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싸_이드] 가상 인간, 불쾌한 골짜기에 빠지다!

김하은 기자

hani@tbs.seoul.kr

2022-08-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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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같아 보이지만 사람은 아닙니다.

로지, 루시, 루이 등 다양한 가상 인간이 방송·광고에 등장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습니다.

▶ 급성장하는 가상 인간 시장

이에 따라 가상 인간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전 세계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가 2021년 2조 4,000억 원에서 2025년에는 1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중심으로 가상 인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 금융 회사 광고를 시작으로 가상 인간 ‘로지’는 2021년 한 해에만 10억 원 넘는 수익을 냈습니다.

▶ 우리나라 최초의 가상 인간은?

로지가 등장하기 전, 우리나라 최초의 가상 인간을 기억하시나요?

1998년 데뷔한 국내 1호 사이버 가수 아담.

가상 인간이라기엔 만화 캐릭터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죠.

아담과 비교하면 최근 가상 인간은 좀 더 사람 같은 모습입니다.

아담 이후 꾸준히 발전해 온 기술력 덕분인데요.

바로 3D에 기반한 VFX(Visual Effects), 시각 특수 효과 기술과 AI, 즉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기술입니다.

▶ 발전하는 가상 인간 제작 기술 - VFX 기술

먼저 VFX 기술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사용되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최근 가상 인간을 만드는 데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제욱 대표 / 가상 인간 제작 업체
”사람을 일단 캡처해요. 페이스 캡처나 모션 캡처를 한 다음에 그 데이터를 디지털화해서 디지털 그래픽으로 구현해내고 거기에 랜드마크를 사람이 조절합니다. 페이스 리깅이라고 해요. 사람의 표정 같은 것들을 흉내 내게끔 만드는 방식인 거죠.“

VFX 기술로만 만들어진 대표적인 가상 인간입니다.

얼굴과 몸 전체가 3D 그래픽으로 이루어졌죠.

더 사람 같은 움직임을 위해 몸은 사람 대역을 쓰고, 얼굴에만 VFX 기술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가상 인간 루시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 발전하는 가상 인간 제작 기술 -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기술

두 번째,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기술.

딥러닝 기술 가운데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적대적 생성 신경망 기술을 사용하면 가상의 얼굴을 만들 수 있습니다.

GAN 기술은 인공지능이 다량의 데이터와 원본 데이터를 학습하며 진짜와 구별이 되지 않는 가짜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기술입니다.

인공지능의 계속된 학습으로 세상에 없는 새로운 얼굴의 가상 인간이 만들어집니다.

우성천 수석 / 가상 인간 제작 업체
”가상 얼굴 생성은 기본적으로 얼굴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얼굴 데이터는 현실에 존재하는 많은 분의 얼굴을 영상으로 촬영해서 데이터화합니다. 데이터들을 인공지능에 학습시키고, 초상권 침해가 없는 새로운 얼굴을 만듭니다.“

대표적인 가상 인간이 ‘루이’입니다.

실존하는 사람 본체에 만들어진 얼굴 데이터가 입혀지는 방법으로 제작됐습니다.

우성천 수석 / 가상 인간 제작 업체
”저희가 만든 데이터를 본체에 입히고 인공지능이 본체의 얼굴에 랜드마크를 찍어서 랜드마크에 맞게끔 가상 마스크가 똑같이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면 ‘나’도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는 가상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얼굴 사진 한 장, 체형 사진 한 장, 30초 분량의 음성 데이터만 있으면 됩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입 모양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도 있죠.

진승혁 대표 / AI 휴먼 제작 업체
”얼굴 사진 한 장을 주면 예측합니다. 이 사람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얘기를 하면 입 모양이 어떻게 바뀔까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있고.… 다양한 알고리즘과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시켜서 만들어 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TV 광고뿐 아니라 유튜브, 드라마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가상 인간.

▶ 가상 인간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그렇다면 가상 인간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생각은 어떨까.

인동세 / 마포구
"똑같네요. 보통 사람하고 똑같은 것 같아요."

김나현 / 성동구
"전혀 가상 인간 같지 않았고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정남희 / 마포구
"아니 이거 그냥 실제 사람인 거 같아요. 전혀 모르겠어요."

묘한 불쾌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민경인 / 인천시
"처음에 봤을 때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랑 다른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호감보다는 이질감이 느껴졌어요."

김성훈 / 미국
"사람 눈으로는 구분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좀 걱정도 되고. 저희가 보는 게 진짜인지 아닌지."

강신혁 / 경기 성남시
"신기하기도 하고 일반 사람과 별로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조금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사람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조금은 섬뜩했어요."

▶ 가상 인간, 불쾌한 골짜기에 빠지다?!

1970년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발표한 불쾌한 골짜기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로봇이 사람과 비슷한 모습일수록 호감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호감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렇게 호감도가 떨어지는 구간을 불쾌한 골짜기라고 하죠.

호감도는 인간과의 유사성이 100%에 가까워질수록, 즉 진짜 인간인지 가상 인간인지 구분하는 일이 의미가 없어지면 다시 올라갑니다.

▶ 더 정교한 제작 기술이 필요하다.

결국 가상 인간이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서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사람같이 보이는 기술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선 가상 인간의 얼굴을 만드는 기술이 더 정교해져야 합니다.

우성천 수석 / 가상 인간 제작 업체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은 진행하지만, 아직 저희 기술 자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좌우로는 45도, 상하로는 30도 정도의 각도까지는 자연스럽게 구현되는데 그 이상으로 넘어갈 때는 기술적 한계가 있어서 매끄럽지 않게 얼굴이 표현될 때가 있습니다. 구현하지 못하는 각도는 알고리즘을 좀 더 고도화하고, 최대한 많은 각도를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 같은 섬세한 연출도 필요합니다.

인공지능 기술과 VFX 기술을 접목하면 흐르는 피, 맺히는 땀, 얼굴 솜털까지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가상 인간 '민지오'가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오제욱 대표 / 가상 인간 제작 업체
”눈물을 흘린다든지 얼굴을 손으로 가린다든지 그런 장면들을 단순한 AI 페이스 스와프 기술로는 구현할 수가 없어요. 인공지능이 거기까지 발전이 안 돼 있거든요. VFX 기술로는 민지오는 앞으로 더 다양한 표정들이 충분히 구현이 가능한 거죠.“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외형, 사람과 소통까지 가능한 불쾌한 골짜기를 뛰어넘어버린 가상 인간이 탄생한다면,

언젠가는 내 옆의 직장 동료보다, 친구보다 화면 속 가상 인간을 더 친숙하게 느끼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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