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n번방'의 실체…얼굴 드러낸 조주빈 "아직 수십, 수백 개의 방들이 존재해"

백창은

tbs3@naver.com

2020-03-26 10:32

111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코너명 : [인터뷰 제1공장] -전화연결
■ 진행 : 김어준
■ 대담 : 김완 기자 (한겨레)

▶ 김어준 : 어제 소위 N번방이라고 하던가요? N번방의 성 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한 조주빈 씨가 검찰에 송치되면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관련 내용을 꾸준히 취재한 김완 기자 연결해서 이 내용 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전화 연결입니다. 김완 기자, 안녕하세요.

▷ 김완 : 네,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이 사건 취재를 언제 시작한 겁니까?

▷ 김완 : 저희가 작년 10월 달에 제보를 하나 받았었습니다.

▶ 김어준 : 일찍 시작하셨네요.

▷ 김완 : 인천 지역에 있는 한 고등학생이 한 9천 명 정도 모여있는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거기에 아동?청소년 관련 성 착취물을 올린다라는 제보였는데요. 그래서 저희가 그전에는 이 텔레그램 안에 이런 성 착취물을 유통하는 방들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었는데, 그 방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면서 너무 끔찍하고 잔혹한 범죄들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김어준 : 고등학생으로부터 제보가 처음이었던 겁니까?

▷ 김완 : 처음에 제보한 사람의 신원은 알 수 없고요. 그 방을 운영했던, 9천 명 정도 모여서 아동?청소년 관련된 성 착취물을 주로 유통하던 방의 운영자가 고등학생이었습니다.

▶ 김어준 : 운영자가? 그 자체가 충격적인데. 저는 이 N번방이라는 걸 이번에 사실은, 제가 온라인 세계에 밝은 편인데도 이 N번방이라고 불리는 이런 방의 존재를 이번에 처음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게 그러고 보니까 굉장히 낮은 연령대에서 운영되고, 낮은 연령대에서 유통되고, 10대, 20대 중심으로 이런 게 운영되고, 퍼졌고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까?

▷ 김완 : 저희가 그 방에서, 텔레그램은 익명 가입이기 때문에 정확한 나이는 알 수는 없는데요 쓰는 말투라든지 아니면 하는 이야기, 그다음에 문화적인 부분들을 이야기하는 부분들을 보면 10대 후반이나 20대로 주로 보이는,

▶ 김어준 : 10대 후반?

▷ 김완 : 사람들이 모여서 이제 그걸 보고, 유통하고 그러고 있었습니다.

▶ 김어준 : 그렇군요. 이건 완전 기성세대하고는 전혀 다른 새로운 범죄가 10대, 20대에서 만들어지는 건데, 텔레그램이라고 하는 메신저를 이용해서. 이 N번방, N번방 하는데, 왜 N번방이라고 하는 거죠?

▷ 김완 : 이게 N번방이 원래 숫자를 의미하는데요. 텔레그램의 성 착취물을 올린 시초가 됐던 인물이 갓갓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인물입니다. 이 인물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는데요. 이 인물이 1번 방, 2번 방, 3번 방 이렇게 번호로 방의 이름을 매겨서 8번 방까지 운영을 했습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N번방이라면 N번방이라고 불렀던 게 아니라 그냥 숫자를 의미하는 N이군요, 이게?

▷ 김완 : 네, 1번 방, 2번 방 이런 식으로 나와서 8번 방까지 있었습니다.

▶ 김어준 : 8번 방? 그게 알려지기로는 시초에 해당되는 겁니까?

▷ 김완 : 그전에도 물론 텔레그램에서 그런 것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라고 이야기가 되고, 지금 감시자라든지 다른 인물들로 밝혀지고 있는데요. 어쨌든 텔레그램의 대규모 유입이 발생한 건 그 N번방 사건 때문이었고요. 이제 2019년 한 초부터 2019년 한 여름 정도까지 그 방이 유지가 됐었습니다.

