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전 업계는 로비 강한 집단, 원자력 산업 머지않아 사양 산업 될 것!

고진경

tbs3@naver.com

2019-06-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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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야스코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장 <사진=tbs>
그레고리 야스코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장 <사진=tbs>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4부

[인터뷰 제3공장] -전화연결

원전 업계는 로비 강한 집단, 원자력 산업 머지않아 사양 산업 될 것!

- 그레고리 야스코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장



김어준 : 미국의 원전 안전에 관한 최고 감독 권한을 가진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 NRC 위원장을 역임하다 2012년 돌연 원자력계를 떠나서 반 원전 활동을 현재 하고 있는 인물이십니다. 이제 원전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때 원전 신봉자였던 그레고리 제코 전 NRC 위원장을 만나 보겠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레고리 야스코 : 저도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김어준 : 답변이 굉장히 짧으신 분이네요. 자, 이제 질문 드릴게요. 물리학자로 물리학을 전공하신 걸로 젊은 시절부터 원자력 업계에서 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원자력 업계에서의 커리어를 간단하게 좀 요약해서 알려 주세요.



그레고리 야스코 : 사실 제가 물리학을 전공을 했는데 처음에 물리학을 전공하고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을 그 당시에는 제가 원자력 업계에서 사실 많은 경험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에는 정책 쪽에서 관여를 하면서 원자력 관련 일을 시작했는데요. 맨 처음에는 미국 의회의 네바다 주의 해리 리드라는 상원의원님과 함께 원전과 관련된 정책 쪽에서 일을 하기 시작을 했고요. 그다음에는 또 매사추세츠주의 에드워드 마키라는 상원의원님과도 일을 했는데 두 상원의원님 모두와 제가 일을 할 때는 원전과 원전의 안전과 또 핵폐기물 그리고 그 외에 저희가 미국에서 하려고 했던 핵폐기물 저장소, 그런 부분의 이슈와 관련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김어준 : 마지막으로 이 업계에서 일을 하신 것은 원자력규제위원회, NRC의 위원장까지 하셨는데 NRC는 어떤 일을 하는 곳입니까?



그레고리 야스코 : 제가 처음에는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위원으로 들어가서 일을 하기 시작을 했고요. 그다음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위원장까지 돼서 전체적인 일을 도맡아 하게 됐습니다. 원자력규제위원회, NRC가 하는 일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기본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담보하는 그런 일을 하고 있고요. 원자력의 안전과 원전의 점검, 또 라이센스 같은 거 허가 내주는 일 등도 하고 있고, 기존의 원전의 안전도 저희가 모니터링하면서 또 신규 원전 같은 것들도 저희가 점검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원전 안전에 관한 정책도 만들고 그리고 실제 허가도 내고 그리고 감독도 하는, 안전에 관한. 그러니까 결국은 미국 대중에게 원전이 안전하다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도 하는 거죠?



그레고리 야스코 : 네, 지금 하신 말씀이 맞고요. 당연히 위원장의 역할로써 우리는 미국 대중들에게 원전이 안전하다, 원전 업계가 안전하다는 걸 저희가 설득을 해야 되는 역할이었는데 사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지금 NRC,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들이 사실 미국 대중에게 원전이 안전하다는 것을 설득해야 되는데 오히려 원전 업계와 더 가깝게 일하는 것을 제가 목도한 바가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NRC는 미국 대중들에게 원전이 안전하다고 설득하고 그리고 실제 원전이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데 그게 주 임무인데 실제로 일을 해 보니까 원전 업계를 대변하거나 변호하는 일을 더 많이 하더라. 그걸 깨닫게 되었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그레고리 야스코 :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인 NRC에서 일을 하는 동안 원전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을 하면서 대중의 이익을 제가 챙기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실제 일을 해 보니까 사실 저한테도 여러 가지 압박이 왔고 또 위원회 자체에도 여러 가지 압박이 와서 결국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관리·감독해야 되는 원전 산업을 오히려 지지하는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을 제가 목도했습니다. 원래는 독립된 규제기관의 역할을 해야 되는데 사실 실제로는 오히려 우리가 규제하고 감독해야 되는 원자력 산업계를 오히려 우리가 떠받쳐서 지지하고 있는 그런 것이 현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아마도 그런 현실을 깨달으면서 NRC를 떠나신 것 같은데, 그게 이제 동일본 대지진 이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어느 날 갑자기 든 것이 아니고 아마 점차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서 그렇게 변화가 일어났을 텐데 원자력 업계에 대해서 그런 의구심을 강하게 가지게 된 첫 번째 계기가 있습니까?



그레고리 야스코 : 제가 처음으로 원자력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 제가 ‘과연 이게 올바른 에너지원인가’ 라고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사고 이후였습니다. 그 당시 NRC에 압박이 내려 왔습니다. 제가 직접 그때 사고 당시에 목격했던 것은 일본에서 원자력 원전 사고가 난 이후에 거의 수십만 명의 일본 사람들이 집을 떠나서 대피해야만 했고 일본 경제도 휘청거리게 됐고 이걸 보면서 전 세계적으로 아주 큰 사건 사고였고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과연 앞으로 원자력이라는 것이 계속 유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어준 : 그 사고를 보시면서 당연히 NRC 위원장이니까 미국 내에서의 원전 안전 규정도 더 강화하려고 노력하셨을 거라고 짐작을 합니다. 틀림없이 그랬을 것 같은데. 그것이 NRC가 하는 일이라고 하셨으니까. 그렇게 미국 내에서 원전의 안전 규정을 더 강화하려고 했을 때 미국의 원전 업계는 어떻게 반응을 했나요?



