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 이명선 -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

조주연

tbs3@naver.com

2017-02-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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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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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제2공장]
Daum 스토리펀딩 화제의 연재글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
- 이명선 기자 (진실탐사보도그룹 '셜록')

김어준 : 최근 한 포털에서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 연재 글이 화제입니다. 그 주인공이 직접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이명선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명선 : 네, 반갑습니다.

김어준 : 정말로 반가우세요?

이명선 : 네, 저 팬입니다. 한 번도 빠짐없이 다 들었습니다. ‘공장장님’이라는 용어도 익숙합니다.

김어준 : 저희가 그 사실을 알고 섭외한 게 아니에요. 저희가 모신 이유는 뭐냐 하면 종편의 기자셨고 그러다가 방금 제목으로 말씀드린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 어떤 이유로 종편을 떠났고 지금은 ‘셜록’이라고 하는, 처음 듣는 수식어예요, ‘진실탐사그룹 셜록’에서 활동하고 계세요. 일단 ‘셜록’을 잠깐 설명해 해 주실까요?

이명선 :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심층탐사보도만 전문적으로 하고요, 그래서 르포 위주의 기사만 쓸 예정입니다.

김어준 : 그거 제가 굉장히 익숙한 분야인데.

이명선 : 지금까지는 전 오마이뉴스 기자인 박상규 지사와, 재심전문 변호사라고 하는 박준영 변호사가.

김어준 : 유명한 분이죠, 최근.

이명선 : 재심사건을 중심으로 이 같은 활동을 했는데 그것을 앞으로 셜록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적으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김어준 : 재심전문이라고 하는 것을 겪어보신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나간 사건 중에 이건 틀림없이 억울하게 기소되고 억울하게 형을 살았다는 분들 있잖아요. 그 사건을 찾아내서, 재심이 굉장히 어렵단 말이죠. 헌법에서 재심을 잘 안 받아줘요. 명백하게 새로운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3심제를 통해서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났기 때문에. 그런데 오마이뉴스에 계셨던?

이명선 : 박상규 기자.

이명선 : 그리고 변호사 중에?

이명선 : 박준형 변호사.

김어준 : 이 두 분이 힘을 합쳐서 그런 사건 중 일부를 찾아내서 실제 재심을 받아냈어요. 그래서 크게 화제가 되었는데 거기에 합류하신 거네요.

이명선 : 네.

김어준 : 그분들이 이제 아예 우리가 전문적으로 그룹을 만들어서 꼭 재심 사건이 아니어도 탐사취재를 통해서 진실을 새롭게 조망해 보자,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이명선 : 네, 그래서 취재기자뿐만 아니라 같이 활동하는 변호사들도 좀 있고 전직 형사 분도 함께 하실 예정입니다.
김어준 : 그래서 ‘셜록홈즈’에서 따온 ‘셜록’이군요. 저는 저를 ‘털록’이라고 부르거든요. 그럼 지금 후보 물망에 올라온 재수사나 재취재 대상이 어떤 게 있습니까? 이건 재취재죠, 기본적으로?

이명선 : 그렇죠. 부산 엄궁동 사건은 박상규 기자가 취재를 하고 있고.

김어준 : 엄궁동 사건은 뭔가요?

이명선 : 자세한 것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찾아보시면 되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간첩조작사건 관련해서 취재 중에 있고.

김어준 : 간첩 조작 사건은 거슬러 올라가면 60년대부터 있잖아요.

이명선 : 제가 맡은 것은 83년도 사건이고요, 보상청구와 관련해서 집중해서 다루어볼 예정입니다. 그때 다시 한 번 불러주시죠.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하는 거 보고요. 그런 ‘진실탐사그룹 셜록’이라고 하는. 그런데 이게 회사의 형태가 아닌가 보죠? ‘셜록’이라고 하는 거 보니까.

이명선 : 회사는 맞아요.

김어준 : 회사는 맞는데... 아, 이게 회사 이름이 ‘셜록’이에요?