▶ 김어준 : 작년 초에, 그러니까 대규모로, 조직적으로 이런 방이 운영되기 시작한 게 이제 N번방의 시초라서 다들 N번방, N번방 하는 거군요? 그게 작년,

▷ 김완 : 그전까지만 해도 텔레그램은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로 알려져서 언론인들이라든지 정치인들이라든지 필요한 사람들만 썼었는데, 2019년 초에 텔레그램이 극우 웹마켓 이런 데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국내에 굉장히 폭발적인 유입이 일어났는데, 지금도 검색하면 나오는데요. 당시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남자들이 주로 많이 가는 커뮤니티 사이트 중심으로 N번방 좌표를 좀 알려달라 이런 글들이 굉장히 폭발적으로 올라오곤 했었습니다.

▶ 김어준 : 그때, 작년 초부터 이게 조직적으로 운영이 됐다면, 그러니까 기성세대들이 굉장히 생소한 영역이다 보니까, 생소한 매커니즘이다 보니까 도대체 어떻게 했다는 건가 이게 잘 이해가 안 가거든요. 어떻게 이런 있을 수 없는 착취물들이 촬영이 되고 그게 유포됐는가 이 매커니즘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완 : 지금 검거된 조주빈 씨 같은 경우에는 N번방 사건의 운영자로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독자적인 박사방을 운영을 했습니다.

▶ 김어준 : 그렇게 N번방의 매커니즘을 본따서 본인이 박사방이라는 걸 따로 만들었어요?

▷ 김완 : 네, 그렇죠. 2019년 7월부터 독자적인 방을 만들어서 활동을 했는데요. 수법은 N번방과 같습니다. 어떻게 하는 거냐 하면, 아르바이트나 이런 걸 원하는 여성에게 접근합니다. 내가 너에게 돈을 지불하겠다, 또는 너를 고용하겠다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해서 이 여성의 개인 신상정보를 받아냅니다.

▶ 김어준 : 먼저?

▷ 김완 : 네. 그러고 나서 신상정보를 통해서, 지금 공무원이나 공익도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라고 확인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신상정보를 통해서 협박을 시작합니다. 네가 이런 일을 하려고 했던 걸 다 알리겠다.

▶ 김어준 : 개인 신상을 확인하려면 공적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되니까 그래서 공무원이나 그런 사람들이 연루됐다?

▷ 김완 : 네. 공익근무요원이 지금 2명 연루된 걸로 수사를,

▶ 김어준 : 그 사람들은 역할은 이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빼내서 주는 게 되겠네요, 그러면?

▷ 김완 : 수사로 더 밝혀지긴 해야 되는데, 받아온 신상정보로 추가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고요, 예를 들면 가족관계라든지. 이런 걸로 해서 협박을 시작하는 거죠.

▶ 김어준 : 그러니까 아르바이트하기 위해서 자기 주민등록증만 줬는데, 협박하는 쪽에서 엄마, 아빠 이름을 거론하기 시작하면 무섭겠죠. 이건 조직범죄네요, 완전히?

▷ 김완 : 이분들이 신상정보를 넘긴 후에 계속 수위를 높여가면서 나체 사진이라든지 동영상이라든지 굉장히 괴기스러운 행위들을 요구를 하는데요. 그 협박이 이뤄지는 과정을 제가 캡처를 본 적이 있는데, 불과 몇 시간 걸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완전히 자기의 신상이 털리고, 가장 취약한 상태에서 협박을 받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점점 수위가 높은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완전히 종속시키고 지배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이런 양상입니다.

▶ 김어준 : 가장 악질적인 유형의 범죄인데, 이게 그렇게 해서 그 영상을 찍은 다음에 그걸 파는 겁니까? 어떻게 유통시키는 거예요, 수익을 어떻게 만드는 거죠, 이들이?

