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 세계] 이 시대의 아픈 이별…코로나 '견우 직녀'도

정혜련 기자

hchung02@tbs.seoul.kr

2021-01-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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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2백만 명이 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가 하면, 살아 있어도 생이별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인데요.

코로나 시대의 아픈 이별의 모습을 [ON 세계] 정혜련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장례식장 부족으로 코로나로 돌아가신 부모님과 병원 주차장에서 이별을 해야 하는 참담한 사연을 보도하던 기자가 생방송 도중 울음을 터뜨립니다.

【 현장음 】CNN 보도
사라 시드너 / 기자
"이 병원이 제가 방문한 열 번째 병원…(흑흑) 여기가 열 번째…(흑) 죄송합니다."

앨리슨 카메로타 / 앵커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당신의 슬픔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집단적인 슬픔이고 트라우마입니다."

미국 코로나 사망자 수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새해 들어 2주 동안 발생한 사망자만 3만8천 명 이상입니다.

영국에서는 연일 쏟아지는 사망자로 장례를 치르기 어려워지자 곳곳에 임시 시신 안치소가 세워지고 있는데요.

공항 내 항공기 격납고와 대형 산업 창고를 활용하고, 항구에 정박한 대형 선박 내부에 시신을 안치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봄 확진자 급증에도 최저 수준의 치명률을 보이며 방역에 선방했던 독일도 예외는 아닌데요.

강화된 봉쇄 조치에도 잡히지 않는 코로나 확산세에 인구 백만 명당 사망자 수는 15명을 넘어 미국의 13명을 추월했습니다.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하지도, 얼굴을 쓰다듬지도, 손 한번 잡아볼 수 없는 상황은 유족들에게 큰 슬픔으로 남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아픈 이별, 또 있습니다.

【 인서트 】
코타 / 국제 한일 커플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게 부산 여행인데 그때가 너무 그리워. 우리는 맨날 싸우는데,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추억이 많이 있으니까…."

서툰 한국말로 편지를 읽어 가다 눈물을 터뜨린 영상 속 주인공 일본인 코타.

코로나로 인해 1년 동안 한국인 여자친구를 만날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대유행 속에 각국이 입국자를 제한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면서 이렇게 지구촌 곳곳에서 현대판 '견우와 직녀'가 생기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부부가 아닌 국제 커플들은 관광 비자 같은 단기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 국가가 비자 발급을 사실상 중단해 생이별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미혼 국제 커플들이 각국 정부에 특별비자 발급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데요.

각 나라에 특별비자 발급을 촉구하는 '러브이즈낫투어리즘' (LoveIsNotTourism) 홈페이지에는 사랑은 관광이 아니라며 방역수칙을 잘 따를테니 연인과의 만남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LoveIsNotTourism 해시태그 운동이 이뤄지고 있고, 국제 청원사이트 '체인지'에서도 국가별 청원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움직임에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연인임을 증명할 경우 미혼 외국인 연인 입국을 허용하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외교부 홈페이지에도 '특별 비자' 마련을 요구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위드 코로나 시대'

'국경 없는 사랑'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인서트 】
코타 / 국제 한일 커플
"우리가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만날 때까지 잘 지내요! 우리는 진짜 잘하고 있어요.“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러 국가에 계속 도입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포함해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이미 중국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 '코로나백'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브라질과 칠레도 이 백신을 확보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터키에서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중국 백신을 접종하는 등 대국민 홍보를 펼치고 있습니다.

【 인서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 터키 대통령
"안타깝게도 (백신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우리나라가 좋은 판단력을 갖고 있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중국 백신은 각국의 임상시험에서 예방 효과가 들쑥날쑥해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하고 운송과 보관이 쉬워 중남미나 아프리카, 아시아 개발도상국이 선호한다는 분석입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효과가 높은 백신은 이미 선진국들이 선점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결국 다른 선택지가 없는 개발도상국에 중국산 백신이 차선책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정혜련이었습니다.

#코로나장례 #코로나_생이별 #LoveIsNotTourism #현대판_견우와직녀 #중국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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