그레고리 야스코 : 사고 이후에 NRC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테스크포스, TF를 만들어서 이에 대한 대응을 했고 또 4개월 후에, 동일본 대지진 사고가 난 4개월 후에 저희가 보고서를 발간을 했는데 이 보고서가 나오자 원전 업계뿐만 NRC의 위원들조차도 이 보고서에 대해서 반대표를 던지기 시작을 했습니다. 저희가 마련한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결국은 안타깝게도 제가 권고했던 사항 중에서 아주 몇 가지, 일부만 시행이 됐고 결국 원전 업계는 이러한 권고사항을 막는 데 성공을 했습니다.



김어준 : 대형 사고가 나서, 너무나 큰 대형 사고가 나서 안전을 강화하자는 당연한 보고서를 냈는데 원전 업계는 무슨 명분으로 그걸 반대를 했습니까? 당시 미국의 원전 업계는?



그레고리 야스코 : 당시 원전 업계에서 반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런 권고사항이 시행이 되면 결국 비용이 많이 들 거다.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안 된다.’ 라고 반대하는 거였고요. 또 두 번째로는 이런 권고사항이 시행이 되면 사람들이 ‘미국에 있는 원전이 안전하지 않구나.’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것도 싫었던 것 같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지명하고 당연히 법적으로 보장된 권한인데도 불구하고, 원전의 안전을 강화하는 것은. 그리고 당시 후쿠시마 같은 큰 사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원자력 업계의 힘이 더 셌던 건가? 이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죠. 원자력 업계의 로비가 그러한 법적인 권한이나 당연한 의무보다 더 힘이 셌던 겁니까?



그레고리 야스코 : 네, 맞습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같은 경우는 5명의 위원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위원장이긴 하지만 이러한 권고사항을 시행을 하려면 이 위원들의 도움이 있어야 되는데 원자력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위원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서 원전 업계를 지지하도록 조종을 했던 것이고요. 제가 위원장이긴 했지만 제 힘만으로는 이런 권고사항을 시행하기가 어려운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결국은 의회에 자기 편들도 위원회에 있는 위원들까지 자기 편으로 만들어서 결국 이런 강력한 로비 활동을 벌여서 결국은 권고사항이 시행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고, 이 사건의 계기로 제가 ‘정말 원전 업계의 로비가 아주 강력하구나’ 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김어준 : 그 말씀을 듣다 보니까 한국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한국에서는 원자력을 전공한 소수의 전문가 집단과 원전의 어떤 업계, 원전 업계가 만나서 원전 마피아라고 불리는 굉장히 강력한 이익집단을 만들어서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이게 한국 사회에서 주지의 사실인데, 그 말씀을 듣다 보니까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레고리 야스코 : 한국과 아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미국에도 원전과 관련된 아주 파워풀한 그런 로비를 하는 이익집단이 있습니다. 원자력 업계와 원자력 기업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이 원자력과 관련된 정책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김어준 :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강력한 이익집단, 여기에는 한국의 경우에는 언론과 정치인도 같이 강력하게 결속되어 있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그렇게 결속한 이익집단이 원자력이 환경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을 해요.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대체 에너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상을 대중에게 심어 주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미국은 어떻습니까?



그레고리 야스코 : 미국 상황도 상당히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결코 원자력이 기후 변화를 포함한 지금 가장 시급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라고는 저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 미국에 보면 98개의 원전이 있고 또 신규 허가를 받은 원전이 4개가 있는데 4개가 건설 중이었는데 이 중에 2개는 이미 캔슬이 됐고 나머지 2개는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한 3백억 달러 정도가 드는 정도로 비용이 마구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가장 비싼 방식이 바로 원자력이라고 보고 있고요. 물론 탄소 배출은 없지만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 생산 방식 중에서 가장 비싼 게 바로 원전이라 생각하고 있고, 또 말씀하신 것처럼 ‘원자력이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어떤 해결책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왜냐하면 사고가 나거나 뭐가 문제가 생기면 바로 이걸 닫아 버려야 되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지고 비용도 가장 비싸기 때문에 결코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원자력이 해결책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어준 : 관련 분야를 전공했고 그리고 미국 NRC 위원까지 지냈고 그리고 한때 본인이 원자력 발전의 신봉자였던 전문가가 하는 말이라서 굉장히 무게가 다른데, 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러한 강력한 이익집단인 한국의 보수 정치인이나 보수 매체들이 전 세계가 원전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이 주장에 대해서 팩트 체크를 좀 해 주십시오.



그레고리 야스코 : 그러한 주장은 틀렸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중국을 제외하고는 원자력을 대규모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 또는 이걸 증설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고 볼 수 있고요. 심지어 중국에서도 원자력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동시에 풍력 또는 태양광, 수력 이런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도 상당히 많이 사용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가 볼 때는 ‘원자력 산업은 죽어 가고 있는 산업이다, 사양 산업이다 라고 보고 있고요. 전 세계적으로 전기를 탄소 배출 없이 전기를,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가장 청정한 방식도, 가장 저렴한 방식이 신재생에너지라고 보기 때문에 미래는 신재생에너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한때 원자력 발전의 신봉자였던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을 지지했던 것으로. 그런데 이제는 신재생에너지로 모두가 전환해야 된다고, 원전은 더 이상 짓지 말고 반대하는 원전 반대론자가 되셨고, 그런데 원전 업계 한가운데 계셨던 분이고, 전공하신 분이기 때문에 그 견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아주 저희로서는 귀중했고요.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미국 NRC 위원장이었던 그레고리 야스코 씨를 만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레고리 야스코 : 우선 저도 이 프로그램에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저도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었습니다.



김어준 : 그리고 통역에는



김혜미 : 김혜미 통역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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