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타우린'에 숨어 있는 놀라운 안티에이징 효과 [인싸_리서치]

이은성 기자

lstar00@tbs.seoul.kr

2023-12-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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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과 피로를 몰아내는 마법의 음료.

탁월한 피로 회복과 각성 효과로 시험 때마다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에너지 음료에서 생각지도 못한 효능이 발견됐습니다.

뉴욕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에너지 음료 속 타우린(taurine) 성분이 인간의 노화를 늦춰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공개했는데요.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신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에너지 음료의 주성분입니다.

연구팀은 먼저 60세 노령 인구의 타우린 수치가 5세 유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중년 쥐 수백 마리에게 매일 일정량의 타우린을 섭취하도록 한 뒤 각각의 수명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타우린을 섭취한 암컷 쥐는 대조군에 비해 12%, 수컷 쥐는 10%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는데, 사람으로 치면 7, 8년 정도의 수명이 연장된 겁니다.

또 지방량은 대조군의 절반 수준인 데 반해 골 질량은 60% 더 높았습니다.

이 밖에도 타우린 섭취군은 근력과 지구력, 협동력 시험에서도 더 나은 성과를 보였고, 당뇨병과 직결되는 인슐린 감수성도 개선됐습니다.

벌레를 대상으로 진행한 같은 유형의 실험에서도 '타우린 치료'를 받은 벌레의 수명이 10%에서 최대 23% 늘어났습니다.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가까운 원숭이도 6개월간 타우린을 복용했더니 체중이 줄고 골밀도가 높아졌으며 면역력이 향상됐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비자이 야다브 박사는 “타우린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데, 이를 되돌림으로써 동물들은 더 오래 살게 됐고 더 건강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직 타우린의 노화 방지 효과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연구팀은 두 가지 실험을 통해 타우린의 잠재력을 확인했는데요.

연구팀이 60대 이상 유럽인 만 2,000명의 혈액을 분석했더니 전반적으로 타우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더 건강했고 비만과 고혈압, 염증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운동 직후에는 타우린 수치가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몸이 필요한 타우린 양의 절반은 간에서 생성되지만, 나머지 절반은 음식이나 보조제 등으로 채워야 하는데요.

시중에 판매하는 에너지 음료 한 병이면 손쉽게 성인 일일 권장량 1,000㎎을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타우린뿐만 아니라 고카페인도 포함돼 있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타우린은 오징어, 문어, 낙지, 새우, 조개, 굴 같은 해산물에 풍부한데요.

100g 기준으로 소라에는 1,536㎎, 굴에는 1,163㎎, 참치에는 954㎎의 타우린이 들어 있습니다.

2018년 미국 오클랜드어린이병원연구소 브루스 에임스 교수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산물을 많이 섭취하는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의 장수 비결이 타우린에 있다며 타우린을 ‘장수 비타민’ 중 하나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타우린이 정말 생명의 영약이 될 수 있을지, 일단 오늘 저녁은 해산물 요리, 어떨까요?

[인싸_리서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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