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단독] "아무리 급했다지만" 서울시, 200억대 마스크 수의계약 논란

강세영 기자

ksyung@seoul.go.kr

2021-06-0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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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서울시가 지난해 쓴 예산을 살펴봤더니, 수백억대 마스크를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다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여럿 발견됐습니다.

서울시 결산 검사 보고서 분석 기획보도.

오늘은 첫 순서로 불투명한 수의계약 문제를 강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3월, 서울시는 중국산 KN95 마스크 천200 만개를 사들입니다.

한 장에 천514원, 181억 원의 예산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마스크 계약 체결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됐습니다.

서울시는 입찰에 부칠 여유가 없는 재난 상황을 이유로,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 업체를 골라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상하수도 자동화시스템이나 기계설비 공사업 등을 하는 곳으로, 방역물품 거래와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가 이 업체와 계약한 내용은 2018년 서남물재생센터 전기공사 제어설비 구매설치 등 3건의 실적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방역물품 수의계약을 적극 독려할 정도로 당시 마스크 확보가 긴박했다는 게 서울시 해명인데, 업체를 고른 이유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 인터뷰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괜찮은 마스크를 수입하려고 했던 업체에서 알음알음 알아가지고 신용이 되고 규모가 되는, 계약서상에 보증보험이 가능한 업체를 확인해서 저희한테 들어온거죠. 그 분은 본인이 무역업을 가능하고 이렇게 알아보니 (마스크를) 수입할 수 있겠다고 해서 들어온거지, 저희가 특정업체를 타겟으로 한게 아니라..."

더군다나 납품기한을 100일이 넘게 보장해 줬는데, 마스크 조기 확보라는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시기, 서울시는 또 다른 업체에서 덴탈마스크 750만 개를 구입합니다.

비용은 49억여 원.

서울시와 계약이 전무한 이 회사의 전년도 매출액은 13억 원. 무려 380%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겁니다.

서울시 대다수 부서는 지난해 연말까지 이같은 계약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마스크 대란 시기에도 공개입찰로 전환했던 다른 지자체와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 인터뷰 】송명화 시의원(서울시 결산검사위원회)
"(지난해) 649건에 919억 정도가 방역물품 관련 수의계약이었고, 조달청에서 공개경쟁에 의한 입찰이 4월 13일 이후에는 원활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의계약을 한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 그런 점을 지양했으면 하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 스탠딩 】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 상황을 틈타 수의계약 남발로 예산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볼 대목입니다.

TBS 강세영입니다.

#마스크 #수의계약 #공개입찰 #서울시결산검사위원회 #송명화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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