이명선 : 네, 회사 이름이 ‘셜록’이고요, 언론사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게 변호사도 함께 하고.

김어준 : 아, 조합이...

이명선 : 전직 형사 분들도 함께 하고.

김어준 : 탐정이네요, 탐정회사.

이명선 : 사건에 개입을 하는 거죠, 사실상. 사실 제가 종편에 있었을 때 기사만 툭 던지고 마는 게 굉장히 불편했거든요. 그런데 ‘셜론’에서는 하나의 사건을 좀 긴 호흡으로 끌고 가려고 합니다.

김어준 : 취재도 하고 그것이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변호사 분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보통 일반 언론사는 취재를 하고 던지고 끝인데 여기서는 취재를 하고, 그것도 과거에 잘못 알려진 사건을 재취재를 하고 거기서 문제점에 있다면 변호사가 나서서 법적으로도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명예를 회복하기도 하고.

이명선 : 그렇죠. 그래서 지금까지는 시민 분들이 펀딩금액을 정말 많이 모금을 해 주셔서 기사를 쓰면 거기에 펀딩을 해 주시고 그 금액으로 재판 준비 비용을 마련해서 무죄를 받아내고 그랬죠. 사실 시민 분들이 많이 참여를 해 주신 결과라고 봅니다.

김어준 : 뭐라고 할까요? 일종의 사회적 언론사 같기도 하고.

이명선 :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김어준 : 사회적 언론사 같기도 하고. 저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네요. 기자와 변호사가 함께 힘을 모아서 과거 사건들 중에 반드시 재취재 되어야 하는 사건을 취재만 하지 않고 명예훼손이나 법적으로 보상을 받는 데까지 나간다.

이명선 : 그렇습니다.

김어준 : 시민단체가 할 일과 언론사가 할 일과 그리고 민변 같은 변호사 그룹이 할 일들을 다 한꺼번에 합쳐서 하는 놀라운... 칭찬 좀 드렸고요.

이명선 : 감사합니다.

김어준 : 새로운 개념입니다. 잘되시기를 바라고. 그러면 여기 후원을 하는 겁니까? 어떤 형태죠?

이명선 : Daum스토리펀딩페이지에 들어가시면 후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김어준 : 오케이, 일단은 후원을 통해서 운영을 하시는군요. 그런 의미에서는 또 시민단체 같기도 하고요. 굉장히 특이한 조합이 나왔어요.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조합인 것 같아요, 이건.

이명선 : 그런가요? 외국에서는 왜 안 되나요?

김어준 : 들어 본 적이 없어요. 각자의 전문영역이 있고 기자들은 그렇게 해서 사후에 변호사하고 합쳐지거나 이럴 수는 있지만 같이 처음부터 움직이는 것은 처음 들어 봤었어요. 굉장히 바람직한 형태인 것 같고요 오늘 모신 이유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저희가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 하는 연재 글을 보다 보니까 떠난 이유 중에 종편의 편파성 때문에 떠났다, 하면서 사례를 든 것 중의 하나가 2012년 대선 당시 정치부에 계셨는데.

이명선 : 네, 정치부에 정확하게는 파견을 갔었습니다.

김어준 : 파견을. 대선 시즌이다 보니. 그때 겪은 일이 굉장히 큰 계기 중의 하나였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말씀해 주세요.

이명선 : 기사는 2012년 12월 말에 왔으니까 대선 한 달 전이었어요. 그때 문재인 후보가 2003년에 부산의 한 상가를 팔면서 기준 시가보다 1억 원 가량 낮은 금액으로 신고를 하는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써서 세금 탈루를 하려고 했다, 그 기사가 나갔습니다.

김어준 : 대선 후보 검증처럼 보이는 제목인데.

이명선 : 네, 그게 제 이름으로 나가게 됐는데. 제 이름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제 이름도 쓰고 얼굴도 나갔지만 제가 쓴 기사가 아니었습니다.

