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정문 앞에 야산이 턱" 진출입로 없는 아파트…대책은 더 속탄다? [여긴 왜!]

이강훈 기자

ygh83@tbs.seoul.kr

2023-03-2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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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수도권의 한 대단지 아파트가 완공된지 2년이 넘도록 '유령 건물'로 방치돼 있습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미분양 아파트 얘기냐고요?

그건 아니고요.

사람과 차가 다닐 길이 없어서 그렇다는데, 듣고도 선뜻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이강훈 기자의 '여긴 왜'에서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최고 38층, 2천 세대 대단지.

2년 전 완공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의 한 아파트(삼가2지구 뉴스테이 힐스테이트용인 아파트)입니다.

어수선한 공사용 도로를 따라가보니 키 높은 울타리가 막아섭니다.

여기 진입로가 정문 자리인 것처럼 보이는데 정문 다운 시설물은 없는 상태입니다.

【 현장음  】 이강훈 기자
"정문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을까요? 여기가 정문은 아닌 거죠?"

【 현장음 】 현장 관리원
"정문은 저쪽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현장음 】 이강훈 기자
"저쪽이요? 산 너머요? 단지 안에서 정문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현장음 】 현장 관리원
예."

이번엔 야산을 빙 돌아 단지 서쪽에서 접근해 보는데,

아파트 3층 높이에서 갑자기 끊겨버리는 도로.

【 현장음 】 이강훈 기자
"지금 수풀을 헤치고 걷고 있는데 저쪽으로 아파트 정문이 보입니다. 아파트 정문이 있는데 지금 이렇게 야산으로 완전히 입구가 막혀 있습니다. 당연히 진입로가 있어야 할 곳에 진입로가 없고, 차량이나 사람이 전혀 들어갈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적막감만 감도는 이 아파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8년 임대 후 분양' 조건으로 지은 공공지원형 민간임대아파트(삼가2지구 뉴스테이 힐스테이트용인)입니다.


완공은 했지만 당초 계획한 진출입로가 만들어지지 않아 지금까지 사용 승인이 안 났고, 가스·전기·상하수도 시설도 설치를 못했습니다.


당연히 입주자 모집도 못 해, 지금까지 '빈집 상태'.


진입로가 예정됐던 땅은 단지 바로 앞 도시개발사업지구(역삼구역도시개발사업) 영역으로, 지난 2018년 양쪽 사업시행자가 함께 도로를 개설하기로 협의했습니다.


그런데 한쪽에서 아파트를 다 짓는 사이 도시개발사업은 속도를 못 내고 조합장이 수차례 교체되는 등 진통을 겪다, 도로 개설이 아예 중단된 겁니다.


이제 와서 나랏돈 수백억 원을 더 끌어와 도로용 땅을 사들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경기도 용인시 삼가동 힐스테이트용인 아파트 
<사진=TBS>  

결국 돌파구는 다른 방향에서 나왔습니다.

기존 정문이 아닌 단지 동쪽 공원(역북2근린공원) 용지에 대체 진입로를 만드는 안.

그런데, 대체 도로가 공원 지상이 아닌, 지하에 건설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주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또 걱정이 생겼습니다.

【 인터뷰 】 홍석지 / '삼가동 힐스테이트 입주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입주를 하더라도 지하도로를 거쳐서 정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입주민 입장에서는 생활에 불편을 많이 겪을 것 같은데 원만히 해결되길 바라고요."

용인시는 '지하 진입로'가 확정된 것인지를 묻는 TBS 질의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용인시 관계자
"지하로 갈지, 지상으로 오픈해 갈지 부분도 지형적인 내용과 구조성, 안전성 등에서 문제를 봐야 하거든요. 그런 부분도 사업자 측의 제안이나 우리 용인시 관련 부서들과 검토하고 있는 거죠. 확정한 내용이 아닌 거죠."

문제는, 대체 진입로가 지상이 되든, 지하가 되든, 용인시청사와 상권이 있는 중심 대로와 직결되지 못하고, 300~400m를 더 돌아 'ㄱ'자로 우회해야 해 주민들의 불편이 클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향후 주민들이 입주한 후에도 기형적 진출입로에 대한 불만과 민원은 계속해서 용인시와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이강훈의 '여긴 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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