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산유국 눈치 본 COP28, 한국은 '오늘의 화석상' 수상 [인싸_리서치]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3-12-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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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지난 13일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COP28은 198개 당사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제기구, 시민단체, 기업 등에서 역대 최대인 9만여 명이 참석하는 등 큰 관심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밤샘 협상을 통해 채택된 '아랍에미리트 컨센서스'

합의 내용 가운데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관련 내용이 가장 눈에 띕니다.

당사국이 석탄뿐만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까지 포괄하는 화석연료 전환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전환'이라는 표현은 지난 2021년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에서 논의됐던 석탄의 '단계적 퇴출', 합의됐던 '단계적 감축'보다도 약한 표현입니다.

화석연료에 있어서는 양보를 모르는 산유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수몰 위기에 놓인 작은 섬나라들이 당면한 기후 위기 문제를 외면한 결과입니다.

대표적인 산유국이면서 COP28 의장국이었던 아랍에미리트, 이와 관련된 '리스크'도 COP28의 의미를 흐렸습니다.

아흐마드 자비르 의장이 총회 전 한 행사에서 했던 '(지구 온도 1.5도 상승 제한을 위해) 화석연료를 퇴출해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이 발언은 총회 기간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어서 자비르 의장은 총회 폐막 이틀 만에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의 최고경영자로서 화석연료 생산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7년간 1,500억 달러, 한화로 195조를 석유와 가스 생산에 투자한다는 방침입니다.

각종 이해관계로 얼룩진 COP28에서 한국은 불명예스러운 상을 수상했습니다.

일명 '기후 악당'에게 수여되는 '오늘의 화석상' 부문에서 한국은 캐나다 앨버타주와 노르웨이에 이어 3등에 올랐습니다.

한국 SK E&S가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 참여하며 원주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점과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한국관’에서 ‘블루수소’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점 등이 선정 이유로 꼽혔습니다.

COP28 결과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은 국제사회의 기준에 아직 한참 부족하고, 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한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2035년 국가 감축 목표를, 내년(2024년) 말까지는 격년 투명성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해야 합니다.

범세계적인 목표와 맥을 같이 하면서 내년에 확정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오는 2025년까지 마련될 탄소 배출 기준과 허용량 등에 관한 계획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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