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월뉴공] 인구의 진실…너무 많아서? vs. 빨리 줄어서?

월드뉴스공장

worldnews@tbs.seoul.kr

2023-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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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취재] 안미연, 정혜련 기자




【 외신보도 】
'세계 인구 80억 명 돌파'

'거대한 인구 집단, 증가는 계속된다.'

인구 증가

【 현장음 】인도 벵갈루루 시민
"인구가 나날이 증가함에 따라 천연자원은 물론, 일자리도 계속 감소하고 있죠."

【 현장음 】인도 델리 시민
"일자리도, 살 공간도 없어지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사람들은 타인의 재산을 빼앗을 지경까지 이르게 될 겁니다."

인구 감소

【 현장음 】대한민국 서울 시민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어서 국가 경쟁력이 줄어들고."

【 현장음 】대한민국 서울 시민
"(계속) 감소하다 보면 무인도가 될 수 있는 그런 상황까지도 가게 될 거란 생각에 마음이 굉장히 슬프고 우울합니다."

세계 인구 80억 시대의 두 얼굴.

우리 괜찮은 걸까?



안미연 기자:
지난해(2022년) 말 전 세계 인구수가 80억 명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수는 계속 증가 중인데요.

정혜련 기자:
우리 주위에선 저출생이다, 인구 절벽이다 이런 뉴스가 쏟아지고 있는데 무슨 말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세계 인구 증가의 상당 부분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저소득 국가들이 이끄는 상황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 인구는 하루 약 20만 명꼴로 증가하고 있죠.

안미연 기자:
물론 한날 한시에 기록된 지구상 모든 사람의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가장 근접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있죠.

정혜련 기자:
바로 유엔(UN)의 전 세계 인구 통계입니다.

【 현장음 】마리아-프란체스카 스파톨리사노 / 유엔 사무차장보
"(2022년) 11월 15일인 오늘, 전 세계 인구수가 80억 명을 돌파하는 (인류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안미연 기자:
세계 인구 80억 명 돌파를 두고 유엔은 공중보건 체계와 의학의 발달, 개인위생, 영양 상태 향상 등으로 인해 인간 수명이 늘어난 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정혜련 기자:
잘 사는 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적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고 교육 기회가 증가하는 등 인간의 삶의 질이 그만큼 향상됐음을 나타낸다는 것이죠.

안미연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극심한 빈곤을 겪는 인구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습니다만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감소해 왔는데요.

그렇다면 이쯤에서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정혜련 기자:
우리가 사는 지구는 하나뿐이고 크기와 자원도 한정돼 있는데 지구촌 인구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단 말이죠. 지구가 우리를 버틸 수 있을까요?

【 현장음 】중국 베이징 시민
"식량과 식량 안보, 자원, 환경, 기후, 에너지 위기 등 너무 많은 인구로 인해 발생할 문제가 우려됩니다."

【 현장음 】볼리비아 라파스 시민
"인구가 너무 많아요. 지구는 감당할 준비가 안 된 것 같은데 신과학 기술이 있다면 준비가 좀 될 수도 있겠죠."

【 현장음 】대한민국 서울 시민
"사람이 너무 많으면 좀 힘들 것 같아요."

【 현장음 】대한민국 서울 시민
"매체나 미디어에서는 문제라고 하니까 문제라고 받아들여지는 거 같은데, 환경 문제도 심해지고 있고…"

정혜련 기자:
물론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자원은 소비되겠죠.

인구수가 증가할수록 물과 같은 천연자원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야생동식물의 개체수 등도 줄어듭니다.


기후 위기까지 심화하는 가운데 현재 세계 인구가 지속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구 1.6개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이에 다수의 환경 전문가들이 지구 보호를 위해 인구 증가 제한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안미연 기자:
인구 증가가 지구 환경 악화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는 주장은 이 밖에도 많은 연구에 의해 뒷받침됐지만, 천연자원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영향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요.

2021년, 미국 내 인구 증가와 더불어 비재생 에너지(화석연료 등) 사용이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고요.



