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문자 집단해고' 경비원들 다시 일터로…"입주민 덕"

유민호 기자

mino@tbs.seoul.kr

2021-06-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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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로 일자리를 잃거나 고통받는 아파트 경비노동자 이야기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지난 4월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 경비원 16명이 눈웃음 이모티콘이 담긴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사태 이후 한 달 반 만에 경비원이 복직했는데요. 입주민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유민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년 넘게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홍노유 씨.

사흘 전 다른 아파트로 일터를 옮겼습니다.

지난 4월 말 바뀐 관리업체로부터 해고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한 달 여 만입니다.

【 인터뷰 】 홍노유 / 해직 경비원
"13개월 동안 하루라도 마음 편히 근무할 수 있는 날이 없었어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거기로 가고 싶지도 않아요."

해고 경비원 16명 중 복직 의사를 밝힌 6명이 새 직장을 찾았습니다.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었던 건 이들을 노동자가 아닌 이웃, 가족으로 생각했던 입주민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한용선 / 'ㅈ' 아파트 입주자
"우리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가족 같은 분들을 우리도 모르게 집단해고해 주민들이 울분을 토했어요."

서명 운동부터 진정서까지 누구 하나 시킨 사람 없지만,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 인터뷰 】 강여울 / 'ㅈ' 아파트 입주자
"업체에다 항의 전화하고 금요일마다 저녁에 해고 경비원과 주민들 한마당하면서 서로 마음도 모으고…."



구청도 중재에 힘을 보탰습니다.

면담을 통해 이견을 조율했고 일방적인 해고에 대한 사과, 지역 내 아파트 복직 등 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 인터뷰 】 오승록 / 노원구청장
"서로 양보하고 이해해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서 보람되게 생각하고요. 다시는 노원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주민과 구청의 노력으로 타협점을 찾았지만, 늘 고질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경비원들.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도 인건비 등을 이유로 경비원 수십 명을 집단해고하려 했지만, 지난달 입주민 투표에서 부결됐습니다.

3개월 초단기 계약, 관리업체가 바뀔 때마다 벌어지는 승계 문제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입니다.

【 인터뷰 】 남우근 정책연구위원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단기 계약을 근절하고 최소 1년 계약으로 가도록 하는 것 용역회사가 바뀌더라도 업무가 사라지는 게 아니고 상시 지속적인 업무가 남아 있거든요. 고용을 승계하도록 하는…."

다시 일터에 선 경비원들,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나가겠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홍노유 / 해직 경비원
"또 눈물 나오려고 그러네. 여기선 더 열심히 해서 제 임기를 마치려고 합니다."

TBS 유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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