▷ 김완 : 박사는 굉장히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췄었는데요. 일단 맛보기방, 자유방 이런 방들이 있었습니다. 이 방은 5초라든지 짧게 편집된 영상을 보여주는 겁니다.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거죠, 거기로, 그 후에 이 영상의 풀버전을 보고 싶다면 고액을 내야 되는 유료방에 입장해야 된다 이렇게 하고, 유료방을 한 3단계, 4단계 정도로 나눠서 운영을 했는데요. 낮은 단계는 한 20만 원 정도, 입장료가. 그리고 더 높은 단계는 한 50만 원 정도, 저희가 취재할 때의 기준입니다. 그리고 가장 높은 단계는 75만 원이었는데요. 그리고 가장 높은 단계의 방은 텔레그램이 아니라 위키라고 하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메신저 프로그램에서 운영을 한다. 또 다른 플랫폼이죠. 그 금액들이 점점점 올라서 마지막에는 한 최고 고액방이 한 200만 원 갈 정도로,

▶ 김어준 : 입장하는 데만?

▷ 김완 : 네, 그렇죠.

▶ 김어준 : 그리고 그 단계들을 밟아서 200만 원까지 내고 입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까 계속 이런 행위를 했을 테고, 그 수익이 늘어나면 늘어갈수록 피해자는 늘어나고, 뭐랄까요, 지금 추정되는 예상 수익은 얼마나 된다고 알고 계십니까?

▷ 김완 : 이게 주로 거래를 암호화폐로 했기 때문에 사실 외부에서 추정하기는 좀 어려운데요. 저희가 박사가 자기 계좌라고 공지했던 암호화폐 지갑들이 있습니다. 이 지갑 중에 추적할 수 있는 지갑 두 개를 추적해봤는데, 한 지갑에서는 최대 32억까지 자금이 있었던 적이 있었고요.

▶ 김어준 : 한 지갑에서만? 추적되는 것만 해서?

▷ 김완 : 네, 또 다른 지갑에서는 5천만 원 이상 정도의 돈이 오고 갔던 것으로 확인을 했었습니다.

▶ 김어준 : 하나에 32억이요? 여기까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지금도 취재를 한참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제 조주빈 씨가 송치 과정에서 한 행동을 보면 유명인들 이름을 거론하는 게 자신의 영향력 혹은 상대에 대한 위협 이렇게 이해되거든요. 그런데 기자가 이걸 취재하고, 그걸 상대 쪽에서 인지하면 협박도 받았을 것 같은데요?

▷ 김완 : 네. 제가 첫 보도를 한 이후에 ‘한겨레가 텔레그램을 침공했다’ 이런 방식의 사고방식을 보였어요. 그러면서 기자의 신상을 우리가 털자 이렇게 모의들을 하고, 박사 주도로, 박사가 제, 기자 개인의 신상을 털어오면 ‘고액방에 그냥 무료로 입장시켜주겠다.’ 그리고 이른바 노예녀라고 불리는 여성에 대한 ‘조준권을 주겠다’ 이런 식으로 해서 저희가 취재를 막 하고 있을 때 제 신상이 이미 텔레그램 그런 방들에서 다 털려있는 상태였고요. 가족사진도 다 노출이 되고.

▶ 김어준 : 가족사진이요?

▷ 김완 : 네. 지속적인 조롱과 협박, ‘길 다닐 때 뒤 돌아보게 만들겠다’ 이런 글들을 계속 올리면서 협박을 했었고요. 또 취재를 했던 언론사들에는 ‘앞으로 나온 모든 피해자가 그 언론 때문에 비롯된 거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사진을 합성해서 올린다든지 이런 행태를 좀 보였었습니다.

▶ 김어준 : 본인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가족사진을 개제하기 시작하면 그게 굉장히 기자 개인도 주저하게 만드는 일인데, 김완 기자는 어떻게 계속 취재를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 김완 : 일단 경찰과, 저희는 처음부터 보도 목적이 이들을 잡아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기사가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은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어서. 그래서 취재자료를 경찰과 공유해왔고요. 또 경찰을 통해서 신변보호 받으면서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고요. 후속 취재된 것은 스튜디오에 직접 모시고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완 : 네, 감사합니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제공 tbs3@naver.com copyrightⓒ tb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111 카카오톡 페이스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