또 다른 연구에선 1980년에서 2017년 사이 중국의 경제 성장과 천연자원 소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증가시켰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정혜련 기자:
많은 환경 전문가들이 지금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의 원인으로 인구 과잉보다는 자원 소비를 지목하는 이유죠.

【 현장음 】마리아-프란체스카 스파톨리사노 / 유엔 사무차장보
"인구 증가는 매번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 문제로 이어지곤 하는데요, 이는 자원 소비와 탄소 배출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들의 대부분은 정작 인구 증가율이 매우 낮거나 정체된 국가들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사라 브라우너 오토 / 캐나다 맥길대 사회학 교수
"만약 인간이 한국과 캐나다 등 부유한 국가의 국민처럼 계속해서 (자원을) 소비한다면 80억 인구는 너무 많습니다. 지구는 자원을 무한대로 지원할 수 없습니다."

정혜련 기자:
지구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리게 한 핵심적 원인이 인구 과잉이든, 인간의 무분별한 자원 남용이든지 간에 앞으로 더 증가할 인구가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건 확실해 보이는데요.

안미연 기자: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현재 인구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는 상황에서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은 구식이 되어버린 것 같죠.

정혜련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인구 증가 속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요. 현재 전 세계 50개가 넘는 나라들에서 그 속도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제니퍼 시우바 / 미국 로즈대 국제학 교수
"전 세계 인구수는 금세기 내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상황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과거와는 다른, 차별화된 흐름일 겁니다. 우리는 매우 극명한 차이를 보게 될 거예요."

안미연 기자:
유엔은 전 세계 인구수가 2050년 97억 명까지 증가한 후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2080년경 104억 명 정도로 그 수가 절정에 이르렀다가 이후 20년 정도 그 수준을 유지한 후 결국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조엘 코헨 / 미국 록펠러대 인구학 교수
"(인구 감소에는) 세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해외 이민, 세 번째는 떨어지는 출생률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출생률 감소입니다."

정혜련 기자:
사실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것은 증가하는 인구수보다는 감소하는 인구수인데요.


이미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선 저출생을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고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이 5명보다 많은 나라의 수는 현재 전 세계에서 8개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사라 브라우너 오토 / 캐나다 맥길대 사회학 교수
"이러한 추세는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날 겁니다. 그러므로 인구 감소라는 문제에 훨씬 더 먼저 직면하게 될 몇몇 국가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요.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남아시아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보다 한층 앞서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하게 되겠죠."

안미연 기자:
각국이 저출생률을 두고 고민이 깊어진 것은 출생률이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뭐니 뭐니 해도 경제 성장의 가장 좋은 파트너는 결국 사람, 많은 인력일 테니까요.

【 인터뷰 】샤오린 쉬 / 미국 노스이스턴대 경제학자
"(저출생은) 노동력의 수준이 감소하면서 공급 또한 감소하게 될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사람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죠. 그와 동시에 소비자가 감소하고, 그렇게 되면 또 수요가 감소하면서 결국 종합적으로 세계 수준에서의 생산과 거시적 수준에서의 국내총생산
(GDP) 역시 감소하게 된다는 겁니다."

안미연 기자:
물론 다수의 인력이 무조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죠.

정혜련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젊은 인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의 경우만 봐도 이들 국가가 젊은층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에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빈곤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거든요.

안미연 기자:
거기에 더해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인구와 더불어 기아 인구도 계속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죠.

특히 어린 아이들은 영양 성분이 우수한 음식을 섭취해야 하지만 여전히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인터뷰 】조엘 코헨 / 미국 록펠러대 인구학 교수
"현재 우리는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조차 제대로 돌보고 있지 못합니다. 성장 발달 지연을 겪는 전 세계 5세 이하 아동의 수는 22%에나 이릅니다. 성장 발달이 지연되는 아동의 경우, 뇌세포 간 연결이 활성화되지 못하는데요. 이는 곧 취학 아동의 학습 발달 장애로 이어지며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의 아동은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큰 문젭니다. 우리 미래를 우리가 버리고 있는 셈인데, 왜냐하면 미래는 지금 내가 아닌 아이들이니까요."

