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서 사망사고 낸 음주운전자에 내려진 '자비 없는' 판결

안미연 기자

meeyeon.ahn@gmail.com

2020-09-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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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햄버거 가게 밖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6살 아이.

최근 음주 운전자로 목숨을 잃은 교통사고 피해자들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윤창호법'으로 음주운전 처벌 기준은 높아졌지만, 솜방망이 처벌로 법 취지가 무색하기만 합니다.

미국에서는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하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안미연 기자입니다.

【 기자 】
미국은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음주운전에 대체로 엄격한 처벌을 내리고 있습니다.

워싱턴주는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자에게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최대 무기징역과 우리 돈으로 6천만 원에 달하는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초범에게도 수백만 원의 벌금과 최대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데, 사망사고를 낸 사람에겐 어떨까요?

음주운전으로 일가족 세 명을 숨지게 한 여성에게 지난해 말 내려진 플로리다 법원의 판결, 폭스뉴스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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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당신의 인생은 망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무고한 많은 다른 이들의 삶을 망가뜨렸고 세 사람의 삶을 끝장내버렸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당신은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습니다. 당신은 하나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나는 당신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앵커: "검사는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가해자 측 변호인은 20년으로 감형을 요청했지만 판사는 양측의 주장을 모두 수용해 50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종신형이나 마찬가지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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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들에게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후 자동차의 시동을 걸 수 있는 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한 주에서는 치명적 교통사고를 낸 음주운전자의 비율이 16% 감소했습니다.

영국은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것만으로도 징역 6개월, 1년 이상의 면허정지 또는 법정 상한이 없는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차량이나 술을 제공한 사람과 동승자도 처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위험 운전 방조죄로 최대 3년의 징역 또는 우리 돈으로 약 5백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 발생률이 높은 태국에서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오싹한 처벌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벌금과 징역 외에도 음주운전자들에게 영안실 청소와 시신 닦기, 시신 운구 등의 사회봉사를 하게 합니다.

TBS 안미연입니다.

#음주운전 #음주운전처벌 #윤창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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