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류 최악의 마약 '펜타닐', 백신으로 마약 중독 치료? [인싸_리서치]

이은성 기자

lstar00@tbs.seoul.kr

2023-11-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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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는 놀랍지 않은 미국의 ‘좀비 거리’.

미국 청장년층(18세~49세) 사망 원인 1위 ‘펜타닐’.

한때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한국도 이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약의 위험성은 무엇보다 한 번 손대면 끊을 수 없는 중독성에 있습니다.

이 지독한 중독을 끊어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마약 백신’ 개발이 한창입니다.

미국 휴스턴대 연구진은 금단증상의 끝판왕, ‘펜타닐’을 무력화할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하면 생기는 항체가 펜타닐에 결합해 펜타닐이 뇌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리입니다.

동물실험 결과, 펜타닐을 투여한 쥐는 꼬리 부분에 열을 가했을 때 고통에 둔감했지만 백신을 접종한 쥐는 반응 속도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또 백신을 접종한 쥐들에게서는 펜타닐이 뇌에서 거의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내년(2024년) 9월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FDA에 임상시험 허가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브라질은 코카인 백신 ‘칼릭스코카(Calixcoca)’ 동물실험에 성공했습니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연방대 연구팀은 ‘칼릭스코카’가 코카인이 뇌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마약을 투약해도 쾌락을 느끼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임신한 쥐에게 투여했을 때 코카인이 태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몬타나대 중개의학센터 연구팀은 10년 이상 연구 끝에 내년(2024년) 초 펜타닐과 헤로인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백신 역시 칼릭스코카와 유사한 방식으로 펜타닐과 헤로인이 뇌에 도달하는 것을 막습니다.

그럼, 마약 백신이 개발되면 마약 중독, 걱정 없는 걸까요?

아쉽게도 그건 아닙니다.

일단 현재 개발 중인 마약 백신 대부분이 임상 1상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태로 실제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5년 이상이 걸립니다.

그 사이 신종, 변종 마약이 나온다면 기존 백신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코카인 백신 ‘칼릭스코카(Calixcoca)’를 개발한 프레데리코 가르시아 교수는 “백신은 코카인 중독자 중 약을 끊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대상”이라며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경고했는데요.

백신의 원리만 봐도 ‘예방’보다는 마약이 주는 쾌락과 흥분을 차단하는 ‘치료’가 주목적입니다.

마약 백신이 중독 치료에 강력한 무기가 될 수는 있지만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건 백신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시작하는 순간 중독으로 이어지는 마약, 가장 효과적인 백신은 마약을 시작하지 않는 거겠죠?

[인싸_리서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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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이은성
편집 김은진
그래픽 김지현
자막 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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