정혜련 기자:
같은 맥락에서 인구와 국내총생산(GDP)이 상관관계가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인구 감소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인구 구조의 변화라는 것이죠.

【 인터뷰 】토마스 소보카 / 비엔나인구정책연구소 부회장
"인구 구조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지탱하는) 생산 연령 인구는 크게 줄어들고,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는 경제와 경제 시스템이 대처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왜냐하면 세금을 내는 노동자는 점점 줄어들고,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죠. 반면 지원과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들은 계속 늘고 있고요."

*생산연령인구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의 인구 (15~64세)


정혜련 기자:
지구촌 80억 명 시대…. 이 80억이라는 숫자는 인류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그동안 진화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저희와 이야기를 나눈 전문가들은 지구의 적정 인구가 얼마인지를 걱정하기보단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물을 때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 인터뷰 】스튜어트 지텔-바스텐 / UAE 칼리파대 인문사회과학 교수
"지구촌 인구는 이번 세기 내 전 세계 인구수는 20억 명 정도 더 증가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원) 소비 등에 있어서 지금보다 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해 나간다면 (인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 】조엘 코헨 / 미국 록펠러대 인구학 교수
"지구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당할 수 있는지, 얼마만큼의 수가 너무 많은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문제이고요, 그것은 우리가 이 지구촌 인구를 어떻게 지켜나가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안미연 기자:
사실, 우리나라의 예만 봐도 정확하게 몇 명의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진 않습니다.

그보단 얼마나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 상황인데요.

정혜련 기자:
다시 말해 인구의 감소율과 그로 인해 발생할 변화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잘 준비되어 있는지가 정말 중요해진 거죠.

【 인터뷰 】사라 브라우너 오토 / 캐나다 맥길대 사회학 교수
"각국 정부는 성공을 평가하는 잣대로 경제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의 복지 증진에 초점을 맞추는 일에도 그만큼의 노력을 쏟는다면 새로운 가족 형태의 수용과 인구 감소 시대로의 전환이 좀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겠죠."

안미연 기자:
그러고 보니 인구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환경, 경제, 복지에 미칠 영향을 넘어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할 보이지 않는 큰 힘을 가진 열쇠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삶의 질이 좋아야 행복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정혜련 기자:
맞습니다. 지구도 지키고, 지속 가능한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선 변화하는 인구 통계에 맞게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려는 노력이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시점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 조엘 코헨 (Joel Cohen)
-미국 록펠러대 인구학 교수
-미 컬럼비아대 인구학 교수
-록펠러대 & 컬럼비아대 인구연구소 소장
-미 외교협회 (CFR) 회원
-1999 미 타일러상 수상
-미 하버드대 응용수학, 인구학 박사

△ 토마스 소보카 (Tomas Sobotka)
-오스트리아 비엔나인구정책연구소 부회장
-빈 인구연구소(VID) 책임자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교 인구통계학 박사
-유럽인구학회(EAPS) 소속
-2017 알리안츠 유럽 인구통계학자상 수상

△ 제니퍼 시우바 (Jennifer Sciubba)
-미국 로즈대 국제학 교수
-미 싱크탱크 윌슨센터 연구원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8 Billion and Counting' 저자


△ 스튜어트 지텔-바스텐 (Stuart Gietel-Basten)
-UAE 칼리파대 인문사회과학 교수
-前 홍콩과학기술대 사회과학·공공정책학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 역사인구학 박사
-'Why Demography Matters' 저자

△ 사라 브라우너 오토 (Sarah Brauner-Otto)
-캐나다 맥길대 사회학 교수
-인구구조 연구소 소장
-미국 미시건대 사회학 박사

△ 샤오린 쉬 (Xiaolin Shi)
-미국 노스이스턴대 경제학자
-Learning Lab International 공동 창립자
-Ciprun Global, Inc 연구 책임자
-前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 전략연구원


취재·구성 : 안미연, 정혜련, 허지성 
연출: 최인정 
촬영: 차지원, 손승익 
CG: 김지현, 정유진 
음악: 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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