김어준 : 보통은 그렇게 이름이 나가면 이름을 쓴 기자가 취재를 하고 영상을 따고 그런 다음에 그것을 보도국장이나 편집회의를 거쳐서 네가 취재했으니까 너 이름으로 나가서 보도를 해, 그렇게 되는 거잖아요?

이명선 : 그렇죠. 그게 당연한 것이고 기본 원칙인데 예를 들어 제가 기사를 두 개 쓰면 하나는 제가 하고 하나는 다른 기자를 줍니다. 그래서 그것을 목소리를 빌려달라고 표현을 하거든요. 그래서 보통 이런 게 싫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는데 이게 사실 확인을 당장 할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부산에 제가 가서 직접 취재를 하는데 일단 핵심증거라는 계약서가 없어서 취재를 할 수가 없었어요.

김어준 : 본인이 취재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기사가 나와 버린 거예요, 결과적으로는?

이명선 : 그렇죠. 제가 취재를 거부했었는데 위에서는 시키는 대로 해라.

김어준 : 그러면 기사가 먼저 나오고?

이명선 : 아니요. 기사가 한 4시쯤에 올라온 것을 보고 읽고 제작을 해야 되잖아요. 그걸 저한테 맡긴 거죠. 기사는 이미 쓰여 있고 방송기사라는 것은 영상도 붙여야 되고 기자 목소리도 입혀야 되니까 그 과정을 저한테 맡긴 거죠. 그런데 저는 그게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안 하겠다고 했고 그런데 위에서는 그냥 해라.

김어준 : 아, 이게 팩트체크가 안 되어 있는데 내 이름으로 달고 나가는 기사인데 내가 기자로서 팩트체크가 전혀 안 되었는데 이름만 빌려달라고 하는 상황이었던 거군요.

이명선 : 그렇죠. 대리읽기를 한 거죠. 사실상.

김어준 : 이 기사가 누구의 이름으로 작성됐는지도 모르고?

이명선 : 이름은 있죠. 저도 누가 썼는지는 알지만 실질적으로 누가 썼는지는 알지만 왜 그렇게 단정적으로 확신을 갖고 썼는지는 모르죠. 그분도 누군가한테 지시를 받은 건지 아니면 정말확신을 해서 밀어붙인 것인지는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핵심골자는 당시 문재인 후보가 다운계약서를 썼다, 세금탈루의혹이 있다 이런 기사가 나갔는데 그게 본인 이름으로 나가도록 되어 있었는데 민감한 시기이고 하니 정치부에서 이 기사를 본인의 이름으로 그리고 본인과 얼굴과 목소리로 내게 되면 당연히 기본적인 팩트체크를 해야 되는데 하려고 했더니 다운계약서 자체가 없더라.

이명선 : 검인계약서가 있어야 확인을 할 수가 있는데 없다 보니까 확인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주는 대로 받아서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그게 불만이었던 거죠. 물론 의혹은 제기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로서. 그런데 이건 당장 오늘 내보내야 될 사안이 아니었거든요. 충분히 기간을 갖고 취재할 만한 것이었는데 너무 무리해서 진행을 했고 결국 나가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난리가 났죠. 야당, 여당이 서로 브리핑을 했는데. 피해는 당연히 야당이 봤습니다. 일단 이 얘기가 계속 언론을 통해서 뿌려졌기 때문에.

김어준 : 그런데 그 첫 출발에 대한 기사를 본인의 이름으로 내보냈는데 정작 본인은 그 계약서를 만져본 적도 없고.

이명선 : 네, 단 한 번도 없죠.

김어준 : 그럼 이것을 취재한 기자가 확보했다고 줄 수도 있잖아요. 만약 확보했다면.

이명선 : 일단 아침부터 그냥 제가 부산에 갔기 때문에 그것을 줄 겨를도 없었고.

김어준 : 실제 다운계약서가 존재했다는 것은 나중에 확인이 됐나요?

