안미연 기자 :
커피 매출도 올리고, 투표 결과도 맞추고, 업체로서는 최고의 마케팅 전략이 된 셈인데 그만큼 투표 독려 효과도 컸겠죠?
선거를 활용한 기업의 마케팅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사진]
지금 보시는 건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신제품 반바진데요. 글자 보이시죠?

▷ 정혜련 기자 :
'Vote the Assholes Out' - '투표로 멍청이들을 내몰아버리자' 이런 메시지를 새겼네요? 도발적인 표현으로 투표를 독려합니다.

▶ 안미연 기자 :
이 영상도 한번 보실까요? 유명 보드카 업체가 이번 대선 첫 TV 토론에 맞춰 3년 만에 선보인 TV 광고입니다.

[보드카 TV 광고 영상]

▷ 정혜련 기자 :
투표를 먼저 하고 술을 마시라고 얘기하고 있네요. 애주가라면 포기할 수 없는 투표의 유혹일 것 같습니다.

▶ 안미연 기자 :
흑인과 청년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선거 마케팅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 정혜련 기자 :
네, 실제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선 18~29세의 젊은 층의 절반 정도가 투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겨냥한 전략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안미연 기자 :
맞습니다. 한 유명 게임업체 프로그램에는 바이든이 등장하기도 해요. 게임 안에서 바이든 캐릭터로 홍보한다니 새로운데요.

▷ 정혜련 기자 :
네, 게임도 그렇지만 SNS만큼 젊은 유권자들을 겨냥하기 좋은 것이 없죠? 바이든 선거 캠프에선 15세 소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식 계정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저는 미셸 오바마의 목걸이도 생각이 나는데요.

▶ 안미연 기자 :
바로 이 목걸이죠? 'V-O-T-E'(투표) 영문 이니셜이 장식된 금목걸인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셸 오바마가 착용한 겁니다.

연설 직후 실검에 오르기도 했는데, 이 작은 목걸이 하나로 큰 메시지를 전한 거죠.

▷ 정혜련 기자 :
네, 작은 소품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또 있습니다. 컵, 모자, 티셔츠 등 일명 '정치 굿즈(Goods)'의 효과인데요. 미 유권자들은 지지하는 후보의 메시지가 담긴 티셔츠를 입고
얼굴이 그려진 머그컵을 들고 정치를 논하죠.

▶ 안미연 기자 :
맞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 구호인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나 바이든의 선거 구호인 '미국의 정신을 되찾아서'(Restore The Soul of America) 등이 '굿즈'의 카피가 된 셈이고요.

▷ 정혜련 기자 :
그렇습니다. 이런 '굿즈'는 후보자의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지지자들의 결집을 돕는데요. 뿐만 아니라 판매량을 통해 민심의 향방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합법적이고 투명하게 선거자금을 모으는 후원금 창구 역할까지 하죠. 한 번에 네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겁니다.

▶ 안미연 기자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 이렇게 새겨진 트럼프 모자는 작년 6월 기준으로 약 백만 개나 팔렸습니다. 선거자금을 충당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거죠.

이렇게 다양한 마케팅이 총동원된 미 대선.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현지에서 느끼는 대선 열기는 과거만큼 뜨겁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 정혜련 기자 :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은 정치적 성향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지지하는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요.

▶ 안미연 기자:
미 대선에선 유명 인사들뿐만 아니라 언론사도 공개적으로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언론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선거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습니다.

▷ 정혜련 기자 :
미 언론사들의 대선 후보 지지는 1860년 에이브러햄 링컨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뉴욕타임즈(NYT)로부터 시작된 관행이기도 한데요.

워싱턴포스트, 시애틀타임스, 시카고트리뷴, 그리고 이달 초 뉴욕 타임즈까지 10여 개 매체가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 안미연 기자 :
그렇다면 트럼프를 지지한 언론은 어딜까요?

▷ 정혜련 기자 :
언론 뿐 아니라 교육계도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곳은 없습니다.

▶ 안미연 기자 :
업체들과 후보들의 열띤 선거 마케팅.
뿌린 만큼 거둘 수 있을까요? 그 결과는 2주 후면 공개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미 대선 캠페인에 대해 알아보는 세 번째 시간으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정치 광고의 세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ON 세계>로 보는 미 대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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