이명선 : 사실관계는 문 후보가 법원 앞에 사무실을 차렸는데 갑자기 검찰이랑 법원이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한 1억 원 가량 싸게 팔게 됩니다. 싸게 판 건 맞는 사실이죠. 그런데 세금탈루를 할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는 거죠.

김어준 : 일부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게 뒤섞여 있는 기사군요.

이명선 : 그런데 문제는 너무나 단정적으로 얘기했다는 것이고 그런 의혹제기를 좀 중립적으로 제기했어야 됐는데 그 당시 앵커도 너무 분명한 톤으로 어떻게 이렇게

김어준 : 다운계약서를 있을 수 있느냐

이명선 : 민정수석실에 있으면서 여러 사람 모가지를 당신이 돌을 던질 자격이 되겠냐, 뭐 이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김어준 : 그런 멘트가 나와요, 아예?

이명선 : 네.

김어준 : 이기사가 나중에 확인해보니 싼 것은 맞는데 이유는 다른 것이었는데 싸게 팔았다는 이유를 다운계약서로 확정한 다음에 관련 멘트들이 다 나왔고 정작 그 기사를 취재한 기자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그냥 읽으라고 했다.

이명선 : 그렇죠. 그런데 이게 관행적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마 짐작건대 동료기자 절반 이상이 경험했을 겁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기사를 대리 읽는 거죠.

김어준 : 대리로 읽는데 본인은 정작 그것을 확인할 시간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인 채로 읽게 되는.

이명선 : 그렇죠. 제일 심한 게 북한기사입니다. 사실 확인이 거의 불가능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참 난감하죠.

김어준 :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기사를 읽기만 하는 거군요.

이명선 : 누군가 어떻게 썼는지는 모르지만 그러다보니까 저도 몇 번 읽었었고, 북한 마약 심각성 이런 것은 제가 취재할 방법이 없잖습니까.

김어준 : 어디서 나올까요, 그런 기사는 도대체.

이명선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김어준 : 종편에 있는 기자들이 북한에 가서 취재한 게 아니잖아요.

이명선 : 그렇죠. 민감한 얘기입니다.

김어준 : 대북 관련 뉴스가 특히 그렇고 정치적으로 꼭 문재인 후보뿐 만 아니라 야당, 당시의, 당시 대선에서는 양자대결이었으니까 거의. 야당후보에 대해서 불리한 기사가 나올 때 이렇게 확실하게 확인되거나 팩트체크가 끝나지 않았는데 읽게 되는 기자가, 그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그리고 후속으로 이어지는 앵커의 코멘트가 그것을 기정사실을 한 채 코멘트를 해버리고 그게 확 퍼져나가고 당연히 여당에서는 관련성명이 나오고 야당에서는 부인하거나 해명해야 되는 상황이 되고.

이명선 : 그렇게 되면서 계속 문제가 되는 거죠.

김어준 : 그런데 정작 그것을 읽었던 본인은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리고.

이명선 : 더 황당한 것은 이게 경고를 받았다는 걸 제가 한 달 전에 알았습니다. 저조차도 제 이름이 나가고 얼굴이 나갔지만 이게 문제가 됐던 기사라는 것을 최근에 이 연재 글 쓰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황당한 거죠. 저는 결국 이름만 빌려준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어준 : 오늘은 저희가 맛보기입니다. 왜냐하면 이명선 기자님을 저희가 글로만 접했지 방송을 잘할 수 있는 분인지 확인이 안 되어서. 오늘 확인해보니까 괜찮네요.

이명선 : 감사합니다.

김어준 : 그래서 셜록과 연계된 코너를 하나 만들지, 이명선 기자님을 단독으로. 왜냐하면 바로 이어지는 코너가 황교익 선생님 나오는 코너인데 별 재미도 없고 이 사람. 그래서 개편할까 생각중인데.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였습니다. 셜록의 이명선 기자님이었습니다.

이명선 : 감사합니다.

김어준 :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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